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차정호 대표체제 1년 성과는 코로나19 속 성공적 MD 개편, 실적 하락 방어 총력…"중·장기 전략 '순항'"
김선호 기자공개 2020-10-14 12:52:1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2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신세계 수장에 오른 차정호 대표(사진)는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MD 개편을 진행하며 추가 실적 하락을 방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신세계는 백화점에서 흑자경영을 유지할 수 있었다.㈜신세계는 지난해 차 대표와 장재영 대표 간의 자리를 맞바꾸는 인사를 단행했다. 그동안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이끌며 효자 수익처로 등극시킨 덕분에 차 대표는 ㈜신세계의 수장 자리까지 꿰찰 수 있었다.
㈜신세계가 7년 동안의 장 대표 체제가 막을 내리고 차 대표를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꾸리기 시작한 시기다. 대신에 장 대표는 ㈜신세계에서 차 대표가 이끌던 자회사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옮겨 추가 성장 동력 마련에 힘을 기울였다.
차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후 2007년 호텔신라 면세사업부로 이직했다. 면세사업에서만 10년 동안 몸을 담았다. 면세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차 대표는 2017년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맡으며 신세계그룹 내 둥지를 틀었다.
면세사업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차 대표는 ㈜신세계의 백화점 MD를 개편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면세사업의 경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주 소비자인 만큼 이에 맞는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는 게 성공 전략 중 하나다. 신세계백화점은 차 대표 체제에서 이를 가속화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본점에는 멀버리, MSGM, 튜더, 강남점에는 보테가베네타, 로에베, 알렉산더맥퀸, 랑방컬렉션, 메종키츠네, 론진, 부벤액줴르백, 센텀시티점에는 루이비통남성, 톰포드남성, 돌체앤가바나, N.21, 튜더 등이 올해 신규 입점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에는 에르노, 알렉산더왕, 엠포리오아르마니, 막스마라, 파비아니필리피 등이 새로 들어섰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를 맞이했지만 차 대표 체제 내에서 기존 계획했던 브랜드 유치와 점포 체질 개선을 순조롭게 진행시켰다”며 “잇따른 휴점으로 인해 실적 상승을 이뤄내기 힘든 중에도 신규 브랜드 입점 등으로 강남·센텀시티·영등포점은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백화점은 본사에서 793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서울 809억원, 수도권 181억원, 그 외지역에서 8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덕분에 신세계백화점은 전체 영업이익에서 28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경영을 유지했다. 주요 점포의 MD 개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동기간 ㈜신세계의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6.8% 감소한 2조211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398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면세사업 자회사 신세계디에프가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타를 맞으면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면세사업의 영업적자는 694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신세계는 면세사업의 생존을 위해 신세계디에프에 1000억원을 출자했다. 또한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가 소유한 본점 신관 8~12층과 16~17층(양수가액 1958억원)을 자산양수했다. 총 2958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호텔과 면세사업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있지만 ㈜신세계는 백화점, 도소매, 부동산업의 수익을 바탕으로 추가 실적 하락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백화점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가 면세사업의 지지대로서 작용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대형 오프라인 점포의 핵심 전략은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며 “신세계백화점은 이러한 중장기 전략에 맞춰 점포 체질을 개선하고 있고 이 덕분에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선방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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