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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새 주인 1년' 레드로버, 거래재개 가능할까①자본잠식 해소·경영 정상화 고삐…경영개선 이행완료 보고서 제출, 거래소 심사 진행

윤필호 기자공개 2021-02-25 08:15:47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D 애니메이션 전문기업 '레드로버'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고삐를 조이고 있다. 그동안 잦은 손바뀜을 겪으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지정됐고 거래 정지 조치도 당했다. 여기에 사업까지 부진하면서 자본잠식에 빠졌다.

위기의 순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윈아시아파트너스'가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변화의 기회를 잡았다. 무상감자를 비롯해 유상증자 등 적극적 개선 조치를 추진하며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경영 환경도 개선해 상장재개를 위한 최종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거래정지 상태인 레드로버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경영개선 이행 사항을 완료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거래소 산하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거래 재개를 위한 심의가 진행 중인데 3월 중에 2020년도 감사보고서까지 제출하면 최종 검토하고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레드로버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경영개선 기간을 부여받아서 이행 사항을 진행했고 최근 완료 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며 "3월에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이를 검토해 거래 재개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레드로버는 2018년과 2019년 두 번의 최대주주 손바뀜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 소송에 휘말리며 지연공시와 12·13회 전환사채 미납에 따른 공시번복 등 악재가 발생했고 누적 벌점은 21.5점으로 치솟았다. 결국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고 2019년 7월부터 주식 매매거래 정지 처분을 받았다.

2019년 실적 부진도 겪었다. 당시 연결기준 영업손실 413억원, 당기순손실 933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가 확대됐다. 제작 중인 애니메이션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실자산에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탓이다. 적자로 이어지면서 재무상태도 악화됐다. 그해 말 이익결손금 1635억원을 기록하면서 자본총계는 65억원으로 급감하면서 자본잠식(자본잠식률 76.55%) 상태에 빠졌다.

결국 지난해 2월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발생했다. 코스닥 상장사가 자본잠식률 50%를 넘길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되며 이후 반기·사업보고서 제출일까지 지정사유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상장폐지 사유에 들어간다.

상장폐지 기로에서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소방수로 나섰다. 윈아시아파트너스는 2019년 11월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결정을 내리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추가 유상증자 참여와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지분을 늘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분율은 14.52%를 기록했다. 윈아시아파트너스는 경영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진행했다. 이수철 대표는 직접 레드로버 이사회 의장에 올라 한국거래소에 경영개선 계획안을 제출하고 회생에 힘썼다.

최대주주 교체 이후 결손금 보전과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노력했다. 우선 지난해 8월 보통주 5329만6145주에 대한 3대 1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감자비율은 66.67%였고 자본금은 400억원에서 133억원으로 줄였다. 통상 자본잠식은 결손금 등의 영향으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경우에 발생한다. 감자는 자본금 자체를 줄여 결손금을 털어내고 자본잠식률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후 레드로버는 2019년 11월부터 네 차례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금 확충에 나섰다. 아울러 회사 운영을 위한 현금확보 차원에서 지난해 9월 20억원, 올해 1월 2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발행했다. 다만 재무 개선 과정에서 부채로 계상되는 CB는 부담이 될 수 있어 최대한 발행을 자제했다.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장사는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레드로버의 사업 경쟁력과 전망에 관심을 가졌던 상당수 투자자도 거래 정지를 이유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곤 했다. 그럼에도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통해 곳간을 채울 수 있었던 것은 최대주주 윈아시아파트너스의 직접적인 참여와 투자자 모집 활동 등 자구책 마련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레드로버는 지난해 8월 19일 기준으로 자본잠식률 47.1%를 기록해 50% 해소 입증 자료를 제출했다. 이를 통해 관리종목 지정 사유인 파산 신청과 자본잠식률 50%이상을 해소한 상태다. 거래소도 지난해 12월 공시를 통해 코스닥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레드로버 거래재개 여부 등 심의를 속개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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