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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레쥬르 협상 지지부진…매각 장기화 되나 별다른 진전없어…가맹점주와 합의 장애물로 작용

최익환 기자공개 2021-01-15 10:34:2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푸드빌이 추진해온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의 매각이 해를 넘겼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단독 협상자인 칼라일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배경으로는 CJ가 가맹점주들과 맺은 합의내용을 포함, 매물의 낮은 매력도가 지목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자사 베이커리사업부문인 뚜레쥬르의 매각을 위해 칼라일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12월 초부터 칼라일과 계약서 문안을 주고받는 등 작업을 벌여왔으나, 양측은 여전히 인수 가격과 일부 인수 후 조건 등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까지 양측이 수 차례 추가협상을 벌이며 매각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지만, 칼라일 측의 의사결정 역시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칼라일 등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의 경우 미국 밖에 있는 현지 오피스가 인수거래에 나설 시 본사의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치도록 되어있다. 뚜레쥬르 인수를 위해선 미국에서도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야해 인수를 주도하는 한국 오피스 역시 쉽사리 합의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IB업계 관계자는 “CJ와 칼라일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거래가 성사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십수차례 조건을 주고받으며 양측이 지속적으로 계약을 수정해왔지만 여전히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단독협상자 지위를 가진 칼라일이 뚜레쥬르 인수를 망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CJ 측은 당초 4000억원을 매각 희망가격으로 제시했으나, 본입찰 이전에 원매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등 싸늘한 시장 반응을 지켜본 뒤 3000억원대 수준까지 가격을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칼라일 입장에선 매물의 기업가치(EV)를 최대 2000억원으로 평가하고 있어 가격괴리가 표면적 이유로 지목된다.

뿐만 아니라 비가격적 요소에서 칼라일이 매물에 대한 매력도를 낮게 느낄만한 여지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CJ푸드빌은 PEF 운용사로의 매각에 반대한 가맹점주협의회와의 갈등을 해소하고자 현 경영진 유지와 브랜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인수자 선택을 약속한 바 있다. CJ가 가맹점주들과의 합의에 이를 때 원매자들의 의견은 고려되지 않았다.

경영진을 새 최대주주가 당분간 선임할 수 없다는 점은 밸류업에 큰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CJ가 이번 거래 평가요소에 가맹점들과의 상생조건을 포함할 경우 인수자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실상 CJ가 맺은 합의를 새 인수자도 변경없이 지켜야하는 상황이 됐다는 평가다.

PEF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과의 상생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매도자가 원매자들과의 의견공유 없이 합의를 해버렸다는 점은 도의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거래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설사 경영진 유지가 협상카드로 이용되면 PEF 운용사 입장에선 매물을 검토할 요인이 하나 더 사라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CJ 측이 시도해온 추가적인 원매자 물색도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CJ 측은 다른 원매자 한 두 곳을 추가로 인수전에 끌어들여 유효경쟁을 성립하려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때문에 칼라일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엔 당분간 뚜레쥬르의 매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J푸드빌은 비핵심사업 정리의 일환으로 뚜레쥬르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해부터 일부 원매자들에게 수의계약을 제안했으나 실패한 뒤, 지난 5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작업이 전환됐다. 이후 진행된 본입찰은 예비입찰에 등장한 원매자들이 나타나지 않으며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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