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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2021 출사표]‘조기 진단’ 젠큐릭스, 올해부터 매출 본격화 기대조상래 대표 "액체생검 기술로 혁신제품 개발, 장비 확보에도 집중"

심아란 기자공개 2021-02-15 07:51:10

[편집자주]

제약바이오를 향한 자본시장의 열기가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빅파마를 꿈꾸는 국내 바이오텍들의 숫자도 급증하고 있다. 이들이 어떤 사업개발 전략과 R&D 신기술을 가지고 도전에 나설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더벨은 새해를 맞아 주요 제약바이오업체 CEO들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0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젠큐릭스는 글로벌 조기진단 시장 진출을 목표로 선도자 전략을 구사하는 바이오텍이다. 분자진단 분야에서 혁신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액체생검 기술 확보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기존에 조직을 떼어내는 생체검사와 달리 체액 속에서 암 세포에서 떨어져나온 DNA 조직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젠큐릭스는 유방암 예후진단 제품의 상용화에 성공해 지난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최근에는 액체생검 기술을 활용한 조기진단과 동반진단 제품들의 개발을 완료하고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조상래 대표이사는 올해 제품 판매를 통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후속 파이프라인인 간암, 대장암 조기진단 제품 출시에도 역량을 쏟는 중이다. 그는 미국의 이그젝트 사이언시스(Exact Sciences)가 주도하고 있는 유방암 예후진단, 대장암 조기진단 시장에서 젠큐릭스도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젠큐릭스를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 젠큐릭스는 액체생검(Liquid Biopsy) 핵심 기술과 독자적인 바이오마커 발굴 기술로 분자진단 분야에서 '브레이크스루(Breakthrough)' 제품을 만들어 내는 혁신 기업이다.

-보유 중인 주요 파이프라인의 개발 현황 및 연내 R&D 목표는

▲ 올해 액체생검 기반 간암과 대장암 조기진단 제품은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연내 품목허가까지 신청하는 것이 목표다. 폐암 동반진단 제품은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검사이다. 현재는 추가적으로 대장암, 흑색종 등 다른 암종들을 타깃으로 하는 4~5개 동반진단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유방암 예후진단 제품인 진스웰BCT는 모든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현재 병원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연말까지 대부분의 국내 종합병원들에서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젠큐릭스와 가장 가까운 사업 모델을 가진 회사는

▲ 미투(Me-too) 제품보다는 혁신기술 개발에 도전하다 보니 유사한 제품을 보유하거나 직접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은 없다. 진스웰BCT의 경우 현재까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국가 기관의 정식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액체생검에서 특히 강점을 갖는 차세대 진단 플랫폼 디디피씨알(ddPCR) 기술로 조기진단, 동반진단 검사 개발에 성공한 기업도 아시아에서는 찾기 어렵다. 글로벌 시장에서 보면 대장암 조기진단 검사로 유명한 미국 이그젝트 사이언시스가 2019년 11월에 유방암 예후진단 1위인 지노믹헬스(Genomic Health)를 인수하면서 저희와 유방암 예후진단, 대장암 조기진단에서 직접 경쟁하는 관계가 됐다.

-상장 당시 2020년 목표 매출을 48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작년 3분기까지 실제 매출은 약 9억원에 그쳤다. 괴리율에 대해 자평한다면

▲ 작년에 코로나19 등으로 각종 위원회 개최가 연기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혁신의료기술 승인(유방암 예후진단), 건강보험 적용(폐암 동반진단) 시점이 수개월 늦어져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계획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긴 했지만 그래도 코스닥 상장 당시 목표했던 주요 마일스톤들을 차근차근 달성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다.

-본격적으로 매출 성장을 이루고 이익이 나올 시점을 전망한다면

▲ 진스웰BCT는 식약처 허가, 혁신의료기술 심사를 통과하고 종합병원 도입을 위한 행정적 절차들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폐암 동반진단 검사 제품인 진스웰ddEGFR은 올해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역시 본격적인 매출 실현이 예상된다. EGFR 검사 이외에도 ddPCR 기반의 KRAS, BRAF, PIK3CA, ESR1 등도 제품 개발이 끝나 허가를 받을 때까지 연구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간암, 대장암 조기진단 검사 제품이 올해 임상을 마치고 내년 초 식약처 허가까지 마무리되면 매출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시점에서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 젠큐릭스가 세계적인 진단 회사로 도약하려면 무엇보다 주요 연구개발, 인허가 및 판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좋은 인력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최근 연구개발 등 핵심 인력들이 계속 합류하고 있어 앞으로 전망이 더 밝다고 자신한다. 진단시약 분야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진단장비 기술과 제품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작년 하반기 광학 및 메카트로닉스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노바이오라이프, 혈중순환암세포(CTC, Circulating Tumor Cells) 분리·분석 기술을 보유한 지노바이오를 차례로 인수했다.

-올해도 지분 투자나 협력을 검토하고 있는 사업 분야가 있다면

▲ 젠큐릭스는 액체생검에서 상업화가 가장 많이 진행된 세포유리 DNA(cfDNA) 분야뿐만 아니라 유망 분야인 CTC 기술에 큰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지노바이오 인수 이후 양산용 제품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노바이오는 마이크로필터 방식을 사용하는 다른 제품들과는 달리 생물학적 방식으로 CTC를 분리하여 세계에서 가장 순도(Purity)가 높고 분리효율이 뛰어나다. 이 외에도 메틸레이션을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로 진단하는 기술이나 병리이미지 인공지능(AI) 진단, 치매나 뇌질환 진단 등 젠큐릭스의 핵심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분야에서 우수한 업체들과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국내 상장 바이오 주식과 젠큐릭스의 시가총액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한다고 판단하는지

▲ 기술력 있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는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우수한 인력들이 바이오벤처에 합류하면서 국내도 글로벌 경쟁을 펼칠 만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최근 바이오 업계로 투자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적 성과가 달성돼 또 다른 투자를 유치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들은 기술의 혁신성, 성장성, 경쟁력을 바탕으로 가치를 평가 받는다. 액체생검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들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레일(Grail)과 쓰라이브(Thrive)가 각각 80억달러(약 9조원), 21억5000만달러(2.3조원)에 일루미나(Illumina)와 이그잭트사이언시스에 인수된 사례가 있다.

젠큐릭스의 혁신 제품들은 글로벌 시장성과 성장성이 담보된 제품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 수준은 저평가 받고 있는 것 같다. 유방암 예후진단검사, 대장암 조기진단검사 두 가지 품목만으로 대부분의 매출을 내는 이그젝트 사이언시스의 시총이 25조원이다. 반면 젠큐릭스는 100분의 1에도 한참 못 미치고 있다. 국내에서 예후·동반·조기진단 같은 새로운 영역들은 아무래도 전문가 그룹 밖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젠큐릭스는 코스닥 상장사로서 올해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자들과 소통하며 기업가치를 충분히 인정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CEO 소개

▲ 조상래 젠큐릭스 대표는 서울대에서 분자생물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서울대, 연세대, 차병원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처음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관심을 갖고 2005년 바이오트라이온을 설립해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는 다년간 연구경험을 쌓으며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혀 앞서 나갈 수 있는 분야에 대해 고민하던 중 분자진단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암 환자의 치료효율 높이고 의료비 절감에 보탬이 되는 제품을 만들고자 2011년 젠큐릭스를 설립했다. 2015년에는 KT와 합작해 NGS 전문기업 엔젠바이오를 세웠으며 나노바이오라이프, 지노바이오 등을 인수하며 진단 분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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