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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이동걸 회장의 '위기론' 몰이, HDC 소송전 영향은?인수 무산시 유동성 위기로 파산 경고…'현산 재실사 불필요' 입장과 상반돼

유수진 기자공개 2020-12-03 08:59:25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14: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잇달아 아시아나항공 위기론을 꺼내고 있다. 대한항공으로의 인수가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이 연내 파산할 수 있다고 강수까지 뒀다.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무력화하고 기존 계획대로 아시아나항공 M&A를 추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이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과 HDC현대산업개발간 계약금 소송에서 상대편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부실이 심각해져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현대산업개발의 요구를 일축한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결국 계약이 무산됐고 양측은 이달 중순 계약금 소송에 돌입했다.

최근 산업은행은 KCGI의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여론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 회장 역시 기자 간담회는 물론 언론 인터뷰에 적극 임하며 수차례 아시아나항공 위기를 거론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긴급한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대한항공의 인수 외에 해결 방법이 없다는 내용이 골자다.

심지어 '빅딜' 무산시 유동성 위기가 불거져 연내 파산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항공업계 구조조정에 제동이 걸려 대한항공도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대로 가면 우리 국적사가 공멸"한다고까지 발언했다. 법원의 판단이 이번 '빅딜'의 항뱡을 가를 첫번째 변곡점인 만큼 반드시 기각 결정을 얻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최근 행보에 조급한 심정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본다. 아시아나항공 딜이 또 깨질 경우 새로운 원매자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어서다. 반드시 이번 딜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앞서 산업은행은 한진그룹을 파트너로 낙점하기에 앞서 5대그룹 등에 인수 의사를 확인했으나 긍정적인 대답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이 같은 태도가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이 현대산업개발과 벌이고 있는 계약금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는 걸 이 회장이 스스로 인정한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자칫 현대산업개발의 '재실사 필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현재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과 현대산업개발은 계약금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은 이달 5일 현대산업개발에 질권소멸통지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산업개발이 계약금 명목으로 에스크로 계좌에 입금한 2500억원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다. 에스크로는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돈을 인출할 수 없도록 은행 등 제3자가 관리하는 계좌로 양측의 동의가 있어야만 인출이 가능하다.

재판부는 계약 해지의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는지를 판단해 계약금의 향방을 결정짓게 된다. 양측이 서로에게 귀책사유가 있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매도인인 금호산업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국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자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으나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이 변했으니 재실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의 영구채 인수 등을 통한 아시아나항공 지원도 문제 삼았다.

그러자 이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이 자꾸 재실사를 요구하는 이유가 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맞받아쳤다. 그는 "금호와 산은 측에서는 하등 잘못한 게 없다"며 "계약 무산의 모든 법적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결국 재실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금호산업은 지난 9월11일 현대산업개발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이 자구안 마련 차원에서 금호리조트 매각에 나서자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여전하니 동의 없이 자산을 매각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이는 실제로 인수 의지를 갖고 있다기보다는 계약금 소송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이 대한항공의 인수 정당성을 확보, 급한 불을 끄기위해 아시아나항공 위기를 강조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재실사가 불필요하다'던 과거 발언과 상반돼 HDC와의 계약금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이르면 오늘(30일), 늦어도 다음달 1일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29일까지 한진칼 측으로부터 보충서면을 제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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