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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재무 점검]해외토목 강자 엘티삼보, 외형 둔화 불구 알짜 실적매출원가율 개선…발주지연 불가피, 국내사업 다각화 노력

신민규 기자공개 2020-12-03 09:11:40

[편집자주]

중견 건설사의 주요 텃밭은 수도권 외곽과 지방이다. 정부규제가 심해질수록 주택사업 타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곳들이다. 신규수주 확보가 힘든 환경에서 대형사까지 군침을 흘린 탓에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중견건설사가 이제는 침체기에 도래한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도 작용하고 있다. 힘든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토목 분야 강자로 통하는 엘티삼보가 외형 둔화에도 불구하고 알짜 실적을 이어갔다. 코로나19를 전후로 홍콩, 싱가포르 등 주력 현장에서 발주가 지연됐지만 매출원가를 절감한 덕에 영업이익은 오히려 개선됐다.

해외사업 불확실성이 워낙 높은 편이라 매출 다각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사업장의 경우 토목에서 벗어나 종합건설업 영역으로 보폭을 넓혔다. 신규 먹거리로는 해상사업 부문에 관심을 두고 있다. 폐기물 해상 최종처리 분야를 비롯해 재생에너지 일환으로 해양 풍력발전 연구를 심도있게 진행중이다.

엘티삼보는 LT그룹 지주사격 계열사로 2016년 이후 매년 50% 이상 외형을 키워왔다. 2016년만 해도 4800억원대 매출에 그쳤지만 이듬해 58% 성장한 7600억원을 나타냈고 2018년에는 1조1500억원을 넘어 최고 매출을 찍었다.

파죽지세를 보이던 실적은 1조원대 매출을 기록한 후 다소 주춤해졌다. 지난해 1조800억원으로 6% 가량 외형이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7691억원으로 전년보다 4% 못 미쳤다.


엘티삼보 별도 매출만 놓고봐도 1분기를 제외하면 2, 3분기 모두 전년만 못했다. 별도 매출은 3분기 누적 4900억원으로 전년보다 8% 줄었다. 그룹 전체 외형에서 엘티삼보 매출 비중도 67%에서 64%로 줄었다.

외형부진은 코로나19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공사부문 매출에서 우위를 점했던 동남아시아 비중은 지난해 61%에서 이번에 41%대로 떨어졌다. 국내 매출이 늘어난 점도 있지만 해외 현장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든 영향도 컸다.

상반기 해외 사업장에서 발주가 지연되다보니 하반기 착공으로 뒷심을 발휘할 여지도 줄었다.


전반적인 외형 둔화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개선됐다. 3분기 영업이익은 970억원으로 20% 이상 성장했다. 매출원가율을 지난해 84%대에서 올해 80%까지 낮춘 영향이 컸다. 3분기만 놓고보면 매출원가율이 72%대로 상당한 개선이 이뤄졌다.

건설업계에서 매출원가가 개선됐다는 것은 공사기간을 단축했거나 마진이 높은 사업장을 수주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해외 수주잔고가 6000억원 이상 쌓여있다는 점에서 당장 외형부진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전문건설업 시공평가액 기준으로도 토공(2위), 수중(1위), 철근콘크리트(3위), 보링그라우팅(2위) 등 업종별 최상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대외적으로 변수가 워낙 많아 국내사업으로 다각화가 불가피한 시점이 왔다. 국내시장의 경우 종합건설업 영역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수주잔고는 6600억원 가량 쌓여 있는데 정부, 지자체 등 공공입찰 위주로 참여하고 있다. 부산건설안전시험사업소 아스콘 재생설비 교체공사, 육군훈련소 다목적강당 시설공사 및 명지3초등학교 교사신축공사 등을 수행했다. 민간분야에서도 군포 지식산업센터, 서충주 오피스텔 신축공사 등을 수주했다.

종합건설업 기준 토목건축 시공능력평가액은 1조원을 넘어 전국 39위를 기록했다.

중장기적으로 신사업 발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폐기물 해상 최종처리장 건설 기술 개발을 국책과제로 연구 개발하고 있다. 환경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해양 풍력 발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도 싱가포르와 홍콩에서의 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제3국 진출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중동의 경우 쿠웨이트 시장 수주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엘티삼보는 옛 삼보이엔씨로 LG그룹 총수일가 막내인 구본식 회장이 희성그룹에서 LT그룹으로 떼어낸 회사다. 당시 희성정밀, 희성소재, 희성금속이 모두 LT그룹 산하로 편입됐다. 사명은 각각 엘티정밀, 엘티소재, 엘티메탈로 바뀌었다.

엘티삼보 지분은 구 회장과 아들 웅모, 딸 연승·연진 씨 등이 97.22%를 보유하고 있다. 구 웅모씨가 최대주주로 48.28%를 차지하고 있고 구 회장이 45.27% 가량 보유했다. 나머지 두 딸이 각각 3.22%, 0.45% 가지고 있다.

구본식 회장 일가가 지배구조 최정점에서 엘티삼보를 중심으로 지금의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엘티삼보가 엘티정밀 지분 61%를 차지하고 있고 그 밑으로 손자회사로 엘티소재를 두고 있다. 엘티삼보는 엘티메탈 지분 31%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코로나19 이후 해외 현장에서 발주가 지연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싱가포르의 경우 톱다운 방식으로 발주가 예년같지 않은 면이 있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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