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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파이브 심사만 넉달째…연내 상장 불발 종전보다 두배 이상 소요…IPO 권유 거래소가 발목

이경주 기자공개 2020-12-03 13:51:52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6: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공유오피스 IPO(기업공개) 1호 주자인 패스트파이브 상장예비심사가 장기화되고 있다. 통상 2개월이 걸리는 작업이지만 벌써 4개월을 넘어섰다. 이 탓에 연내 상장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7월 예심 청구, 4개월 반 지나

패스트파이브는 올 7월 16일 코스닥 본부에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하지만 4개월하고도 보름이 지난 이달 1일까지 승인 통보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심사는 통상 2개월이 걸리지만 패스트파이브는 두 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심사기간은 규정으로 정해져있다. 거래소는 상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신청기업 상장적격성 여부를 확정해 그 결과를 심사청구일로부터 45일(약 2개월) 이내에 발행사와 금융위원회에 문서로 통지해야 한다.

다만 거래소는 제출서류 정정과 보완과 같은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심사결과 통지를 연기할 수 있다. 이 경우 예상처리기간을 명시해 발행사와 금융위원회에 문서로 통지해야 한다.

즉 패스트파이브는 거래소가 보기에 ‘불가피한 사유’가 있어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상태로 추정된다. 다만 거래소측은 해당 사유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심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지연 배경에 대해)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심사 장기화 탓에 연내 상장하려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달 초 심사 승인을 받는 다 해도 수요예측을 하기 어렵다. 기관투자자들이 북클로징(회계결산)을 하는 시기라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탓에 12월 중순 이후부터 연말까지 수요예측 일정을 잡은 발행사는 거의 없다.

◇프랜차이즈 1호 교촌F&B도 5개월 심사

일각에선 패스트파이브가 공유오피스 1호 기업이라 거래소가 보다 깐깐한 잣대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앞서 프랜차이즈 1호 IPO였던 교촌F&B도 심사에 5개월이 소요됐다. 거래소는 교촌F&B 내부통제 장치와 대주주 사익편취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문제가 없다고 결론지어 승인을 해줬다.

패스트파이브는 가장 성공한 토종 공유오피스로 평가받는다. 공유오피스는 건물주에게 건물을 빌려 작은 사무실로 나눈 뒤 월 사용료를 받고 사무공간을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패스트파이브만의 공간디자인과 합리적인 비용, 회원사 관리 노하우가 핵심 경쟁력이다. 건물 공실률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공유오피스에 대한 가치를 입증했다. 현재 지점수가 25개인데 평균 공실률이 3%에 불과하다.

덕분에 패스트파이브는 설립(2015년) 직후인 2016년 매출이 25억원에서 지난해 425억원으로 연평균 157% 성장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매출 300억원을 기록해 전년 연간치의 71%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에겐 생소한 재무구조가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패스트파이브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이 1608%에 이른다. 국제회계기준(IFRS)을 처음으로 적용하면서 리스회계를 도입한 탓이다. 임대한 건물자산을 모두 부채로 잡게 됐다. 전환상환우선주(RCPS) 관련 회계적 비용(파생상품평가손실) 반영 영향도 있다.

손익계산서에서도 착시가 있다. 일반기업회계기준(K-GAPP)을 적용했을 때 지난해 EBITDA(감가상각전 영업이익)는 31억원이다. 반면 IFRS를 적용하면 EBITDA는 237억원으로 높아진다. IFRS 상으로는 건물주에게 지불하는 임차료가 영업비용이 아닌 영업외비용으로 계상되는 탓이다.

때문에 일반적인 투자자는 패스트파이브 재무와 실적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거래소도 이 같은 문제를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업계에선 거래소의 이중적 태도를 주목하고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거래소가 유망기업으로 판단해 상장을 권유한 발행사로 알려졌다. 정작 예심청구를 하자 거래소가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패스트파이브는 다양한 어려움에 노출 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상장이 지연되면 자금조달이 불확실해져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향후 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변할지 모르는 것도 리스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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