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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뉴노멀' 생존게임 [thebell note]

고진영 기자공개 2021-02-19 07:59:15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8일 08:0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놀라운 사실 몇개. 1950년대까지 방사능은 만능해결사처럼 여겨졌다. 라듐이 함유된 물이 건강에 좋다며 팔렸고 초콜릿이나 화장품에도 라듐이 들어갔다. 심지어 장난감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원자력 폭탄 반지(Atomic Bomb Ring)’라는 어떤 제품의 설명문구는 이랬다. “원자에너지 방출이 강렬한 섬광을 만들어냅니다. 완벽한 안전 보장!”

100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탈원전이 대세이니 상식의 패러다임은 참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 그때는 당연했으나 지금은 틀린.

과학적 발견처럼 극명하지는 않아도 최근 ESG 열풍을 보면 또다른 패러다임의 분기점이 확연해 보인다. 돈의 흐름이 그렇다.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앞으로 모든 기업의 투자심사에 ESG를 고려하기로 했고 피델리티, UBS같은 다른 큰 손들 역시 기조는 비슷하다. 아직 ESG 투자 초기단계인 국내에서도 그린뉴딜을 타고 녹색채권 규모가 무섭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어찌됐든 기업들로선 ESG에 맞춘 새 경영전략과 비전 마련이 필요해졌다. 최근 석탄발전을 비난받은 삼성물산의 사업중단 선언을 대표적 케이스로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괜찮았지만 이제 눈총의 대상으로 바뀐 새로운 상식의 등장이다.

특히 ESG 중 S, 사회적 가치의 안전 측면에서 국내 건설업계는 만만찮은 위기에 부딪혔다. 업종의 특성상 원래부터 고질적으로 안전사고 이슈에 시달려온 데다 설상가상 최근에는 중대재해법까지 통과됐다. ESG '메가트렌드'의 바람이 법령에도 불어든 셈이다.

간단히 말해 중대재해법은 재해가 생겼을 때 경영 책임자와 원청의 처벌을 명시한다. 이 법을 두고는 사용자 의무의 범위가 너무 추상적이라는 반발, 처벌이 책임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 등 여러 말이 많지만 이는 모두 법의 실효성이나 정당성을 다투는 문제다.

당위성 측면만 보면 건설업계가 가야할 길은 하나뿐이다. 이윤 창출이라는 기업의 가장 본질적 성격을 따질 때 ESG를 잘해야 돈이 따라온다. ESG 스코어가 높을수록 투자자 확보가 유리해지고 결국 경쟁우위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건설업계에 이처럼 변화가 절실했던 적이 있을까. 그간 시대의 흐름에 둔감한 산업으로 꼽혔다.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생산방식에 크게 발전이 없었을 정도다. 하지만 이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ESG 경영까지 숙제로 안았다.

고통과 착오가 따를 수밖에 없다. 건설사 취재원은 “안전을 포함한 ESG는 물론 영구적으로 가져가야 할 고민이긴 한데 과연 얼마나 나아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무리 안전수칙과 시스템을 강화해도 현장 노동자들이 지키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걱정했다.

하지만 거스르기엔 너무 큰 흐름인걸 어쩌랴. 달라진 보통의 기준, 뉴노멀(New Normal)에의 적응이 이제 생존게임을 주도하는 미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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