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아시아나항공 M&A]'이사 명단' 공개 안한 3자연합, 후보 선정 난항?검증 시간 촉박, 제한된 풀…전문성·독립성 갖춘 후보 '하늘의 별따기'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25 08:28:0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3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자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이 한진칼 이사회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추천할 이사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눈길을 끈다. 아직 이사 후보와 규모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세한 검증이 필요한 이사 후보를 짧은 시간 내에 선정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3자연합은 20일 "한진칼에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했다"며 "주요 안건은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어떤 인물을 이사 후보로 추천할 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명단과 세부 이력 등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재계에서는 3자연합이 최소 12명의 신규 이사 선임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가 총 11명(사내이사 3명·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원이 조원태 회장에 우호적인 인사다. 경영권 장악을 위해선 이사회의 과반을 차지해야 한다.

3자연합이 '다수'를 언급한 것에서도 이 같은 추정이 가능하다. 3자연합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겸비한 신규 이사들이 이사회의 다수를 구성하도록 함으로써 회사의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경우 한진그룹과 산업은행간 '밀실 합의'로 기존 주주들의 권익이 침해되는 걸 막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는 명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 회장 측보다 많은 이사를 확보해 경영을 좌지우지 하려는 의도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특히 이사회가 지나치게 비대해진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3자연합이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건 아직 적절한 인물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번 '빅딜'이 물밑에서 빠르게 진행되며 임시 주총 소집 관련 논의와 결정도 급박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적당한 후보군을 선정해 면밀한 인사검증을 거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지 않았다.

3자연합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자 여론의 역풍 등을 고려해 임시 주총 소집 의사를 아예 접었다. 지분율로는 조 회장 측을 진작에 앞섰지만 내년 3월 정기 주총을 앞둔 상황에서 굳이 서둘러 임시 주총을 소집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한진그룹과 산업은행이 '빅딜'을 발표하자 그날 오후 3자 측 인사들이 회동을 갖고 주총 소집을 논의했다.

'전문성'과 '독립성'을 고루 갖춘 후보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란 지적도 있다. 대한항공이 항공업계 대표격이자 최고(最古)의 항공사다 보니 현존하는 항공 전문가 중 한진그룹과 접점이 없는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심지어 3자연합은 올 2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추천했던 이사 후보 1명이 돌연 사퇴하며 체면을 구겼던 경험도 있다.

그때도 3자연합은 이번과 동일하게 이사 선임과 정관변경을 주주제안했다. 사내이사 3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여덟명의 후보를 냈다. 하지만 과거 대한항공에서 근무했던 김치훈 후보가 돌연 사임했다. 심지어 김 후보는 3자연합이 제안한 주주제안에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서한을 한진칼 대표이사 앞으로 보냈다.

당시 3자연합은 이사 후보를 200여명 규모로 추린 뒤 주주제안 동의 여부와 참여 의사 등을 물어 최종 후보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성'을 갖춘 후보들이 조현아 전 부사장과 연결고리가 있는 등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항공업 특성상 전문성을 갖춘 인물 풀(POOL) 자체가 넓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출신 관료들도 폭넓게 접촉했으나 모두 거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3자연합 관계자는 "추천할 이사 규모는 아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칼 측은 3자연합의 주총 소집 요구에 대해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만 간략히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