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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공여 긴급점검]'공짜' 주식 거래, '알짜'는 신용대출①신용융자 평균금리 5.5%...미래대우 신용공여수익 1000억 돌파, 신용융자 1위는 키움

정유현 기자공개 2020-10-26 13:10:14

[편집자주]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열풍이 불며 증권사들의 신용공여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금리 체계에 메스를 들이대기로 하면서 비즈니스 지형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증권사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한 신용공여 거래의 구조와 금리 체계 등을 더벨이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19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등 글로벌 악재에 증시가 출렁여도 올해 증권사 수익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주식 거래 수수료 중심에서 벗어나 이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리테일 사업 모델을 변화시킨 결과다.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며 고객을 모으고 신용공여 등의 금융 서비스로 연계하는 '꿩 먹고 알 먹는' 수익 구조는 이자 수익의 핵심이다. 수수료 부담이 낮아진 대신 레버리지를 일으켜 주식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투자자도 반응했다. 그러면서 연간 신용공여이자 수익은 1조원을 거뜬히 넘겼다.

◇신용융자거래 업계평균 금리 5.53%...키움·유진 등 최고 수준

증권사의 신용공여란 투자자가 주식 거래를 위해 투자자가 증권사에 빚을 지는 것으로 크게 신용거래융자, 예탁증권 담보대출, 신용거래 대주 등의 형태로 나뉜다. 신용거래융자는 쉽게 말해 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 자금을 대여해 주는 것이고 예탁증권 담보대출은 투자자의 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신용거래 대주는 고객의 매도 주식을 대여하는 것으로 주로 공매도에 활용된다.

신용공여에서 수익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은 신용융자거래다.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별로 신용공여이자 수익 중 신용융자거래 이익 비중은 적게는 35%, 많게는 75%를 차지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가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시장 대비 높은 금리가 책정됐기 때문이다. 2011년 6월 3.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매년 하락해 현재 0.50%까지 떨어지며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최대 9~10%대로 큰 변동이 없었다. 주식 거래량이 늘수록 신용융자거래량도 늘고 이에 따른 이자 수익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기간과 고객 등급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신용융자 금리를 최저구간 (1~7일 이용 기준·28개 증권사)으로 살펴보면 평균 이자율은 5.53%로 집계됐다. 2%대의 은행 금리보다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이용 기간에 따라 최대 8~9%대(증권사 평균)의 이자가 발생한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단기(7일 이하)로 돈을 빌릴 때 가장 높은 이자율을 책정하고 있는 증권사는 키움증권·유진투자증권·한양증권으로 각각 7.5%의 이자를 받고 있다. 가장 낮은 이자를 책정한 곳은 신한금융투자(3.9%)다. 단기 금리는 중위권이지만 최장기간 (180일 초과) 빌릴 경우 현대차증권과 DB금융투자가 11%의 높은 금리를 받고 있는 반면 상상인증권은 5.8%를 받는다. 신영증권은 기간과 상관없이 6.5%를 부과하고 있다.

증권사별로 이용 고객 등급에 따라 금리를 다르게 책정하고 있어 이벤트 등 상황에 따라 이자율은 변동될 수 있다. 기간별 이자율로만 단순히 살펴보면 7일 이내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할 경우 신한금융투자, 30일 이상 빌릴 경우 상상인증권을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해 보인다.

신용융자거래를 이해하려면 이자 적용 방식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증권사들은 이자를 '체차법'과 '소급법'으로 나눠 책정하고 있다. 체차법은 신용매수 시점부터 상환 시점까지 보유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달리 적용하는 방식이고 소급법은 신용거래 종료 시점의 이자율을 전체 대출 기간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고객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체차법(신용 매수 시점부터 끝나는 때까지 보유 기간에만 이자율을 적용하는 방식)을 꼽는다. 소급법은 돈을 빌린 마지막 날의 이자율을 전 구간에 걸쳐 적용받게 돼 결국 더 많은 이자를 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소급법을 적용한 가운데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11개의 증권사가 체차법을 적용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가 투자자에게는 리스크 대비 이자율이 높아 상황에 따라 '잘 쓰면 명약, 잘못 쓰면 독약'이 된다. 하지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증시가 폭락해도 투자자가 신용거래융자로 매입한 주식의 가치가 일정 담보 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주식을 강제로 일괄 매도 처분하는 '반대매매'를 행사할 수 있어 남는 장사다. 종목 상장폐지 등의 이슈가 잠재적 위험 요소지만 리스크 만큼 고금리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알짜배기 사업이다.

◇ 상반기 신용공여 수익 1위 미래대우...신용융자 1위는 키움

주식 거래량 증가와 함께 증권사들의 신용공여이자 수익도 증가세다. 특히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특수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열풍이 불며 신용융자거래가 폭증했고 증권사들도 걸맞은 이자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28개의 증권사의 신용공여이자 수익의 합계는 7479억984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신용융자거래 이자는 3640억원으로 4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용공여이자 수익을 가장 많이 올린 것은 미래에셋대우로 상반기 1079억원을 벌었다. 전체 이자 수익의 24%를 신용공여 거래로 벌어들인 것이다. 이중 신용융자거래로는 546억2560만원을 거뒀다.

신용공여이자 수익은 2위지만 신용융자거래 수익 1위는 키움증권이 차지했다. 상반기 전체 이자 수익 1803억3247만원 중 신용공여 이자 수익은 891억원대로 전체 이자수익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 고객이 많은 만큼 신용융자거래가 많았고 상반기 682억원을 벌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신용공여와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이 감소했지만 키움증권은 각각 4.3%, 1.57% 증가했다. 동학개미운동 열풍이 불며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 외에도 삼성증권 456억3744만원, NH투자증권 415억1305만원, 한국투자증권 323억7476만원, KB증권 260억2992만원 등 키움증권을 제외하고 자기자본 규모가 커 신용공여 한도가 높은 증권사들이 수백억 원대 수익을 올리는 편이다.

증권사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대체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연간 기준으로 △2009년 4659억원 △ 2010년 6069억원 △ 2011년 6968억원 △ 2012년 6697억원 △ 2013년 6840억원 △ 2014년 9458억원 △ 2015년 1조1642억원 △ 2016년 1조1965억원 △ 2017년 1조3708억원 △ 2018년 1조7528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의 경우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거래량이 줄며 1조6283억원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올해의 경우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가 바닥이 나 거래를 중지하는 등의 이슈뿐 아니라 금리 하향 조정 등의 이벤트가 있어 변수가 크다. 하지만 신용공여잔고가 최근 17조원을 터치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수준 이상의 이자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며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7조원까지 늘었고 이자 수익도 발생했다"며 "고금리에 대한 지적은 매년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 리스크 관리 과정과 자금 조달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는 등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은행 금리와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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