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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왕국'에서 이마트가 살아남는 법

최은진 기자공개 2021-01-25 08:09:57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2일 08: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통의 매커니즘은 간단하다. 벌크(Bulk)로 구매해 단가를 낮춰 마진을 챙긴다. '규모의 경제'가 기본공식이다. 쿠팡의 공격적 확장에 기존 대형 유통사가 위기의식을 느끼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오프라인 점포 전략은 '지역'이라는 영업망이 존재하지만 쿠팡에겐 한계가 없다.

대한민국 소비자들을 통째로 쓸어갈거라는 불안감이 유통업계에 엄습했다. 롯데, 이마트 등도 자체 이커머스 플랫폼을 갖췄지만 쿠팡에 견줄 수 없다. 아마존이나 네이버, 카카오 등 다른 플랫폼 강자의 등장으로 쿠팡의 돌풍이 주춤할 수는 있지만 기세가 꺾일거라는 부정론을 내놓는 이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 없다. 그간 해오던 오프라인 전략을 축소하고 쿠팡의 전략을 따라가는 정도다. 실제로 롯데쇼핑, 홈플러스, 이마트는 각각 강도가 다르긴 하지만 점포축소라는 같은 전략을 썼다. 특히 롯데쇼핑의 경우엔 전체 오프라인 점포의 20%를 없애는 초강수를 뒀다. 그리고 지난해 이미 목표의 절반을 달성했다. 바뀌지 않으면 다 죽는다는 절실함이 있었다.

하지만 유통 패러다임 변화의 절정을 이룬 지난해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이마트가 역대 최고치인 총매출 15조원을 돌파했다. 안 팔리는 줄 알았는데 더 많이 팔았다는 얘기다. 쓱닷컴은 보조를 맞췄을 뿐 주역은 이마트였다.

이마트는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점포를 없앴지만 대상은 달랐다. 주력인 마트 말고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전문점들을 손댔다. 반면 마트의 경우엔 오히려 일부매장을 대형화 하고 리뉴얼 하는 등 추가투자를 단행했다.

구성에 대한 전략도 바꿨다. 마트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했다. 비인기 품목인 패션 등을 과감하게 접고 식품을 공략했다. 이는 쿠팡의 빈틈을 노린 전략이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적중했다. 이커머스로 채워지지 않는 신선식품에 대한 구매욕을 해소하고자 인근마트를 찾았다. 경쟁사들이 이미 점포를 대폭 줄여놓은 덕에 반사이익을 누렸다. 기존보다 더 좋아진 리뉴얼 된 공간에 대한 호응도 이어졌다.

쓱닷컴도 유사한 전략을 펼쳤다. 애당초 쿠팡을 능가한다는 실현 불가능한 포부가 아닌 쿠팡으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을 고민했다. 신선식품 배송 인프라에 적극 투자했다. 결과적으로 신선식품 분야에서는 쿠팡을 능가하는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했다.

'오프라인 유통은 다 죽는가'에 대한 해답이 나왔다. 소비 패러다임의 대세가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점포는 필요하다. 바뀐 흐름 속에서 어떻게 생존할 지 전략의 문제였을 뿐이다.

"변화된 고객의 일상 속에 우리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밝힌 목표다. 쿠팡이 바꾼 일상을 인정하고 이마트가 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찾는 것, 기존 유통사에도 큰 귀감이 될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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