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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HDC현대산업개발]'오너=이사회 의장' 공식, 미완의 독립성②정몽규 회장, 줄곧 이사회 의장 차지…사추위 위원장도 사내이사 몫

이윤재 기자공개 2021-03-03 14:02:58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6일 15: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 이사회에는 변하지 않는 공식이 있다. 이사회를 이끄는 의장은 그룹 총수인 정몽규 회장 몫이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도 이 공식은 여전하다. 정 회장은 HDC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공백을 메운 건 대표이사다.

최근 재계에 불고 있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다. 이사회 중심 경영이 급부상하면서 이사회의 구조가 대표이사나 특정 1인에게 과도하게 쏠려 있을 경우를 개선 대상으로 삼는다. 이사회 구조를 빠르게 재편한 삼성전자, SK㈜, 대한항공, 효성 등은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모든 기업이 동일한 지배구조나 이사회를 가질 이유는 없다. 각자 상황에 맞는 대처가 필요할 수 있다.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이 이사회 의장을 정 회장으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 "1999년3월부터 당사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하여 경영전반에 대한 이해가 가장 탁월하다고 이사회가 판단했다"는 설명도 분명 설득력이 있다. 다만 여전히 독립성에 대해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지난 20여년간 HDC현대산업개발 이사회를 살펴보면 줄곧 정 회장이 의장으로서 이끌어 왔다. 공시상 확인이 가능한 2002년부터 정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 회장은 1999년부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정 회장은 그룹을 이끄는 총수이자 대표이사, 그리고 이사회 의장까지 겸하며 의사결정 권한이 집중됐다.

2018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 HDC, 사업회사 HDC현대산업개발로 쪼개졌다. 정 회장은 지주사인 HDC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석이 생긴 HDC현대산업개발 이사회 의장직은 대표이사로 바뀌었다. 그룹 총수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담당만 바뀌었을 뿐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구도는 여전하다.

물론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할 경우 나오는 효율성 강화 측면도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그동안 점진적으로 이사회 규모를 축소해온 것도 효율성 강화와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거버넌스(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이사회 독립성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올 수밖에 없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서 평정한 ESG등급에서 HDC, HDC현대산업개발이 모두 지배구조 부문 'B+' 등급을 받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도 이사회 의장과 같은 공식이 성립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01년에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추위를 설치했다. 정관상 2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한다. 상법을 준용해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2인 체제로 사외이사 과반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운영해오면서 위원장은 모두 사내이사가 맡았다.

사추위는 사외이사를 선발하는 데 큰 영향을 주는 위원회다. 감사위원회와 함께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요구가 나오는 곳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상법에 따라 감사위원회는 3명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사추위에는 사외이사 과반수 이외에는 별도로 규정이 없다. 정 회장이 HDC 이사회로 자리를 옮긴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과 사추위 위원장을 모두 겸직한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사회 의장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에 사외이사를 배치하는 건 검토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정몽규 회장 지주사 HDC 이사회 의장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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