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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조현민 부사장, HYK 공세 속 이사회 합류할까과거 무혐의 처분, 이사 자격 결격사유와 무관

유수진 기자공개 2021-02-26 09:58:32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4일 13: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YK파트너스가 ㈜한진 정기 주주총회를 한달 여 앞두고 의안상정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조현민 부사장(사진)의 이사회 합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궁극적으로 한진그룹 오너일가인 조 부사장의 경영보폭 확대에 제동을 걸기 위한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조 부사장의 이사회 진입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설령 안건이 주총에 올라가 통과돼도 마찬가지다. HYK 측이 제시한 이사 자격 결격사유에 조 부사장이 해당되지 않아서다. 하지만 이사회 합류를 위해선 주주들의 지지를 얻어 정관을 변경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해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는 26일 심문기일을 열고 ㈜한진이 다음달 정기 주총에서 2대주주 HYK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을 상정해야 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 HYK는 지난달 ㈜한진에 △정관 개정안 △사외이사·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 △현금배당 확대안 등을 주총에 상정하라고 제안했으나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재계에서는 HYK가 한진가(家) 막내이자 ㈜한진에서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는 조 부사장을 겨냥해 이 같은 행동에 나섰다고 해석한다. 조 부사장은 작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류경표·노삼석 대표와 함께 '3인 총괄' 체제를 이루는 등 본격적으로 그룹 내 입지 확대에 나선 상태다.

실제로 HYK 측은 적극적인 주주행동을 통해 재벌 일가 중심의 폐쇄적 경영을 견제 및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한진 이사회 내에 미래성장전략위원회(미래전략위) 설치를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 부사장 주도 하에선 실무진이나 전문가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우니 외부 인력으로 구성된 의결기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 주주제안이 직접적으로 조 부사장의 행보를 제한하지는 않는다. 이사의 자격 조건을 정관에 명시하라는 내용이 있지만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면제된 후 10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이사 자격을 상실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조 부사장은 '물컵 갑질' 사건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폭행 혐의는 '공소권 없음', 특수폭행·업무방해 혐의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사 선임과 관련해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셈이다. 현재 ㈜한진 이사회 멤버 중 위의 내용에 해당되는 사람은 없다. 추후 일탈을 막기 위한 예방주사 정도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조 부사장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는 있다. 이사 자격 강화는 한진그룹이 수년간 여론의 지탄을 받아오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거론됐던 이슈다. 한진칼 주요 주주인 3자연합과 국민연금도 비슷한 내용의 정관 명시를 추진했었다.

앞서 3자연합은 작년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배임·횡령으로 금고 이상의 형 선고가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으면 이사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의 정관 신설을 추진했다. 이사 재직 중에 유죄가 인정되면 직을 상실하게 된다는 내용도 담았다. 조원태 회장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조 회장은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검찰에 고발한 '일감 몰아주기' 사건에 연루돼있다. 당시 공정위는 계열사 내부 거래로 총수 일가에게 부당 이익을 제공했다며 대한항공과 자회사들에 총 14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한항공과 조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아직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대법원이 이 사건을 파기환송해 고법으로 돌려보낼 경우 조 회장이 배임·횡령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3자연합이 조 회장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연루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펼쳤던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주총 당일 표대결에서 패하며 정관 명시에 실패했다.

2019년엔 국민연금이 '이사가 회사 또는 자회사와 관련해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 선고받을 경우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의 정관 변경을 추진했다. 이 때는 270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던 고 조양호 회장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 해당 안건 역시 주총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3자연합과 국민연금이 이사 결격사유를 '배임·횡령죄'로 한정지었던 것과 달리 HYK는 특정하지 않았고 자격 상실 기간을 10년으로 설정했다. 앞선 사례들보다 범위가 포괄적이고 강도도 세다. 하지만 특별결의사항인 정관변경안 특성상 이번에도 주총 통과가 쉽진 않을 전망이다.

이는 ㈜한진이 마음만 먹으면 조 부사장의 이사 선임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현재 이사회가 정관상 최대 인원(8명)으로 구성돼 있고 다음달 임기만료로 생기는 공석이 사외이사 한 자리 뿐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현직 사내이사가 사임하지 않는 이상 정관 변경으로 총원 제한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의결권이 특별결의사항을 무조건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치는 않다. 현재 최대주주인 한진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27.41%(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제외)로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GS홈쇼핑(6.62%)과 우리사주조합(3.98%)을 더하면 38.01%다.

작년과 재작년 ㈜한진의 정기 주총 출석률이 73.66%와 72.11%였다는 점을 고려해 계산해보면 대략 49% 가량이 동의해야 정관 변경이 가능하다. 추가로 10% 이상 주주들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물론 올해 주총 출석률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진 측은 조 부사장의 이사회 진입 여부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올 초 조 부사장 승진 당시 이사회 합류 계획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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