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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설득' 이동걸 산은 회장의 달라진 대화법 2기체제 출범 뒤 잇단 간담회, 단순 발표 아닌 시장·노조 이해도 높이기 주력

고설봉 기자공개 2021-01-14 07:40:00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3일 15: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시장과 노동조합 등 기업구조조정 이해 당사자들과의 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 소신과 원칙만을 내세우며 일방통행 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평가다.

특히 이해 당사자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한 과정에 노력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산업은행이 진행하고 있는 주요 구조조정 사례들에 대한 설명하는 자리가 최근 부쩍 늘었다. 산업은행 안팎에선 2기 체제를 맞아 이 회장이 조금 더 세련되고 정교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 온라인 형식의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오후 2시30분에 시작한 간담회는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 회장은 직접 아시아나항공 빅딜, 대우조선해양 빅딜,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KDB생명 매각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연임에 성공해 2기 체제를 맞은 이 회장은 이번 간담회를 포함해 벌써 4번째 언론 앞에 섰다. 1기 체제와 비교해 짧은 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주요 현안에 대한 브리핑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노출 횟수가 많아진 것 뿐만 아니라 2기 체제 들어 이 회장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엔 소신과 원칙을 앞세워 주요 구조조정 현안에 대한 진행 경과 등만 발표하는 선에서 간담회를 마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에서 제기되는 의혹과 비판에 대해 반박하면서도 그런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연임에 성공한 지난해 9월 11일 곧바로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아시아나항공 노딜 발표와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000억원 지원이 주요 내용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딜이 깨진 이유에 대한 설명도 간략하게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간담회는 짧고 명료하게 진행됐다. 이 회장이 전면에 나서지도 않았다. 기업구조조정을 담당하는 최대현 부행장이 미리 준비한 내용을 브리핑 하는 선에서 간담회를 마쳤다. 구체적인 경과 및 사례 등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시장과 노조 등 이해 당사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해 11월 16일 진행된 간담회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렀다. 당시 간담회의 내용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빅딜 발표였다. 미리 준비된 빅딜 계획을 발표하고 부연하는 선에서 간담회가 종료됐다. 다만 달라진 점은 이 회장이 간담회 말미에 직접 몇 가지 주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19일 진행된 간담회부터 이 회장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구조조정 이해 당사자들에 대한 설득을 하는 데 보다 시간을 할애했다. 구조조정 경과와 딜(Deal) 구조 등에 대한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했다. 또 구조조정의 방식과 구조가 그렇게 짜일수 밖에 없는 이유와 당위성을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더불어 간담회의 상대인 기자들을 대상으로 사전질의를 받으며 주요 이슈에 대한 여론을 모았다. 또 노조 등과의 대화를 통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들이 느끼는 불안감 등을 취합하는 노력도 엿보였다. 무엇보다 이 회장이 직접 전면에 나서 간담회를 진행하며 시간이 길어졌고 내용도 풍성해졌다.

12일 간담회는 지난해 마지막 간담회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양상을 보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요 구조조정 현안에 대한 종합적인 경과와 평가가 이뤄졌다.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에 대한 진단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소통 범위를 보다 넓힌 모양새가 됐다.

이 회장의 이런 태도 변화는 어디서 비롯됐을까. 산업은행 안팎에선 아시아나항공 빅딜 과정에서 다양한 외부의 비판과 저항이 컸던 데 대한 이 회장 스스로의 고민이 변화를 이끌었을 것이란 평가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빅딜 발표 이후 산업은행에 대한 비판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연일 언론을 통해 한진그룹에 대한 특혜 논란이 부각되던 시점이었다. 또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항공업 구조조정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었다. 더불어 시장과 노조 등 이해 당사자들이 불만이 커진 상태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 빅딜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또 이 회장이 구조조정을 풀어나가는 방식에 대한 비판도 거세졌다. 노조와 주주, 시장 참여자 등 너 나 할 것 없이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방식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커졌다. 주주총회 등 과정에서 딜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했다. 실제 최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선 국민연금이 산은에 반기를 들며 위기감이 커진 상태였다. 이 회장이 시장과 소통하고 설득하는데 공을 보다 들이게 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의 상대방이 예전보다 더 늘어난 것을 인식한 것”이라며 “과거 채권단 주도로 진행되던 기업 구조조정은 이제는 주주와 노조, 시장 참여자 등으로 다양화 됐고 이들 간의 소통과 정보전달 등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면서 채권단이 주도권을 쥐고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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