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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탁은행 개점휴업]신중모드 당국, 불만가득 업계...중간에 낀 '금투협'수탁은행 “업무 과중”, 금감원 “시간 필요”…운용업계 “금투협 적극적 노력 필요”

이민호 기자공개 2020-10-28 13:01:18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6일 15: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탁은행의 헤지펀드 수탁 거부가 잇따르며 운용업계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지만 금융투자협회의 고민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수탁은행이 리스크관리 강화를 앞세워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금융감독원도 즉각적인 개입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며 협회 차원의 해결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가 수탁거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수탁은행과 금융감독원에 운용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있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탁은행이 신규 헤지펀드 수탁을 대부분 거부하고 나선 것은 지난 7월부터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이후 펀드 재산가치 평가 및 기준가격 산정에서의 적정성 확인 책임이 부각되자 수탁은행이 리스크관리 명목으로 신규 헤지펀드 수탁을 보수적으로 집행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때문에 8월부터 헤지펀드 신규설정건수가 급감하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자산운용부문 산하에 판매일임신탁부를 두고 운용업계로부터 펀드 신탁, 일임, 판매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해왔다. 지난달에는 금융감독원 요청에 따라 운용사를 대상으로 수탁은행 수탁 거부 관련 서면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운용업계는 수탁은행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를 통해서도 금융투자협회에 의견을 지속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신탁업자인 증권사 PBS는 수탁은행에 펀드 수탁기능을 재위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작 수탁은행의 수탁 거부로 PBS 신규펀드 수임도 불가능해지면서 운용사와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됐다.

최근 운용업계가 금융투자협회에 더 높은 수준의 적극성을 요구하고 나선 데는 출혈을 무릅쓴 수탁보수 인상에도 정상화가 요원하기 때문이다. 수탁은행이 수탁보수 현실화를 이유로 기존보다 2~3배로 올려잡고 있지만 일부 대체자산에 대해서는 높아진 보수 수준에서마저 수탁을 거부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수탁거부의 타격이 특히 심한 중소형 전문사모운용사들은 금융투자협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운용사 존립의 기로에 놓인 상황인 만큼 금융투자협회의 현재보다 더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수탁은행과 수차례 직접 면담을 시행했지만 의견 전달 수준에 머무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수탁은행이 강경한 자세를 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탁은행은 수탁 거부의 표면적 이유로 금융감독원의 사모펀드 전수조사 등에 따른 업무 과부화와 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간 소요를 들고 있다. 수탁은행이 금융투자협회 회원사가 아닌 점도 협회 차원에서의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여기에 중재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금융감독원마저 신중한 자세를 보이면서 금융투자협회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자본시장법상 금융감독원이 수탁은행에 수탁 수임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금융투자협회는 펀드시장 활성화 등 대승적 차원에서 수탁은행에 대한 권고는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수탁은행의 처지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하는 만큼 즉각적인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운용업계 의견을 수렴해 수탁은행 면담과 금융당국 건의 등 다양한 방안을 병행하고 있다”며 “수탁건수가 지난해 하반기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만큼 금융당국과 계속 접촉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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