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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협까지 뽑았는데…우진기전 매각 왜 지체되나 전 오너 등장에 급제동…1900억 묶인 하나금투 발동동

노아름 기자공개 2020-10-30 08:27:01

이 기사는 2020년 10월 29일 14: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수전력기기·엔지니어링 솔루션업체 우진기전 경영권 매각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선정됐으나 전 오너의 등장으로 인해 거래에 차질이 빚어지는 형국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자 하나금융투자는 우진기전 매각을 위해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 김광재 전 회장·재무적투자자(FI) 컨소시엄 양측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최근까지 협상해왔다. 하지만 거래가 지체되면서 담보권 실행을 통해 차입금을 상환받아야 하는 하나금융투자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FI 잇단 손바뀜 속 전 오너 재등장…경영복귀 시도 이어져

우진기전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번 딜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오게 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진기전은 여러 재무적투자자(FI)에 경영권 변동이 생기는 와중에도 창업자의 경영복귀 시도가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김 전 회장은 2015년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회사를 매각한 뒤 경영진으로 남아 있다가 2018년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로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스프링힐파트너스가 새롭게 우진기전 경영권을 확보하겠다고 나선 지난해 상반기 재등장했다. 비케이탑스·지오닉스 등을 우군으로 확보, 경영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는 듯 했으나 스프링힐파트너스가 프로젝트펀드 출자자(LP) 모집에 난항을 겪으며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급한 대로 브릿지론을 조달했지만 상환기일에 맞춰 이를 갚지 못하자 돈을 꿔 준 하나금융투자는 담보권을 행사, 재차 매물로 나왔다.

하나금융투자는 당초 공개경쟁 입찰을 거쳐 우진기전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려는 계획이었다. 예비입찰을 비롯해 가상데이터룸(VDR) 실사, 경영진인터뷰(MP), 본입찰 등 통상적인 일정이 진행됐지만 잠재적 원매자들은 김 전 회장의 경영복귀 움직임에 주목해 인수전 참여에 신중을 기했다. 김 전 회장이 장창익 우진기전 대표 등을 비롯해 경영진 및 주요 인력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거래종결까지는 치열한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는 의미다.

시장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 20일로 예정돼있던 기존 우선협상대상자 동아엘텍·선익시스템과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잠정 연기되며 딜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하나금융투자는 약 1900억원에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과 우진기전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다만 장 대표 등이 대주주 교체시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딜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 측의 막판 대응이 변수가 된 것으로 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우진기전을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에이스우진 주주들은 담보권자인 하나금융투자의 동의없이 최근 김 전 회장을 에이스우진의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가결시켰다. 이에 지난 16일 김 전 회장은 대표이사 취임 및 등기를 마무리했는데 이 날을 전후해 기존 우선협상대상자인 동아엘텍·선익시스템 컨소시엄의 배타적 협상권한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에이스우진 대표이사에 취임한 김 전 회장이 임직원에 인수주체 변경시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내용을 곧바로 통보해 우진기전 직원들이 동요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민감한 시기였기 때문에 기존 오너 측 행보를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회사 되찾을 수 있을까…갈길 바쁜 하나금투 '벙어리 냉가슴'

관심의 초점은 김광재 전 회장측이 우진기전을 되찾을 수 있는가로 모아진다. 동아엘텍 컨소시엄이 제시한 금액 이상으로 우진기전을 다시 인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우진기전의 예상거래 금액 1900억원 가운데 절반인 1000억원 가량은 인수금융으로 충당한다더라도 나머지 900억원을 FI 컨소시엄이 책임져야 한다. 문제는 프로젝트펀드 조성 작업에 나서기까지 시일이 걸린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프로젝트펀드 결성까지 최소 수개월 이상이 소요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연내 딜 종결이 어렵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운용사의 경우 신속히 잔금을 납부, 딜 종결성(Deal Certainty)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FI 컨소시엄 가운데 한 곳인 큐리어스파트너스는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투자 한도가 제한적이어서 프로젝트펀드 결성이 불가피 한 상태다.

사정이 이렇자 담보권자인 하나금융투자는 발이 묶여 난처한 상황에 빠진 모양새다. 우진기전을 매각해 하루빨리 차입금을 상환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딜이 지체될수록 돈이 묶이게 되기 때문이다. 우진기전이 팔리기 전까지는 꼼짝없이 1900억원에 달하는 돈이 옴짝달싹 조차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투자의 기회비용 역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

한편 앞서 입찰 과정을 진행하면서 김 전 회장 등 에이스우진 주주들은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주식매각거래 금지 가처분신청을 남부지법에 접수했으나 이는 지난 9월 기각됐다. 하나금융투자의 정상적인 담보권 실행이라는 것을 법원이 인정한 셈이다. 이후 주주들은 노선을 틀어 기존 채무와 미지급이자 등을 오는 12월 말까지 상환하겠다는 채무상환계획을 골자로 자금 조달을 지속해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여러 문제가 얽혀있어 거래종결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혼선을 거듭하고 있어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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