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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구조조정]제주항공의 신사업, '호텔'도 코로나 직격탄영업 개시 2주년, 표정은 '암울'…'호캉스' 내국인 유치 총력

유수진 기자공개 2020-09-25 13:30:0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3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항공 뿐 아니라 호텔사업에도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본적으로 여행·관광산업 자체가 침체된 탓이다. 여기에 항공과 호텔이라는 연관사업간 시너지를 고려해 타겟고객을 외국인 여행객으로 다소 좁게 설정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항공은 주력인 항공에 이어 신사업인 호텔까지 주춤하면서 당분간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가격리 폐지 등으로 국가간 이동이 자유로워지기 전까지 사실상 정상영업이 어려울 거란 관측이 나온다. 회사 측은 내국인 상대 영업활동에 집중해 위기 극복에 나서기로 방침을 세웠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홀리데이인 익스프레스 서울홍대 호텔(홍대 호텔)이 이달 초 영업 개시 2주년을 맞았다. 2018년 9월 처음 문을 연 294실 규모의 이 호텔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해있다. 제주항공은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마련을 위한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호텔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대표적인 신사업으로 밀어왔다.

홍대 호텔은 오픈 초기 주말 기준 최대 95%의 예약률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아 갔다. 작년 3월 기자간담회에서 이석주 대표이사(현 AK홀딩스 대표이사)가 "연말 쯤 자랑할 만한 성적표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였다. 그는 "착실히 노력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올해는 사업안정화에 더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자신감은 실적으로 고스란히 증명됐다. 오픈 1주년이 되기도 전에 영업이익을 내는 등 예상보다 사업 안정화 속도가 더 빨랐다. 호텔사업은 매 분기 2000억원 중반대의 매출을 올리더니 작년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흑자기조를 이어가며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했다.

하지만 2주년을 맞이한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전세계 하늘길이 마비되며 여행·관광 수요가 뚝 떨어진 영향이다. 항공 여객 급락은 곧장 투숙객 감소로 이어졌다. 호텔 실적에서 이상징후가 감지된 건 올 초 부터다. 올 1분기 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더니 2분기엔 11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두배 가까이 커졌다.

호텔이 부진에 빠진 건 타겟고객을 항공과 동일하게 잡은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항공은 사업 구상 단계부터 외국인 자유여행객을 공략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이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주요 인바운드(Inbound) 고객층이라는 이유다. 호텔이 홍대에 위치해 있다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공항철도를 타면 환승 없이 한 번에 올 수 있는 곳이다. 호텔 역시 항공과 마찬가지로 저비용(Low Cost)을 컨셉트로 삼았다.

이는 두 사업이 시너지를 내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거라는 경영진의 판단 때문이었다. 아웃바운드(Outbound) 수요가 사실상 고점을 찍은 만큼 호텔과의 연계를 통해 인바운드 승객 유치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에어텔 상품 개발 등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매출 확대도 염두에 뒀다.

실제로 이 같은 전략이 통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사업개시 후 1년간 호텔 투숙객 중 약 90%가 개인적으로 호텔을 예약한 자유여행객으로 집계됐다. 그 중 외국인 비중이 80%에 달했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적이 50% 가량을 차지했다. 사드 배치로 한동안 발길을 끊었던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리며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의 발길이 사실상 뚝 끊기며 빈 객실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항공 여객 증가시 연쇄적으로 호텔이 잘 되는 구조가 역으로 작용하며 호텔 영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다. 흑자 요인으로 꼽혔던 '타깃 설정'이 오히려 적자의 원인이 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팬데믹 장기화 상황에서는 이 같은 컨셉트가 호텔의 실적 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항공사들이 국내선 중심으로 공급 확대에 나서는 등 국내여행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홍대 호텔은 인바운드 외국인을 대상으로 지어진 탓에 위치나 분위기 등이 내국인에게는 덜 매력적이라는 평이 많다.

제주항공은 사실상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불가능한 만큼 호캉스 등을 즐기려는 내국인 수요 확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외국인 투숙객의 비중이 높았던 특성상 코로나19의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 "단기적인 해결책으로 일단 내국인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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