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KT의 경쟁상대는 누구인가 thebell desk

최명용 산업2부장공개 2021-01-18 08:14:12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5일 07: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변하고 있다. 구현모 사장은 취임부터 파격을 보였다. 회장 직함을 스스로 사장으로 낮췄다. 외풍을 막아보겠다는 고육책이었다. 변화의 시작이었다.

올해 신년사에선 변화를 못박았다. 통신 사업의 틀을 벗자고 했다. 구 사장은 "통신 사업자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당당하고 단단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당하고 단단하게 변하라는 말에 무게감이 실린다.

KT는 통신사다. 구리선으로 연결되는 유선 전화 사업에서 시작했다. 한국통신이었고 공사였다. 민영화가 됐고 이동통신이 붙었고 이제는 TV 서비스를 한다. 음악에, 동영상에 금융업까지 진출했다.

KT의 경쟁상대는 누구일까. 일단 통신 3사란 카테고리로 묶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떠오른다. 조금 더 넓히면 SK브로드밴드와 LG헬로비전 정도다. 하지만 좀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

카카오톡을 쓰려면 스마트폰을 써야 한다. 네이버로 검색하고 쇼핑을 하고 쿠팡으로 주문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멜론으로 음악을 듣고 유튜브로 동영상을 본다. 은행 거래를 하고 주식 거래를 한다.

모두가 다 KT 이용 고객들이다.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네이버 혹은 카카오톡 이용자로 연결된다. 거꾸로 쿠팡이나 멜론을 이용하려면 통신 서비스를 반드시 써야 한다. 이들 모두가 공존하는 고객층이고 같은 시장이다. 구 대표는 통신을 벗어나 플랫폼 기업으로 변할 것을 당부했다. 같은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얘기다.

한발 더 들어가보자. 동일 고객들에게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의 기업가치는 어떻게 평가받고 있을까.

KT의 시가총액은 6조3000억원 정도다. SK텔레콤은 20조8000억원, LG유플러스는 5조3000억원이다. 반면 네이버는 52조2000억원, 카카오는 40조2000억원에 달한다.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쿠팡은 30조원 설이 나온다.

KT의 지난해 자산규모는 35조원(3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1조원(3분기 누적, 이하 동), 당기순이익은 6640억원이다. 네이버는 자산 15조원에 영업이익 8915억원, 당기순이익 4600억원 수준이다. 카카오는 자산 11조원에 영업이익 3000억원, 당기순이익 4300억원 수준이다.

기업 규모로 보나 이익 규모로 보나 KT 기업가치가 낮을 이유는 별로 없다. 하지만 코스피가 1500 아래에서 3000포인트 뛰어 오르는 동안 KT 주가는 1만8000원 선에서 2만4000원으로 29% 오르는 데 그쳤다. 네이버 카카오는 두배 이상 치솟았다.

KT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만 따져도 6조~7조원이 될 것이란 얘기가 있다. 수 많은 고객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 생활 데이터를 활용하면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창출 기회가 있다. 플랫폼 기업보다 잠재력이 더 큰 곳이 통신사일 수 있다.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통신산업은 소위 규제 산업이라 불린다. 통신 요금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새로운 상품부터 신사업 진출 등 모든 과정은 정부의 관리 감독하에 있다. 얼마전까진 CEO 선임마저 정부의 입김에 좌우됐다.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곳과 경쟁하는 금융, 통신 사업자들은 '규제의 유무'를 두고 볼멘 소리를 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은 자신들이 받는 규제를 피해 자신들의 영역에 진출한다고 불만이다.

일견 맞는 말이다. 하지만 KT 구성원들이 자신의 한계를 스스로 지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규제의 틀 안에서도 가능한 일들을 지레짐작으로 머뭇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돌이켜볼 일이다.

부동산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제조업 M&A에 나서는 일도 가능하다. 획기적인 SNS 서비스를 내놓거나 자율주행 드론 택시를 출시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KT의 주가 부양은 구 대표의 자사주 매입만으론 불가능하다. 구성원 모두가 '당당하고 단단하게' 변하는 데에서 시작할 일이다. 언제까지 규제 탓만 할 순 없지 않은가.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