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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급 보습소재 원천기술…화장품 ODM 성장까지" [thebell interview]엔에프씨 유우영 대표

양정우 기자공개 2020-09-25 14:35:4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4일 0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어진 문제를 끝내 풀어내는 사람이 있다. '세라마이드'는 화장품 보습제로 안성맞춤인 성분이었지만 물에 녹지 않는다는 게 결점이었다. 국내외 화장품 기업과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가 개발에 나섰지만 번번이 난관에 부딪혔다. 업계에서 꽤 알려진 이 난제를 풀어낸 게 바로 유우영 엔에프씨 대표다.

결국 수용성 세라마이드는 창업의 기반으로 거듭났다. 아직까지 엔에프씨의 실적 성장을 견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대기업은 물론 글로벌 업체의 핵심 라인업에 쓰이고 있다. 화장품의 보습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고급 브랜드일수록 최상급 소재를 찾기 마련이다.

화학 전공인 유 대표(사진)는 연구원 시절부터 유별난 연구자 기질로 해법을 찾아냈다. 문제 해결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건 경영 12년차인 지금도 여전하다. 소재에서 화장품 완제품(ODM)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것도 역시 기존 공정의 난제를 해소한 신기술 덕분이다. 시각을 달리하면 경쟁사가 부딪친 문제 자체가 새로운 사업 기회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코로나19 속 성장 저력, 소재 사업 굳건…수용성 세라마이드, 효자 노릇 톡톡

코로나19 여파에도 엔에프씨의 성장세는 굳건하다. 무엇보다 실적의 주축이 화장품 소재 영역(지난해 매출 비중 80% 안팎)이기 때문이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화장품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었다. 하지만 보습과 자외선차단 등 기초 화장품은 변함없이 팔릴 수밖에 없다. 화장품 대기업 가운데 소재 사업까지 갖춘 업체가 실적 선방을 거둔 이유다.

올해 상반기 엔에프씨의 수익 규모는 지난해 동기보다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록 성장률(당기순이익 164%)이 지난해 수준은 아니지만 팬데믹 여파에도 뒷걸음치지 않은 게 고무적이다.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29억원, 66억원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수용성 세라마이드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국내외 화장품 기업에서 최상급 보습 성분으로 인정받으면서 탄탄한 실적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유 대표가 개발에 성공한 지 10여 년이 흘렀으나 아직도 세라마이드 상업화를 이룬 대체 기술이 나오지 않았다. 경쟁자가 없는 최상위 원료인 만큼 웬만한 업황 침체에도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수용성 세라마이드(사진)를 만든 '고기능성 난용성 물질 안정화(MLV)' 기술의 경우 플랫폼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기술력에 무게 중심을 둔 기업인 만큼 원천기술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 MLV뿐 아니라 △입사를 미세화해 피수 흡수 증가를 돕는 '나노리포좀' △무기자외선차단제 핵심 소재인 '무기합성 기술' 등이 대표 기술이다.

자외선차단제의 필수 성분인 이산화티탄(TiO2)도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그간 일본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소재다. 하지만 토종 기술로 국산화를 이루면서 한국산 소재가 일본 수입 물량을 대체해 나갈 가능성을 열었다. 정부가 드라이브를 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정책의 취지에 부합하는 기업이다.


◇신공장 준공 마무리, 화장품 ODM 신사업…고온 제형 신기술, 생산능력 1000억

송도 본사에서 300미터 가량 떨어진 약 2000평 부지엔 사세 도약을 이끌 신공장이 들어섰다. 앞으로 신사업인 ODM용 화장품 완제품을 쏟아내면 연간 매출로 최대 1000억원을 추가할 수 있는 기반이다. 완제품은 소재와 비교해 각종 부자재가 많은 터라 널찍한 공간이 필요했다.

유우영 대표는 "이르면 연말부터 가동되는 신공장에선 화장품 완제품을 하루 10만개 정도 포장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변수이지만 내년 연간 300억원 정도의 매출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성장 속도라면 5년 내로 최대 생산능력인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대표는 과거 한국콜마에 몸을 담았던 만큼 국내 화장품 ODM 산업의 흐름을 꿰뚫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 선두를 다투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자리를 잡은 시장이다. 이들 공룡 기업에 승부를 걸기보다 니치 마켓(틈새 시장)을 찾는 데 주력해 왔다. 화장품 중심 라인은 아니지만 수요가 견고한 '밤'과 '펜슬', '립스틱' 등이 핵심 타깃이었다.

시장 경쟁력은 역시 연구개발(R&D)에 집중한 끝에 거머쥐었다. 독창적 기법을 토대로 고온 제형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펜슬의 경우 기존 방식에선 생산 인력이 제품 틀에 일일이 심을 꽂아야 했다. 반면 엔에프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공정 기법은 심 성분을 기계적으로 고온 충전하는 방식이다. 내부에선 생산성이 7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한다.

유 대표는 "혁신적 고온 제형 기술로 화장품 ODM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며 "클렌징밤은 이미 해외 대기업을 상대로 안정적으로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ODM 비즈니스는 복합적 기술력이 필요한 대신 히트 상품을 토대로 사세를 단번에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재 역량 토대 보습 완제품 목표…IPO 착수, 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청구

중장기적으로 소재 역량을 접목한 화장품 완제품을 내놓는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핵심 소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토대로 최상급 보습력을 갖춘 원재료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추가한 솔루션을 개발할 방침이다.

유우영 대표는 "기초 화장품인 보습제 시장은 성장 여력이 높다"며 "아토피 유아와 고령 고객의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효과와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인 보습제를 내놓는 게 향후 엔에프씨의 승부처"라고 강조했다.

엔에프씨는 올해 상반기 실적으로 지정감사를 받아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현재 심사와 공모 절차에서 돌발 이슈가 없다면 연내 코스닥에 입성할 수 있는 수순이다. 상장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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