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빅2, 격랑 속 ‘엇갈린’ ESG 성적표 경영권 방어 대한항공 통합 A등급...노딜 여파 아시아나 B등급
김서영 기자공개 2020-10-28 08:16:2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11: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항공업계 양대산맥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최근 큰 격랑에 휘말렸다. 대한항공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경영권 분쟁이 휩싸였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현산)과의 매각 작업이 무산되면서 재무적 위기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여전히 격랑 속을 표류하는 두 항공사의 ‘2020년 상장기업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 평가는 엇갈렸다. 대한항공은 환경(E) A등급. 사회책임(S) A+등급, 지배구조(G) B+등급을 받으며 통합 A등급을 거머쥐었다. 아시아나는 환경 및 사회책임 B+등급, 지배구조 C등급에 그치며 통합 B등급을 받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Korea Corporate Governance Service)은 기업지배구조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평가, 연구, 조사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매년 10월 국내 900여개 상장회사를 대상으로 ESG 평가 및 등급을 공표한다.
◇대한항공, 경영권 방어 위한 지배구조 개선 ‘B+’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3월 27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3자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의 공격을 막아냈다. 연합군은 이에 굴하지 않고 지분을 확보해 나갔다. 이들은 조 회장의 지분을 5~6%포인트 가량 앞서며 경영권 공격 2차전을 예고했다.
KCGS는 B+등급을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다소 있다’고 정의한다.
조 회장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지난해 지배구조 선진화에 집중했다. 가장 먼저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했다.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가 아니라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현재 대한항공의 대표이사는 조원태 회장이고,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정갑영 연세대 명예특임교수가 선임됐다.
대한항공은 이사회 내 다양한 위원회를 뒀다. 대한항공은 지속가능 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ESG위원회, 안전위원회, 보상위원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항공은 지난 8월 기존 거버넌스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ESG위원회는 ESG 관련 이행사항을 검토 및 총괄하며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을 사전에 검토하는 역할을 한다.
◇5년 전에 멈춰있는 아시아나항공 ESG 경영...지배구조 'C‘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결국 1년 만에 ‘노 딜(No Deal)'로 일단락됐다. 올 3월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인수가 무기한 연기됐다. 결국 9월 매각 중단이 공식화됐다.
매각에만 집중했던 1년은 ESG 평가 및 등급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ESG 전 부문 등급은 지난해와 달라지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환경 및 사회책임 부문에서 B+, 지배구조 부문 C등급, 그리고 통합 부문에서 B등급을 받았다.
재무적 위기 상황에 빠진 아시아나항공은 지배구조의 독립성과 투명성 제고에 무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있지 않다. 올해 아시아나항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는 이사회 의장도 겸직하고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설치돼 있으나 겸직 문제는 여전하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도 한 대표이사가 포함돼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사외이사 4명으로만 구성된 대한항공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또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는 KCGS가 권고한 보상위원회도 설치돼 있지 않다. 보상위원회는 이사 보수 결정 과정의 객관성 및 투명성을 확보하고, 중요 사항을 결의하는 기구다. 대한항공은 사외이사 3명으로 꾸려진 보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ESG 노력은 2016년에 멈춰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2016년이 최신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마지막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0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표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은 5년 전 양호한 ESG 성적표 받아들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6년 환경 부문 B+등급, 사회책임 부문 A+등급, 지배구조 부문 B등급을 받아 통합 B+등급을 기록했다. 환경 부문은 올해까지 B+등급을 유지했으나 사회책임 부문은 B+등급까지 두 단계 강등됐고 통합 등급도 B등급으로 한 단계 떨어졌다. 지배구조 부문은 3년간 B등급을 이어가다 지난해 C등급으로 강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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