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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상'이 자본시장에 던진 그림자 [thebell note]

이경주 기자공개 2020-10-23 12:49:53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2일 07: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주식자본시장(ECM)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코로나19로 3월 증시가 폭락했지만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수개월 만에 원점으로 돌아왔다. 주식투자에 대한 기대는 IPO(기업공개) 시장으로 옮겨 붙었다. 7월 SK바이오팜이 '따상'(상장 첫날 더블+상한가)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공모주 열풍을 만들어 냈다.

덕분에 움츠려있던 IPO주자들이 봇물 터지듯 출사표를 던졌다. 최대 수혜주는 하반기 최대어 카카오게임즈였다. 인지도도 높고 언택트에 강한 업종(게임)이었다. 투자자들은 따따따상(따상 이후 2연속 상한가)까지 간 SK바이오팜을 떠올리며 공격적으로 베팅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따따상'을 기록했다.

'따상'은 침체가 예상된 IPO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빛'이 강렬해지자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IB(투자은행)업계는 따상 탓에 분위기에 좌우되는 시장이 됐다고 우려한다. 최근 들어선 '따상' 기대감이 있는 종목에만 투심이 쏠리고 있다. IPO에서 최우선 점검요인인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관심도 뒷전이다. 이 탓에 펀더멘털이 우수해도 찬밥 신세인 중소·중견 발행사들이 늘고 있다.

수요예측에 대한 신뢰 저하도 고민이 되고 있다. 수요예측은 주식 공급자(발행사)와 수요자(기관)가 만나 가격 절충점을 찾는 과정이다. 발행사가 적정 주당평가액을 정하고 30% 내외를 할인한 것이 공모가 밴드다. 수요자가 밴드 내 가격을 받아들이면 IPO가 성사된다.

수요예측이 제대로 됐다면 상장 후 주가는 할인율(30%내외) 정도 오르는 것이 정상이다. 예상했던 시가총액에 도달하는 셈이다.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따상은 하루 만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160%나 오르는 기현상이다. 수요예측이 의미 없는 절차로 생각될 수 있는 결과다.

반대 케이스도 나왔다. 최근 상장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따상' 기대로 수요예측은 크게 흥행(기관경쟁률 1117.25대 1)했지만 상장 후 주가는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례(SK바이오팜 등)를 믿고 공격적 공모가를 제시한 결과라는 평가다.

수요예측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문제다. 공모주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여 종국엔 투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IB 역할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발행사와 투자자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객관적으로 밸류에이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분위기보단 펀더멘털이 딜의 핵심이 되도록 유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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