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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금융권 新경영지도]NH농협금융, 경영기획·리스크업무 전면배치CMO·CRO 사령관에 종합기획부 출신, 부문간 협업 전략 구사 목적

손현지 기자공개 2021-01-15 09:24:46

[편집자주]

새해를 맞이하면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주기 마련이다. 다만 해마다 반복되는 일상적인 과정이라고 해도 때마다 갖는 의미는 크게 다르다. 한 해 경영전략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가 천차만별로 갈리기 때문이다. 2021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과연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가 새 경영진 라인업을 완성했다. 4명의 부사장과 1명의 부사장보 등 총 5명의 임원진 가운데 절반이 넘는 3명을 교체했다. 지주 경영기획부문장(CMO)과 리스크관리부문장(CRO), 준법감시인에 각각 뉴페이스가 선임됐다.

특징은 새로운 CMO와 CRO 모두 종합기획부 출신이라는 점이다. 농협의 종합기획부는 재무·회계·전략 등을 총괄하는 부서로 각 부서의 업무조율을 담당한다. 다양한 부서의 사업적 니즈를 잘 파악할 수 있는 곳이다.

결국 '경영관리'나 '리스크관리' 등 사업 뒷단에 있던 업무를 이젠 앞단에 두고 전사 차원에서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인사로 풀이된다.

우선 CMO로는 배부열 부사장이 발탁됐다. 기존 김인태 전 부사장이 농협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배 신임 부사장으로 자리를 채웠다. 배 부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직전까지 대구영업본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199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금융기획부, 대구금융마케팅팀, 대구금융사업부 등을 거쳤다.

2012년 농협은행이 신경분리를 한 이후에는 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재무관리부, 종합기획부, 성당지점 등을 두루 거쳤다. 지난 2년간 대구영업본부장을 지냈다. 특히 재무관리부 재직 시절에는 IFRS팀과 ALM팀을 모두 경험한 바 있다.

'고속승진' 케이스로 주목받기도 했다. 올 초 배 부사장은 은행 부행장직을 뛰어넘고 지주 부사장에 선임됐다. 일반적인 금융지주 계열 은행원의 승진 코스는 지점장(팀·부장)→본부장(부행보)→부행장→지주 부사장이다.

경영기획부문에는 기획조정부와 경영지원부, 홍보부, NH농협금융연구소 등이 배치돼있다. 특히 임원진 중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중앙회와 지주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인물인 만큼 그룹 컨트롤타워로서 기능을 했던 것이다.

그룹 내에서 농협지주의 경영기획부문 부사장이 그룹의 요직으로 평가돼온 만큼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농협지주는 2019년까지만 해도 1부사장 체제를 유지했다. 그외 임원은 상무와 부사장보로 채워졌다. 부사장은 통상 경영기획부문 수장직을 꿰찼다. 그룹 내 승진 범위도 넒어 차기 계열사 CEO 직무를 수행하기 직전 관문이기도 했다.

왼쪽부터 배부열 농협금융지주 부사장(경영기획부문), 김형신 부사장(사업전략부문), 반채운 부사장(리스크관리부문), 이상래 부사장(디지털금융부문)

새로운 CRO에도 뉴페이스가 등용됐다. 송수열 전 부행장이 퇴임 의사를 밝히면서 반채운 신임 부행장이 발탁됐다. 통상 CRO는 2년 주기로 교체되는 것과 달리 1년 만에 수장이 변경됐다. 지주 CRO는 은행 리스크도 겸직하고 있다. 그룹 내 은행의 자산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은 만큼 한 사람이 관리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반 부행장 역시 직전 농협은행 종합기획부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2012년부터 농협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총무부 팀장, 음성군 지부장, 조합감사위원회사무처 국장, 카드신용관리부 부장, 종합기획부 부장 등을 지냈다. 리스크관리부서 경험이라곤 2011년 농협중앙회에서 리스크관리부 팀장을 1년간 맡은게 전부다.

그런데도 리스크관리부 사령관으로 발탁된 건 이전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코로나19, 파생결합상품(DLF)사태, 디지털 리스크 등 이전에는 없던 '신규' 리스크에 주목해야 하는 시점이다. 관리에도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내부통제를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 구축 등이 절실한 셈이다.

김형열·허충회·송수열 등 농협지주 전임 CRO들은 자산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2016년 빅배스(부실채권 정리)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자산의 질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산업별로 포트폴리오를 고루 배분해 해운, 철강 등 여신의 쏠림 현상을 배제 했다. 조기경보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편중여신 일별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자산 건전성은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섰다. 2017년 1.03%였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작년 9월 말 0.45%로 대폭 개선됐다. 덕분도 당기순이익도 우상향 흐름을 보이며 4대 금융지주로서 입지를 굳히는 모습이다. 이제는 새로운 리스크에 대응하는 전략을 강구해야 할 때다.

준법감시인은 기존 박종봉 부사장보에서 권순홍 부사장보로 교체됐다. 2019년부터 농협금융지주의 감사부장으로 활약해온 인물이다. 대표적인 경기권 인사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반영된 인사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박 전 부사장보는 작년 1월 선임돼 임기가 1년 남았지만 교체됐다.

이외에도 김형신 부사장과 이상래 부사장이 각각 사업전략부문과 디지털금융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두 임원은 작년 1월, 6월부터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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