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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의 '용두사미' 자사주 매입...결과는 '일거양득' 그린뉴딜 호재로 주가 1년 새 2배 '고공행진'…자기주식 취득 비용 '400억' 절감

박상희 기자공개 2021-01-11 10:31:35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7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한온시스템이 최근 4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을 해지했다. 1996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자기주식 취득에 나서면서 관심을 모았지만 실제 자사주 매입에 쓴 돈은 10억원 수준으로 '용두사미'에 그쳤다.

한온시스템이 주가 관리에 실패한 게 아니다.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던 지난해 3월 대비 한온시스템 최근 주가는 2배 가까이 올랐다. 한온시스템이 그린 뉴딜 수혜주로 주목 받은 덕분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분기적자를 기록했던 한온시스템은 비용절감이 당면 최대과제였다. '그린 뉴딜' 흐름에 올라타면서 한온시스템은 자기주식 매입 비용을 절감하면서 주가 부양에 성공하는 '일거양득' 효과를 누렸다.

한온시스템은 지난달 NH투자증권과 맺은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계약 종료일(2021년 3월19일)보다 3개월여 앞서 계약을 해지한 것이다.

계약 기간 동안 NH투자증권이 한온시스템 주식 취득에 나선건 3차례뿐이다. 지난해 3월31일 4만1450주, 4월30일 6만3590주, 5월31일 2만6530주를 매입했다. 6월 이후로는 매입에 나선 적이 없다. 매입한 총 주식 수는 13만1570주(0.02%)로, 취득 금액은 11억4202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7일 "K뉴딜 등 호재 영향으로 회사 주가가 올랐다"면서 "굳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안정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증권사와 맺은 신탁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온시스템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지난해 3월 기준 한온시스템 주가는 주당 8000원 안팎 수준이었다.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400억원을 들여 취득할 수 있는 자기주식 규모는 484만8484주로, 500만주에 조금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한온시스템의 총 발행주식수(5억3380만주)를 감안하면 취득 이후 자기주식 규모는 0.9%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취득한 자기주식 수는 당초 예상에 훨씬 못미쳤다.

*한온시스템 자기주식 취득 현황

한온시스템은 자기주식 취득 목적을 주식가격의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한온시스템 주가는 지난 1년 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특히 최근에는 수주 간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해왔다.

한온시스템의 6일 종가는 1만6000원으로, 지난해 3월 대비 2배 가량 오른 모습이다. 한온시스템 입장에선 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일부러 돈을 들여 자기주식 매수에 나설 이유가 없다.

한온시스템 주가가 상승한 것은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 수혜주로 꼽혔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 규제 흐름과 그린뉴딜 움직임도 한몫했다.

전기차 플랫폼은 추운 날씨에서 연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난방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단계다. 그 중에서 히트펌프 방식은 배터리 전력을 활용하지 않고 인버터, 모터 등 차량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난방에 쓰는 원리다. 한온시스템은 현재 히트펌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린 뉴딜 호재에 힘입어 주가가 오르면서 한온시스템은 결과적으로 자사주 매입 390여억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2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자기주식 매입 비용 절감은 재무적 측면에서 큰 힘이 된다.

지난해1분기 실적 발표 IR에서 한온시스템은 2분기 적자가 예상된다면서 비용절감 측면에서 설비투자를 기존 4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타 비용도 연간 2500억원 절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2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생산기지가 생산을 멈추면서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흑자전환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014억원, 1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11.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6.3%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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