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심사위 앞둔 신라젠, 고정비용 절감 총력 美 소송 합의·이자비용 5분의 1로…문은상 전 대표 등 CB 정리 촉각
최은수 기자공개 2020-11-19 08:12:35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8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젠이 한국거래소의 기업심사위원회를 앞두고 고정비용을 절감하며 경영투명성과 사업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자비용을 대폭 감축하는 한편 제네렉스 인수 과정에서의 마일스톤 지급 관련 분쟁에서 합의를 도출해 추가 소송비 지출을 막았다. 이와 함께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병용임상을 심화해 계속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10월 말 한국거래소에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고 이어 열릴 기업심사위원회에서의 상장적격성심사 대비에 나섰다. 거래소가 계획서를 검토하기까진 약 한 달 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달 말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신라젠은 전 경영진이 주력 파이프라인이자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을 사전 인지하고 발표하기 전 주식을 매도한 혐의 등으로 올해 5월 거래정지됐으며 기업심사를 앞두게 됐다.
신라젠은 임원진을 교체한 후 계속기업으로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체질 개선을 단행해 왔다. 이자비용을 대폭 절감한 점이 눈길을 끈다. 신라젠은 2019년 3분기까지 누적이자비용으로만 54억원을 충당했었는데 올해 3분기까진 기존의 5분의 1 수준인 10억원으로 줄였다.
신라젠은 미국의 제네렉스(Jennerex, Inc) 인수 과정에서 마일스톤 지급과 관련해 제기된 소송을 485만 달러(한화 약 54억원)의 합의금을 내고 10월 경 종결했다. 미국 로펌 수임체계를 고려한 전략이다. 미국은 시간당 임금체계(hourly rate)를 적용해 법률비용을 책정한다. 심리가 길어지고 상고가 계속되면 법률비용 부담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난다.
신라젠은 고정비용 절감으로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신라젠은 펙사벡의 간암 글로벌 3상 관련 연구개발비를 지출하면서 2017년부터 연 평균 5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신라젠의 누적 영업손실은 30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34억원) 대비 30% 줄었다.
신라젠은 핵심 파이프라인 펙사벡의 간암 단독임상은 중단했지만 병용요법은 계속 진행한다. 신라젠은 신장암 임상은 리제네론의 면역항암제 리브타요와 병용 투여 형태로 심화한다. 올해 초 미국 암 연구학회(AACR)에서 16명의 신장암 4기 환자 중 12명에서 종양이 감소되는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신라젠은 10월 파트너사 리스팜을 통해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NMPA) 의약품평가센터(CDE)에 제출한 흑색종 대상 펙사벡 병용 임상1b/2상 시험계획서(IND)의 승인을 받았다. 첫 환자 등록 및 투약은 오는 12월로 예상된다.
신라젠의 올 3분기 현금성자산은 210억원, 가용할 수 있는 유동자산(현금성자산+당기손익 및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은 324억원이다. 작년 말 가용 유동자산(492억원) 대비 168억원 줄었지만 임상 진행을 위한 유동성은 충분하다.
신라젠은 이밖에 리제레논과의 병용임상 과정에서 면역관문억제제를 무상으로 공급받아 병용임상을 진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병용임상이 심화한 후에도 R&D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신라젠은 거래재개를 위해 미공개 정보로 주식을 거래한 혐의를 받는 문은상 전 대표 등과의 관계 정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문 전 대표는 현재 5.1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지만 유의미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다. 신라젠은 9월 주상은 부사장을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경영진 및 이사회를 새롭게 꾸렸다.
신라젠과 문 전 대표의 남은 연결고리는 올해 4월 발행한 전환사채(CB) 정도다. 각각 문 전 대표(50억), 문 전 대표의 특수관계자 곽병학 씨(50억)가 인수했다. 풋옵션은 없으며 표면이자 0%, 만기는 발행일로부터 5년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해당 CB의 경우 상환할 수 있는 권리가 발행일 이후 6개월인데 분기보고서 제출일 기준으로 상환 권리를 확보한 상태"라며 "해당 물량에 대한 상환 등을 비롯한 차후 조치에 대해선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스튜디오산타클로스ENT, 주주권익 보호 '구슬땀'
- 이에이트, AI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기술 선보여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한인이 설립한 RCE, 세계 첫 ‘중장비 온라인 중고거래’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베트남의 지오영 '바이메드'·전기오토바이 '셀렉스' 눈길
- 지아이에스, 코스닥 상장 위한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 '910억 CB 발행' 아스트, 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2030년까지 20개 유니콘 탄생, 지금이 투자 적기"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1억 인구, 평균연령 32세…증시 대세 상승 초입"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지역별 강력한 세제 인센티브 매력 '인수합병 활발'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Policy Radar]바이오시밀러 문턱 낮춘 유럽, 비용·경쟁 판이 바뀐다
- 광동제약, 30억 출자 KD헬스바이오 6개월만에 청산
- 'SI도 FI도 없었다' 엔케이맥스, 회생절차 돌입
- [1세대 시퀀싱 강자 마크로젠 분석]서정선 회장 "정밀의료 대전환 핵심 'DTC' 의료질·비용 다 잡는다"
- 지놈앤컴퍼니, ADC 신규타깃 가능성 'CNTN4' 공개
- [1세대 시퀀싱 강자 마크로젠 분석]주주에 기대지 않는 R&D, 900억 부동산 안전판 역할
- [thebell note]유노비아의 길, 1미터의 눈물
- [1세대 시퀀싱 강자 마크로젠 분석]인체부터 미생물 유전체까지, 본질은 '프리시전 시대'
- 보령바이오파마, 스핀오프 자회사 '비피진' 흡수
- [1세대 시퀀싱 강자 마크로젠 분석]경험서 배운 교훈, '몸BTI' 젠톡…대기업 겁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