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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책임제' 도입, 라임·옵티머스 소급적용 가능성은 [Policy Radar]연내 시행 전망…금융업계 '징계 먼저, 규정 나중에' 불만 고조

허인혜 기자공개 2021-02-26 08:08:25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4일 14: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임원 책임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서며 사모펀드 관련 업계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펀드사고 임원 징계가 불분명한 내부통제 부실을 근거로 했다는 비판이 일자 금융당국이 뒤늦게 입맛에 맞는 규제안을 마련한다는 볼멘소리다.

금감원이 CEO 징계 관련 법안이 개정되기 전부터 중징계 판단을 내린 만큼 담당임원 책임제가 올해 시행되더라도 암묵적으로 소급적용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021년 업무계획을 통해 금융사 담당 임원 책임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소비자 피해가 주로 발생하는 업무를 중심으로 담당 임원의 성명과 직책을 미리 기재해 책임범위를 명확히 한다는 게 골자다. 영국과 호주 등 해외 금융당국에서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시행 시기는 올해 내로 전망된다. 담당 임원 책임제를 포함해 금융지주와 계열사 간 연계조사 등 금융사의 책임을 확대하는 규제도 신설됐다.

신설되는 담당 임원 책임제는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해 모든 임원을 대상으로 한다. 임원의 이름과 직책 뿐 아니라 책임져야할 업무의 범위까지 세세하게 정한다. 금융당국이 벤치마킹한 영국의 경우 투자상품 판매와 상품 개발 등 27개 부문에서 책임자를 명시해야 한다. '내부통제 부실' 책임을 명문화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업계에서는 담당 임원 책임제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 금융사를 더욱 압박하는 규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금감원이 펀드 사고의 임원 징계 근거로 사용했던 자본시장법상 내부통제 부실은 법안의 범위가 모호해 징계 사유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선고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불분명한 CEO 징계 근거를 이유로 행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담당 임원 책임제도가 도입되면 징계 근거가 명확해지는 만큼 손태승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과 같은 불복 소송을 하기 어려워진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인 CEO 징계안이 많다는 점이다. 라임운용 사태와 옵티머스 사태 징계안은 현재진행 중이다. 박정림 KB증권 대표 등이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받고 금융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DLF 사태로 중징계 선고가 내려졌던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라임운용이라는 암초를 또 만나게 됐다. 옵티머스 사태로 NH투자증권과 하나은행도 고초를 겪고 있다.

규제는 연내 시행돼 과거의 징계에 소급적용 되지는 않는다. 다만 앞서 금감원이 금융사 처벌 근거로 자본시장법 대신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드는 등 통상적인 절차와 다른 징계를 내려온 전례 탓에 금융업계는 불안해하고 있다. 직접적인 소급적용은 하지 않더라도 추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펀드 사고로 CEO 징계가 거론되는 금융사의 관계자는 "'내부통제 부실'이라는 처벌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아예 담당 임원의 책임을 기재하는 규제를 새롭게 마련한 것은 금융당국의 기조가 '금융사 책임론'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금융사의 배상 책임 압박이 커지리라는 전망이다. 담당 임원 책임제 도입으로 금융사의 행정 소송 카드가 힘을 잃게 됐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라임펀드 판매사를 대상으로 전액 보상 등의 배상권고안을 내리고 있다. 24일에는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게 '라임Top2밸런스6M 펀드' 등 3종의 펀드에 최대 78%의 보상을 하라고 권고했다. 담당 임원 책임제로 CEO 징계 부담이 커진 금융사가 분쟁조정 절차를 그대로 따를 가능성이 더 높아진 셈이다.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담당 임원 제도를 면밀히 검토하고 은행업계와도 충분한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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