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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완구 위기진단]'새 주인' 맞은 영실업, ‘또봇 신화’ 이어갈까⑧수차례 주인 바뀐 완구기업, 미래엔 품에 안착…글로벌 도약 이뤄내나

김선호 기자공개 2020-10-28 07:31:18

[편집자주]

문구·완구업계가 경기침체와 인구감소 등의 영향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문구는 문서 자동화와 학령인구 축소, 완구는 저출산 등의 악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기존 경쟁력 강화에 힘쓰며 위기 탈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더벨은 문구·완구업체의 위기와 성장 전략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2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미래엔그룹에 인수된 국내 완구 콘텐츠 전문기업 영실업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저출산 기조에 따른 국내 완구시장의 침체를 교육업과의 시너지 효과로 극복해나갈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미래엔그룹은 최근 영실업의 신임 수장으로 심정훈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미국 장난감 제조업체인 해즈브로의 한국·일본 총괄지사장을 지낸 심 대표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수차례 주인이 바뀌어 온 영실업을 미래엔그룹의 둥지에 안착시킬 예정이다.

◇상장 폐지 후 새로 설립…우여곡절의 역사

영실업은 1980년 출판사 계몽사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계몽사 창업주인 고(故) 김원대 회장의 첫째 사위인 김상희 전 대표가 완구사업에 힘을 쏟았지만 1997년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계몽사가 외부에 매각되자 영실업의 주인도 덩달아 변경됐다. 영실업의 잇따른 매각이 시작된 시기다.

2004년 김 전 대표는 창업멤버들과 힘을 합해 영실업을 다시 인수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2007년 디스플레이업체 비전하이테크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비전하이테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영실업은 경영정상화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영실업은 비전하이테크의 우회상장 수단으로 활용됐으며 이후 코스닥 기업사냥꾼들의 손을 거친 후 2010년 3월 결국 상장폐지됐다. 지금의 영실업은 김 전 대표가 2008년 재창업한 기업이다.


우여곡절을 겪기는 했지만 완구사업의 역사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를 담아 ‘영실업’이라는 사명을 다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 창립된 영실업은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부터 참여해 캐릭터를 사전에 제조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나온 첫 번째 상품이 ‘변신자동차 또봇’이다.

또봇의 흥행은 2008년 창업 당시 142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을 2012년 542억원까지 증가시켰다. 현재 영실업은 또봇 이외에도 메탈리온, 콩순이, 시크릿 쥬쥬, 겨울왕국2, 쿠로바 등의 캐릭터 완구제품을 설계·제조·판매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김 전 대표는 2012년 12월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홍콩계 사모펀드 헤드랜드캐피털에 약 600억원을 받고 지분을 넘겼다. 이후 출시된 캐릭터 상품까지 흥행을 하며 실적 제고가 이뤄지자 헤드랜드캐피털은 2015년 PAG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헤드랜드캐피털은 160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뒀다.

◇교육업과의 시너지…심정훈 대표의 과제

최근 영실업은 새로운 주인을 맞았다. 미래엔그룹은 본업인 교육과 완구업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 하에 영실업을 인수하면서다. 인수가 마무리되자마자 미래엔그룹은 영실업의 새로운 수장으로 심 대표를 선임했다.

심 대표는 “경쟁력 있는 제품과 콘텐츠의 연구개발을 통해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완구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영실업에 따르면 새로운 수장을 맞으면서 본격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기존 영실업이 지니고 있는 경쟁력에 심 대표가 새로운 사업 전략을 구상함에 따라 이에 맞는 조직 구성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 대표는 서강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유니레버코리아 영업·마케팅 이사, 한국존슨앤드존슨 메디컬 코리아 라이프스캔사업부 상무, 하나로텔레콤 마케팅전략실장,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마케팅 최고관리자(CMO)를 지냈다. 영실업의 신임 대표로 오기 전까지는 미국 장난감 제조업체인 해즈브로 한국·일본 총괄지사장을 역임했다.

미래엔그룹은 심 대표 선임과 함께 배수영 미래엔 경영기획본부장을 영실업 경영본부장 전무 자리에 앉혔다. 외부 영입된 심 대표 아래 미래엔그룹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인사로 배 전무는 영실업 경영본부장과 미래엔 미래전략실 콘텐츠·구매 부문 담당 임원을 겸하게 됐다.


영실업은 영업·마케팅 전문가인 심 대표를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구상하면서 미래엔 출신의 배 전무를 통해 그룹과의 소통을 이어나가는 모습이다. 특히 심 대표는 해외 업체에서 글로벌 감각을 키워온 만큼 해외 사업 확대로 국내 완구시장의 침체를 이겨나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엔그룹 관계자는 "심 대표는 국내와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파트너십 확대 등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며 "이번 영실업 인수로 사업 저변을 확대하고 유아동 콘텐츠 비즈니스에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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