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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리컨츠, 실적악화·차입부담 '이중고' 전방사업 위축 탓 윤활유 수요 감소, 차입금 다시 1조 돌파

이아경 기자공개 2020-10-05 14:33:02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8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루브리컨츠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선 소수지분 매각으로 최대한 많은 금액을 받아야 하지만 윤활유 사업의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낳는다. 각종 재무지표가 첫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려 했던 2013년만큼 저하됐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공모채 발행을 위해 공시한 투자설명서에는 핵심투자위험 중 하나로 '기유 시장의 성장성 둔화에 관한 위험'이 명시됐다. 화학산업 전문조사기관인 ICIS에 따르면 윤활유 수요정체로 2024년까지 기유 전체 시장의 성장률은 연 평균 약 1.0%대 수준의 저성장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나타났다.

SK루브리컨츠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기유 사업의 매출 비중이 88%에 이르는 기유 중심의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세계 윤활기유 시장 3위권 수준이며, 기유 중에서도 황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탄화수소포화도와 점도지수가 낮은 그룹3 기유에서는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당초 SK루브리컨츠는 환경규제의 강화, 고부가 제품 등의 수요 증가를 기대하며 그룹3의 성장세를 예상했으나, 현재로서는 수요 대비 공급초과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투자설명서에도 "향후 윤활기유 시장 성장세 둔화 및 글로벌 기유 공급사들의 초과공급 등이 지속될 경우의 당사의 영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수급불균형의 가장 큰 이유는 기유에 첨가제 등을 넣어 생산하는 윤활유 수요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활유는 자동차산업과 선박, 전기·전자산업, 의료산업, 우주·항공기산업, 제철산업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감소 추세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영향을 받고 있다.


업황 둔화는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3725억원으로 2018년과 비슷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293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35% 줄어든 2157억원에 그쳤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올 상반기는 실적 하락세가 더욱 가팔랐다. 매출액은 1조2860억원으로 전년보다 29.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7.1% 줄어든 663억원에 그쳤다.

주요 재무지표도 악화된 상태다. 사채 중심의 차입을 강화하면서 상반기 말 총 차입금은 1조2574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부채 총계의 약 83%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SK루브리컨츠의 총차입금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이 중 현금성 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2017년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유지하던 때를 뒤로하고 8371억원까지 커졌다.

이 같은 수치는 SK루브리컨츠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려던 2013~2015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차입금은 1조원 이상, 순차입금은 8000~9000억원대를 나타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각각 100% 이상, 40% 안팎을 기록했다. 6월 말 현재 부채비율은 132.8%, 차입금의존는 47.1%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내부에서 윤활유 사업은 정유사업보다 영업이익률이 훨씬 높아 효자로 꼽히지만, 성장성 여부는 수요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상반기에 비해선 반등하겠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전반적인 운송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SK루브리컨츠는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전기차향 윤활기유를 생산하며 새로운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SK루브리컨츠는 OEM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전기차용 윤활유인 EVF(Electric Vehicle Fluid)를 개발하고 있으며, 세계 전기차 업계를 선도하는 OEM사에는 SK루브리컨츠 제품을 이미 납품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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