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운용, 태영건설 지분 왜 다시 사들이나 "시가총액 5000억, 5년 성장전망 대비 극단적 저평가"
허인혜 기자공개 2021-01-18 07:55:32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5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 행동주의에 나섰다 대부분의 지분을 정리했던 머스트운용이 최근 다시 태영건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을 이끌어 내면서 차익실현을 한 이후에도 만성적인 저평가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태영건설이 향후 3년간 대규모 건설 계약을 앞두며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진 것도 긍정적이다. 머스트운용이 이끈 인적분할로 태영건설이 건설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 역시 재매수의 이유로 꼽힌다.
머스트운용의 태영건설 지분은 1월 5%를 넘겼다. 머스트운용의 투자 성격을 감안할 때 짧은 시일 내에 태영건설 주식을 재매각하는 것보다는 추가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더 높다. 머스트운용 관계자는 "향후 약 5년간 발생할 이익 대비 현재의 시총 5000억원이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 투자의 메인 아이디어"라고 답했다.
머스트운용이 태영건설 지분을 사들인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건설업계 대비 저평가 됐다는 판단이 앞섰다. 태영건설은 만성 저평가주로 평가 받는다. 주택부문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태영건설이 2016년까지 실적 부진을 이어가자 시장 기대치가 낮았다.
동종업계 주가수익비율(PER) 대비 태영건설의 PER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태영건설의 시가총액은 약 5000억원 정도다. PER은 2020년 3분기 기준 1.66배로 산출된다. 인적분할이 9월 말 집행된 만큼 정확한 PER 산출은 어렵지만 태영건설의 분할 전 합산 PER은 5~6배 수준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PER이 9~10배로 집계된다. 인적분할 전에도 동종업계 대비 낮아 태영건설의 주가가 상대적 저평가 됐다는 의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의 이익 대비 PER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재 이익으로 계산된 PER로도 동종업계 대비 매우 싼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재매집의 두 번째 이유는 태영건설 건설부문의 실적개선 전망이다. 태영건설의 지난 수주 실적 대비 앞으로 예정된 분양 계획이 더 많아서다. 태영건설은 2020년 자체 분양세대수 1851세대를 기록했다. 전년 3495세대 대비 주춤한 성적이다.
내년과 내후년에는 해마다 큰 폭의 반등이 예상된다. 태영건설은 올해와 내년, 내후년 대규모의 개발사업 분양이 예정돼 있다. 지난 2015~2016년 1차 개발 산업 확장기에 이어 내년 2차 호황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2021년 약 3800세대를 시작으로 2022년과 2023년 1만3000세대 이상의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체 분양세대수 전망치는 2021년 3750세대, 2022년 5160세대, 2023년 8160세대다. 성정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0년 12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태영건설이 두 번째 개발 사이클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적분할로 태영건설이 건설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토양도 마련됐다. TSK코퍼레이션(환경), 블루원(골프장임대), 태영인더스트리(무역) 등 비건설 계열사가 티와이홀딩스로 이관됐기 때문이다. 성장폭은 건설 사업부문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의 지배구조 전환에는 머스트운용의 입김도 작용했다. 머스트운용은 2017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지분율을 15.22%로 높였다. 이때 경영참여를 선언하며 태영건설의 인적분할을 요구한 바 있다. 태영건설과 신설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의 분할 비율이 50.9%, 49.08%로 비슷해 주주가치가 충분히 고려됐다는 점에서 머스트운용으로서는 만족스러운 결론이었다. 머스트운용은 지난해 5월부터 차츰 지분을 축소했다. 인적분할 결정 후 주가가 오르며 차익실현을 위해 엑시트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1만4000원에서 1만7000원 사이에 집중적인 매도가 이뤄졌다.
태영건설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현대차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3분기를 기준으로 1년간의 투자등급 통계는 '매수'에 무게가 실려 있다. 2019년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태영건설에 대한 리포트 156건 중 137건(87.8%)가 매수의견을 냈다. 매도의견은 한 건도 없었고 보유 의견이 12.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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