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장 후보군 분석]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 글로벌 감각·협상력 탁월CFO·CEO 거친 준비된 리더, '실무형 연합회장' 의지
고설봉 기자공개 2020-11-19 16:03:1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9일 09: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사진)도 유력한 주자로 뛰고 있다. 30여년간 은행업에 몸담은 경영 전문가란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김 전 부회장은 하나금융그룹에서 경영 전문가로 성장하며 철저한 검증을 받았다. 지난 8월에는 외부출신으로는 유일하게 KB금융 회장 최종 후보자군(Short List)에 포함될 정도로 금융권에서 실력을 인정 받고 있다. 스스로도 은행연합회장 역할을 수행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김 전 부회장은 18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은행연합회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며 “발전적인 방향 제시와 아이디어, 새로운 차원의 전략 등이 협회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당국에 전달되는 과정이 반복되면 은행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은행연합회의 역할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현재 은행들의 처한 상황 때문이다. 은행 및 은행을 기반으로 설립된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미래 성장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부정적이란 게 그의 진단이다.
김 전 부회장은 “은행산업 현실을 보여주는게 시장이라면 시장이 평가하는 은행의 밸류는 형편없다. 상장한 주요 금융지주 PBR이 0.5도 안된다”며 ”시장에서는 은행들이 발전적인 미래 지속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의구심이 많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경쟁력 약화와 미래 가치 부재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전망을 타개하기 위해 그는 은행연합회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관계 및 당국을 상대로 규제를 풀어주는 단순 로비스트 역할에서 벗어나 은행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체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은행연합회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전 부회장은 “은행연합회장은 콘텐츠를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할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콘텐츠보다는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며 “은행을 대표해 정관계를 상대로 디테일한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은행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디지털금융으로의 전환도 더 정교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이런 일들을 은행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데 큰 틀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규제와 제도를 다 한꺼번에 바꿔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현재 은행들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소비자보호 등에 대해서도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김 전 부회장은 “금융산업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 리스크가 크고 규제 산업인 만큼 규제는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소비자보호 관련해서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이슈가 생기고 있는데 규제의 틀에서 움직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금융권 내에서 김 전 부회장의 가장 큰 강점으로 여기는 건 글로벌 감각을 겸비한 경영 전문가란 점이다. 글로벌, 기업영업, 경영관리 등 업무를 모두 경험했다. 특히 하나은행 입행 전 미국 연방시카고은행(National Bank of Chicago)에서 근무하는 등 해외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선진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이러한 능력은 하나은행에서 빛을 발했다. 김 전 부회장은 외환은행 인수전이 진행될 당시 글로벌 역량을 발휘하며 최전선에서 뛰었다.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과정에 통역사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탁월한 협상 능력으로 'M&A 전문가'란 수식어를 얻었다.
국내에서 금융지주 개념이 생소했을 당시 하나금융지주 설립기획단 팀장을 맡았던 것도 이 같은 경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해외의 사례를 참고해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방면에 걸쳐 능력을 인정받아 하나금융에서 승승장구했다. 하나은행은 물론 하나금융지주 내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5년 하나은행 뉴욕지점장을 거쳐 2006년 상무로 승진해 국외사업전반총괄을 역임했다.
2008년 하나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를 재정비했다. 더불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CFO로서 해외투자자와 소통하는 역할도 담당했다. 2009년부터 3년간 하나은행 경영관리그룹총괄 부행장을 지내며 안살림을 책임지기도 했다.
2013년부터는 하나은행 영업부문의 큰 축인 기업영업그룹을 이끌며 수익 창출에 일조했다. 2014년 하나은행 마케팅그룹 총괄과 글로벌사업그룹 총괄 부행장을 역임했다. 2015년 은행장 직무대행을 거쳐 하나은행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15년 말부터 하나금융 부회장을 맡아 경영관리를 총괄했다.
하나금융은 떠난 뒤에는 세계은행그룹(WBG)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에서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IFC는 글로벌 100개국에 네트워크를 보유한 민간부분 투·융자 지원을 담당하는 전문 기관이다.
김 전 부회장은 “금융산업에서 경험을 쌓으며 다양한 필드를 누벼봤다는 것 자체가 제가 가진 큰 자산”이라며 “30년 이상 금융인으로 살면서 우리나라 금융이 더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금융산업 발전에 더 많이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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