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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조용하던 ㈜한진, 또다시 분쟁 한가운데 '이번엔 경방PEF'경방 900억 출자한 PEF '경영참여' 공식화, 지분율 9.76%

유수진 기자공개 2020-10-21 10:02:07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0일 17:5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한진에서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섬유기업 경방의 ㈜한진 지분 전량을 넘겨받은 사모펀드 HYK제일호사모투자합자회사(HYK1호펀드)가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공식화하면서다. 그동안 경방이 '단순투자' 입장을 고수해왔던 것과 다른 행보다.

HYK1호펀드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2년째 한진그룹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는 KCGI와 유사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방은 HYK1호펀드에 주요 출자자(LP)로서 9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깊게 관여하고 있다.

HYK1호펀드는 20일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를 통해 ㈜한진의 보통주 123만490주와 신주인수권(워런트) 22만7745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두 합해 145만8235주다. 이 상태로 현재 진행 중인 유상증자가 끝나면 지분율은 9.76%가 된다. 한진칼에 이은 2대주주다.

이는 전량 경방과 특수관계자들로부터 인수한 것들이다. 이날 경방도 보유 중이던 주식과 워런트를 HYK1호펀드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주식은 시간외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신주인수권은 장외에서 팔았다. 주당 4만5900원, 워런트는 8600원이다.


특히 경방 뿐 아니라 △김담 △에나에스테이트 △빌링앤네트워크솔루션즈 △이매진 △케이블앤텔레콤 △경방어패럴 등 특수관계자들도 주식과 워런트 전량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매진, 케이블앤텔레콤 등은 김준 경방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들이다. 이에 따라 경방 및 특수관계자들의 보유 주식수는 0이 됐다.

이날도 경방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인한 매매'라고 기존 입장을 그대로 밝혔다.

재계에서는 경방이 HYK1호펀드에 지분을 넘겼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졌을 때부터 사실상 ㈜한진에 대한 영향력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봤다. 경방이 HYK1호펀드의 주요 LP로서 사실상 실소유주나 다름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방은 ㈜한진 지분을 처분한 15일 HYK1호펀드에 20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방법만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 방식으로 변경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공시에서 가장 눈에 띈 건 HYK1호펀드가 '경영참여'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이다. 이는 경방이 직접 지분을 들고 있었을 때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HYK1호펀드는 보유목적에 "세부 계획은 없지만 장래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관계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적었다.

그동안 경방은 한사코 '단순투자'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투자수익을 거두기 위해 ㈜한진 지분을 매수하거나 매도하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이번에 HYK1호펀드를 통해 사실상 경영참여 의사를 공식화한 셈이다. 올 3월 처음 ㈜한진 주식을 매입한 지 7개월 만이다.

㈜한진은 2018년 말 처음 시장에 등장한 KCGI가 한진그룹 경영권 흔들기를 목표로 한진칼과 마찬가지로 지분 매집에 나섰던 물류 계열사다. KCGI의 특수목적회사(SPC)인 그레이스홀딩스는 2018년 11월 ㈜한진 지분 9%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며 '경영참여'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KCGI가 올 해는 한진칼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한진은 한동안 경영권 분쟁에서 비켜서 있었다. KCGI가 보유 주식을 서서히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경방이 ㈜한진 지분 매입을 시작하며 KCGI의 우호세력 아니냐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특히 특수관계자를 동원해 꾸준히 지분율을 늘리며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렸다.

재계 관계자는 "KCGI가 ㈜한진 지분을 매각하고 한진칼에 집중하며 한동안 ㈜한진은 조용했었다"며 "다시 경영권 분쟁 한가운데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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