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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을 움직이는 사람들]‘45년 재무통’ 박상균 부사장, 지주 기틀 만든 주역④오너가 두터운 신뢰 속 현금곳간 관리…2년 연속 공정거래 우수기업 선정에도 일조

김선호 기자공개 2020-10-07 13:05:54

[편집자주]

농심은 1965년 롯데공업으로 시작해 반세기 만에 국내 라면 시장의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신춘호 창업주가 강조한 식품 연구개발의 성과는 2세 경영체제로 진입하며 해외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 역사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더벨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농심의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8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그룹의 핵심 계열사 ㈜농심에는 올해로 45년 동안 재무에 몸 담아온 박상균 경영지원부문장 부사장(사진)이 근무하고 있다. 신춘호 회장을 제외할 시 농심그룹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장기근속자다.

1955년 생인 박 부사장은 숭실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75년 ㈜농심에 입사했다. 첫 직장부터 ㈜농심에서 시작해 줄곧 재무와 회계를 맡아온 정통 농심맨이다. 농심그룹에서도 박 부사장만큼 재무에 잔뼈가 굵은 인물은 없다. 오너 2세로 승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도 그룹이 박 부사장에게 갖는 믿음이 굳걷했던 이유다.


◇지주사 설립과 함께 승승장구한 회계팀

㈜농심의 조직은 크게 총 7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그중 부사장급이 이끄는 부문은 R&D(연구개발)와 경영지원이다. 식품 사업이 중심인 만큼 연구개발에 힘을 쏟는 가운데 그만큼 재무적 역량에도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박 부사장이 승진하면서 경영지원부문도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박 부사장의 성과는 무엇보다 2003년 성공적으로 이뤄진 지주사 체제 전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농심그룹은 ㈜농심의 기업분할을 통해 농심홀딩스를 설립하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농심홀딩스는 ㈜농심을 비롯해 농심개발, 태경농산, 농심엔지니어링, 율촌화학 등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박 부사장이 ㈜농심의 회계팀을 맡고 있을 때다.

㈜농심에 따르면 재무팀보다는 회계팀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회계팀은 경영관리를 총괄하고 있을 뿐더러 그동안 CFO도 줄곧 이곳에서 배출돼왔다. 지주사 체제 전환과 관련한 주된 업무도 회계팀이 맡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 체제 전환과 함께 신춘호 회장은 오너 2세에게 경영권을 넘겨줬다. 신 회장은 농심홀딩스의 주식을 증여하면서 지분율이 0%가 됐다. 이 가운데 유상증자 등으로 지분을 확대한 장남 신 부회장이 농심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됐다. 장자 중심의 승계 구도가 본격화된 시기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안정적으로 성공하고 2006년 박 부사장은 임원 배지를 달게 됐다. 그 뒤 2012년에는 재무와 회계팀을 전략기획팀에서 분리하고 경영지원실로 승격시켰다. 이를 통해 재무분야는 이전보다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당시 경영지원실 수장을 맡은 박 부사장은 이때부터 명실상부한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다.

◇협력업체와의 상생협의…영업이익률 ‘7.75%’

박 부사장은 2017년 경영지원부문장으로 선임되면서 재무에 이어 구매 업무까지 총괄하게 됐다. 구매는 라면과 스낵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원재료에서부터 소모품, 자재 등을 수급하는 역할을 한다. 박 부사장으로서는 수익성 강화를 위한 매출원가 관리까지 책임지게 된 셈이다.

박 부사장은 경영지원부문장에 오르자마자 먼저 구매협력업체와의 ‘상생협의회’를 신설했다.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제품인 라면과 스낵의 제품 생산이 원활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원재료 공급이 제때에 진행돼야하기 때문이다.

㈜농심에 따르면 박 부사장은 상생협의회에 직접 참석해 협력체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이를 실무에 반영하고 있다. 구매협력업체에 지급하는 대금결제가 월 단위 3회로 쪼개 진행된 것도 이때부터다. 자금을 보다 빠르게 수급할 수 있게 된 원재료 공급업체로서는 ㈜농심에게 보다 높은 신뢰를 갖게 됐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농심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이다. ㈜농심은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라면시장의 55.3%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덕분에 지속적인 흑자경영을 통해 현금곳간을 넉넉히 채울 수 있었다. 보수적 재무기조를 유지하면서 성장을 해낼 수 있었던 이유다.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38.3%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농심은 ‘짜파구리’ 열풍과 더불어 코로나19 수혜를 받고 있다. 실제 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7.2% 증가한 1조35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5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3% 증가했다. 매출 증가 속에 매출원가 부담을 축소, 판관비 지출을 철저히 관리한 덕분에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덕분에 영업이익률은 7.75%로 지난해 대비 4.39%포인트 상승했다.

㈜농심 관계자는 “박 부사장은 재무와 회계분야의 주역으로서 지주사 체제 정립 등 그룹으로의 면모를 갖추는 데 기여했다”며 “2년 연속 공정거래 우수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구매협력업체와의 상생전략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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