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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힘주는 LG, 車소재사업 매각 이유는 전기차 경량화 부품 개발한 하우시스, 그룹 핵심 전장 포트폴리오와는 시너지 낮다 판단

김혜란 기자공개 2021-01-28 08:10:18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가 전기자동차 경량화복합소재 개발에 집중해온 LG하우시스 자동차소재부품사업을 이르면 내달 완전히 정리한다.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부품사업 확대에 매진하면서도 수년간 키워온 자동차소재사업부는 매각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룹이 집중하는 전장 핵심 부품 사업과의 시너지가 크지 않은 데다 턴어라운드 시점이 불확실한 적자 사업부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경량화 부품 개발 집중했던 하우시스, 그룹 전장포트폴리오선 제외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와 현대차그룹은 전날 현대비앤지스틸에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사업부를 넘기는 매매 양해각서(MOU) 체결했다. LG는 현대비앤지스틸의 실사 등을 거쳐 내달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속도감 있게 딜을 진행시킬 계획이다.

현대비앤지스틸은 인수 후보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이면서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LG그룹과 가격을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현대비앤지스틸이 LG가 당초 제시했던 3500억원 수준에 근접한 가격을 제시하며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딜이 종결되면 LG는 3000억원이 넘는 성장자금을 손에 쥐게 된다. LG는 그룹의 성장동력인 전장사업을 키우기 위해 그동안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는데, 이번에는 계열사의 자동차소재사업부를 접는 결정을 내리는 셈이다. LG는 수년 전부터 전기자동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을 대비해 투자를 단행해왔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생산하는 캐나다 마그내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2018년엔 오스트리아 프리미엄 차량용 조명기업 ZKW을 인수했다. 스위스 룩소프트와 합작법인을 만드는 등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량도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물론 그룹 전장사업 포트폴리오의 중심엔 LG전자가 있지만, LG하우시스를 비롯해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나머지 주력 계열사들도 전기차 관련 사업에 힘을 줘왔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계기판이나 해드업디스플레이(HUD)를,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통신 모듈 등을 생산한다.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사업부는 언더커버와 시트백, 루프렉 등 자동차경량화 부품과 자동차원단(인조가죽) 등 생산을 맡고 있다.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수년 전부터 전기차에 들어가는 경량화 부품 개발에 집중했고, 자동차 경량화 소재인 LFT(장섬유강화열가소성 복합소재)와 CFT(연속섬유강화열가소성복합소재) 개발에도 성공했다.

2017년엔 슬로바키아 기업 씨투아이(c2i)를 인수하는 등 투자를 지속해왔다. c2i는 자동차의 연비를 향상할 수 있는 경량화소재 탄소섬유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다.

LG하우시스 내 주력 사업부인 건축자재와 연관성이나 시너지 창출효과가 크지 않지만, 그룹 전체에서 보면 '전기차 부품'이라는 큰 키워드 안에서 소재부품 사업을 계속 해나갈 여지도 있었던 셈이다.
LG하우시스 자동차소재부품사업부가 생산하는 자동차경량화 부품.
◇재무부담 지속…LG 품안에서 단기간 성장 어렵다 판단도

하지만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부품의 경우 그룹이 큰 줄기로 가져가는 전기차 핵심 부품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LG하우시스는 전기차 경량화 소재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을 조금씩 하고 있는 형태"라며 "예를 들어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명신산업처럼 확실한 포인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전기차 경량화소재 전문기업이라고 하기도 애매해 매각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소재사업부가 수년간 적자를 내면서 LG하우시스의 전사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점도 그룹 입장에선 부담이 됐다.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누적 35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앞으로도 경량화 부품 개발을 위한 투자가 필요한데 턴어라운드 시점이 불확실한 적자 사업부에 자금을 쏟아붓기가 어렵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비앤지스틸이 인수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동차소재사업부의 주요 거래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가에서 마진만 조금 개선돼도 적자 폭을 빠르게 줄일 수 있다"며 "노조 반발에 부닥친 LG 입장에선 최선의 인수자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의 2019년 매출은 9471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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