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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든든한 삼성SDI, 헝가리법인 '1조 지원'도 거뜬 현금자산·부채비율 등 재무여력 우수…증자·지분매각 없이 자체 감내

원충희 기자공개 2021-02-25 12:45:33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07: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가 유럽 자동차 배터리 생산거점인 헝가리 공장에 1조원 가까이 투·융자하면서 생산능력(CAPA)을 대폭 끌어올린다. 그동안 보수적 재무기조를 유지하며 수익성 위주 경영을 지속한 덕분에 증자·지분매각 없이 조 단위 자금을 거뜬히 자체 감당할 수 있었다.

삼성SDI는 지난 23일 100% 자회사인 헝가리 법인(Samsung SDI Hungary Zrt.)을 대상으로 403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5384억원 상당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증자는 삼성SDI가 전액 참여하며 보증대출은 산업은행과 이탈리아계 금융그룹 유니크레딧(Unicredit)이 시행한다.

헝가리 법인에 투입될 금액은 총 942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목적은 시설증설이다. 캐파 확대를 위한 생산설비 증설과 더불어 역내에 배터리 공장을 지어 제품을 조달하려는 유럽지역의 정책적 움직임을 따른 조치다.

유증에 들어가는 4038억원은 삼성SDI의 보유 현금자산으로 충당한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SDI의 현금성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은 1조6687억원 규모다. 현금곳간의 4분의 1가량을 헝가리 법인에 쏟아 붓는다.

융자 5384억원도 삼성SDI 자체 신용으로 커버했다. 순차입금 2조2431억원, 자기자본 13조3589억원(순차입비율 16.8%)으로 보증·차입여력이 충분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28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설투자는) 증자나 지분매각 등 별도의 자금조달 없이 자체 영업현금흐름 내에서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말 기준

경쟁사(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들이 공격적 투자기조로 달릴 때도 좀 더 보수적인 색채를 띠며 수익성 위주 경영을 지속한 덕분이다. LG화학이 2016~2022년 전지사업부문(LG에너지솔루션)에 쏟아 부은 금액은 총 6조8000억원,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7조7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해 작년 3분기까지 4조원가량을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외부차입을 대거 끌어온 탓에 두 회사의 부채비율은 각각 115.3%, 149%로 삼성SDI(61%)를 두 배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순차입비율 역시 32.8%, 56.5%로 훨씬 높다.

반면 삼성SDI는 캐파 확대를 위한 투자를 자체 현금흐름이 감내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집행했다. 2018년 4월 삼성물산 지분 매각을 통해 5599억원, 2019년 7월 롯데첨단소재 지분 매각으로 2795억원 규모의 현금을 취득했다. 이 밖에도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의 가치가 대략 6조~7조원 수준이라 보유자산을 활용한 조달여력이 충분하다. 물론 지난해 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조9488억원에 달해 지분매각 등으로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없었다.

헝가리 법인 투자는 앞서 예고됐던 일이다. 김윤태 삼성SDI 재경팀장(상무)은 컨콜을 통해 "헝가리 공장의 자동차전지 시설과 원형전지 시설 중심으로 증설이 이뤄질 것"이라며 "투자규모 자체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는 올 하반기 헝가리 공장의 캐파를 30기가와트시(GWh)에서 4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공장 신설도 검토대상에 포함됐다. 공장은 배터리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신공법을 적용키로 했다. 이를 통해 차량용 배터리 부문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CAPEX) 규모는 작년(1조5719억원)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1분기에 1조원 가까운 금액을 쓴 만큼 차후 6000억~7000억원 이상이 시설투자 등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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