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경영분석]기업은행, 3분기 '역성장' 수익성 지표 일제히 '하락'코로나19, 사모펀드 사태 직격탄…"국책은행 역할 다한 결과"
류정현 기자공개 2020-10-28 07:50:0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7일 1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이 올해 3분기 역성장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은 데다 사모펀드 사태까지 겹친 탓이다. 다만 건전성 지표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기업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개별 기준 누적순이익은 976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2204억원에 비해 20% 줄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나란히 감소하며 낙폭을 키웠다. 올해 3분기 누적이자이익은 3조878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9590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2% 감소한 수치다. 비이자이익도 같은 기간 4212억원에서 3806억원으로 9.6%가량 감소했다.
기업은행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감소는 올해 은행권이 공통적으로 겪은 악재에 직면한 탓이 컸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며 하방압력을 받았다. 한국은행은 올해 3월 17일과 5월 28일,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75bp 내렸다. 여기에 라임, 디스커버리 등 사모펀드 사태 여파를 정면으로 맞아 비이자이익 감소를 불렀다.
대손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난 탓도 있었다. 올해 9월 말 기준 대손비용률은 0.63%로 올해 6월 말 보다 2bp 상승했다. 대손비용률은 올해 들어 특히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3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대손비용률은 0.39%에 불과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해당부문 대출 비중이 커졌다"며 "또한 경기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등을 추가 적립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비중은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167조원이었던 중소기업대출은 불과 6개월 사이에 약 183조원으로 늘었다.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업종에서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도소매업의 대출비중이 지난해 말에 비해 0.7% 늘어났다. 음식숙박업도 같은 기간 0.8% 증가했다. 제조업과 부동산임대업은 지난해 말 보다 각각 2.4%, 0.6% 줄어들었다.
가계 대출 비중도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약 36조원이었던 가계 대출은 올해 9월 말 기준 8.5% 늘어나 약 39조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는 계층에 집중적으로 대출을 내준 것이다.
그러나 건전성 지표는 여전히 꾸준한 개선세를 이어갔다. 올해 9월 말 기준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은 1.11%로 올해 6월 말(1.18%)보다 7bp하락했다. 기업은행의 NPL비율은 지난해 9월 말부터 꾸준히 하락해오고 있다.
연체율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연체율은 0.39%로 6월 말보다 5bp하락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NPL은 특정 시기에 일괄 처분을 한다"며 "그런 이유로 건전성 개선세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순이익 감소에 따라 ROA와 ROE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기업은행의 ROA와 ROE는 0.50%, 7.06%를 기록했다. 9월 말 기준으로는 각각 3bp, 41bp 줄어들어 0.47%, 6.65%를 나타냈다.
ROA와 ROE는 자산·자본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눠 계산한다. ROA와 ROE는 자산과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경영에 활용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기업은행 측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치기는 난감한 상황이란 입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에서 정책금융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사실 요즘 같은 상황에 국책은행의 수익이 높게 나타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지원책을 성실히 수행한 데 따른 결과"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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