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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환 농협은행장 "빅테크는 파트너, 디지털 혁신 중점" 스포츠마케팅 등 신영역 도전 주문, 네이버·카카오 등과 협력 구상

손현지 기자공개 2020-09-30 07:00:00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9일 15: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전에는 (보수적인 이미지의) 농협이기에 시도하지 않았던 사업 영역에 도전해나갈 생각이다. 최근 스포츠 마케팅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하고 있다."

빅테크의 출현으로 더 이상 시중은행들간 경쟁은 의미가 없어졌다. 누가 더 디지털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을 참신하게 시도하느냐가 관건이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사진)이 29일 더벨과 통화에서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당장 조직의 정체성을 바꾸기 보다는 디지털 등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을 도모하겠다는 생각이다.

◇농협은행, 범농협 디지털 전환 '핵심 축'

농협이란 조직은 '보수적' 색채가 강하다. 상대적으로 약한 농업인들을 지원한다는 특수한 목적을 지니고 있는 만큼 공공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일정 시간 농업 이념 교육을 수료해야 하는 것도 농협만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농협은행은 최근 변화의 격변기에 놓여있다. 호칭, 조직 운영 등의 본래 농협만의 문화는 농협중앙회, 조합과의 소통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고수키로 했다. 그러나 조직 운영 과정에서 소폭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애자일(Agile)·셀(Cell) 체계를 도입한 점이 대표적이다. 기존 부서간 경계를 깨고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파격적인 행보였다.

그 외에도 디지털 문화 이식을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DT온라인 교육'도 눈길을 끈다. 직원 디지털 역량 수준별로 체계적 관리를 하고 있으며 사이버교육, 집합교육, 마이크로러닝 등 다양한 교육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로써 농협 조직 내 농협은행의 위상도 일부 변화하고 있다. 농협금융그룹은 물론 농협중앙회 등 범농협 차원의 디지털 전환의 중심축 역할을 맡게 됐다는 점이다.

손 행장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도 은행 계열사 쪽에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달라고 주문했다"며 "올해 디지털 휴먼뱅크 구현을 목표로 디지털 인재들과 많이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올 들어 디지털 전문 인력을 수시 채용하는 등 디지털 특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신입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사이언스’ 과정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이해와 파이썬(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프로그램 활용에 관한 기초교육 과정을 담고 있다.

본부 전 직원도 교육 대상이다. 현재 '마이데이터 이해' 과정을 통해 데이터 3법 및 마이데이터 활용 사업에 대한 소양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빅테크와 상생전략 도모…토스와 '하이브리드' 제휴

"농협 스마트고지스 사업만 활성화됐더라도 생활 플랫폼이 됐을 텐데…"

손 행장은 인터뷰 중 지난 2015년 농협은행의 스마트금융부 재직 시절을 회상하며 DT에 대한 아쉬운 기억을 전했다. 그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스마트고지스' 사업이 빛을 보지 못한 사례다.

당시 농협은행은 생활연계 플랫폼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다. 업계 최초로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아파트관리비 납부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스마트고지스를 출시했다. 다만 적극적인 마케팅이 뒷받침되지 못해 대중화되지 못했다.

손 행장은 "현재 카카오뱅크에 (과거 농협은행이 선보였던 것과) 비슷한 서비스가 탑재돼 있다"며 "농협은행도 충분히 다양한 혁신을 도모하는 생활금융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춘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현재 모바일뱅킹인 올원뱅크를 통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PASS 간편가입', '친구초대 서비스' 등을 도입해 고객에게 간편함과 재미를 더한 서비스를 추가하기도 했다. 메인 금융플랫폼인 NH스마트뱅킹의 경우 고객친화적 UI/UX로 구현했다. 빅데이터에 연계해 개인 맞춤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손 행장이 빅테크를 바라보는 관점도 사뭇 달랐다. 경쟁이 아닌 협력 관점의 상생 전략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농협금융그룹 내 스마트금융부, 전략기획부 등을 거치며 다양한 신사업들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그만큼 금융업 변화에 대한 캐치도 빨랐다. 은행들이 온전한 데이터 회사로 전환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핀테크업자들과의 협력 네트워크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는 "현재 빅테크는 전 국민이 사용하는 플랫폼(검색엔진, 채팅 등)을 보유 중"이라며 "이와 유사한 플랫폼과 서비스를 출시해 경쟁하는 것보다 중소기업 대출 등 은행이 잘할 수 있는 금융의 영역을 고객에게 쉽게 제공하는 역할에 충실하려 한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최근 토스와 '하이브리드 간편결제 서비스' 제휴를 통해 핀테크 기업들과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했다. 간편결제 핀테크 기업들이 거래종류나 여건에 따라 오픈뱅킹 공동망·펌뱅킹·은행API 등을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손 행장은 "빅테크들을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며 "토스 외에도 카카오페이와도 제휴를 맺었는데 향후 대형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력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빅테크의 장점은 고객 중심 관점에서 불편함을 즉각 반영해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농협도 금융플랫폼에 개인종합자산관리(PFM),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도입해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T 최우선 힘 싣기, ESG경영도 박차

아울러 손 행장은 추석을 앞두고 '아마존 뱅크가 온다'란 책을 추천했다. 빅테크와 기존 금융기관 전략을 두루 살피면서 다가올 미래의 금융가치나 변화에 대한 시나리오를 제시한 책이다.

손 행장은 "세계적으로는 이미 구글, 아마존, 애플, 바이두 등 대형 빅테크가 막강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 산업에 진출했다"며 "비즈니스 전체의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손 행장의 추천 도서는 그의 올해 경영 지향점과도 맞물려 있다. 체계적인 DT 추진을 올해 최우선 목표로 잡았다. 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디지털금융 역량을 한 단계 도약시킨다는 방침이다.

특히 손 행장은 사람과 조직문화가 달라져야 근본적인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7월 디지털금융부문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파격적인 인사실험을 감행했다. 데이터 산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 데이터사업부도 신설했다.

DT추진혁신단, NH규제샌드 박스위원회 등을 운영 중이다. 또 '고객여정 분석'을 바탕으로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제화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심층상담 전문 인력 등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손 행장은 중장기 목표로 '대면-비대면' 채널 투트랙 기조를 꼽았다. 이는 ESG 관점과도 연결된다. 은행의 생산성을 높여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농협의 존립 목적인 농촌과 농업을 위한 협동조합 수익센터 역할과도 이어지는 대목이다.

ESG경영 일환으로 이달 1일 농업·공공금융부문 내에 '녹색금융사업단'을 신설했다. 녹색금융사업단은 '녹색금융'과 'ESG 추진' 등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

그는 "최근에는 그린뉴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전국 1100개소에 이르는 넓은 점포망을 기반으로 개인 자산관리(WM), 기업금융 등 상담채널로서 전문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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