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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전기차 화재에 반사이익…몸값 치솟나 중국·폴란드 신공장 풀캐파로 주문 마감…실적 퀀텀점프 예약, 밸류 10조 거론

이경주 기자공개 2021-03-02 13:19:49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6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분리막 제조사 SK아이이테크놀러지(SKIET)가 경쟁사 전기차 배터리 화재사건으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최근 완성차업체로부터 분리막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양산을 앞둔 신공장까지 생산능력의 최대치로 주문을 마감했다. SKIET 분리막을 적용한 배터리에선 한 번도 화재가 발생한 적이 없다는 것이 배경이다.

덕분에 IPO(기업공개) 밸류에이션(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엔 예상 밸류 최대치가 5조~6조원이었다. 지금은 최소치가 됐다. 일각에선 10조원까지 거론한다.

◇창저우·실롱스크주 신공장까지 주문 마감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IET는 올 3분기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폴란드 실롱스크주 신공장 1라인에 대한 주문 계약을 생산능력의 최대치로 마감했다. 실롱스크주 1라인 연간 생산능력은 3.4억 평방미터(㎡)다.

더불어 지난해 11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중국 신공장 창정우 1라인(3.4억㎡)과 올 2분기 가동을 계획하고 있는 창저우 2라인(1.7㎡)도 역시 최대치로 주문계약을 마쳤다. 최근 가동을 시작하거나 가동을 앞둔 공장에 대한 계약까지 마감될 정도로 고객사들이 분리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당연히 기존 공장은 이미 풀캐파로 돌리고 있다. 기존 공장은 국내에 있는 증평과 청주공장이다. 총 13개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은 총 5.3억㎡이다.

올해 본격 가동되는 신공장 연간 생산능력은 총 8.4㎡(창저우 1~2, 실롱스크주 1라인 합산)로 기존 공장(5.3억㎡)을 상회한다. 신공장 주문마감은 올해 SKIET 실적 퀀텀점프를 확정해 주는 호재다.


◇화재로 리콜하면 조단위 비용…원인규명은 어려워

배터리 화재가 완성차업체에 최대 리스크가 된 영향이 있다. 리콜하게 되면 조단위 비용이 발생한다. 시장 선점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오히려 발목을 잡히게 된다. 브랜드 평판도 크게 훼손된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배터리 화재 문제로 전기차 코나에 대한 대규모 리콜에 나서면서 부각된 리스크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24일 코나 리콜 비용을 1조원으로 예상한다고 공시했다.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LGES)과 함께 분담하게 될 금액이다.

분리막은 코나 화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었다. 분리막은 전기차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다. 양극과 음극을 분리해 전극 간 전기적 접촉을 막아 화재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분리막에 결함이 있으면 화재의 원인도 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코나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해 왔는데 당시 배터리 분리막 손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최근 발표에선 셀 제조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정확한 원인 규명은 쉽지 않다. 화재가 발생하면 배터리가 전소돼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확인이 어렵다. 이에 국토부는 사고 당시와 유사한 환경에 코나 배터리를 노출시키는 재실험을 통해 원인을 찾아왔다. 재실험에선 분리막과 음극탭 접힘 문제가 있는 배터리 모두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완성차 “사고 이력 없는 분리막 달라”

여기에 SKIET가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정확한 원인 규명이 어렵다면 한 번도 문제가 없었던 분리막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SKIET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용 분리막을 주로 공급해왔다. SK이노베이션은 다시 완성차업체인 유럽 다임러와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 미국 포드와 폭스바겐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고객사로 이번 코나제품에도 공급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까지 배터리셀 기준 약 7000만대를 공급해 왔는데 화재 사건이 한 건도 없었다. 덕분에 이번 현대차 코나 리콜에도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채용한 모델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차가 최근 차주들에게 직접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채용모델은 리콜대상이 아니라고 안내메시지를 돌렸다.
<사진:코나 차주 제공>

LGES는 배터리 분리막을 중국 상해은첩(semcorporation)과 일본 아사히(asahi), 도레이(toray) 등에서 공급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주력 공급사는 상해은첩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사건에서 문제가 된 배터리도 상해은첩 분리막이 쓰인 제품이다. SKIET도 과거 LGES에 분리막을 상당량 공급했으나 그룹간 소송 전으로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현재는 소량만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IET는 독자 개발한 공법으로 분리막 안정성을 높였다. 최근 주목을 받자 IPO 기관투자자나 고객사에 관련 기술을 적극 알리고 있다. 세라믹 코팅 분리막(CCS)이란 제품이다. 분리막에 돌가루 같은 소재를 얇게 펴서 바른 것이 특징이다.

분리막이 녹을 정도의 고열이 발생할 경우 남아있는 돌가루 소재가 음극과 양극을 분리하는 역할을 지속해 화재를 막는다. 분리막이 뒤틀리지 않도록 지지하는 역할도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 진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와중에 조단위 리콜 비용은 굉장히 큰 리스크”라며 “배터리 화재는 원인규명이 쉽지 않은 특성이 있어 경험적으로 화재 이력이 없는 배터리와 분리막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IPO 밸류 상승 기대감도…최대 10조원까지

SKIET가 IPO도 앞두고 있어 예상 밸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IPO를 공식화했을 때만 해도 예상 밸류는 2조~3조원대였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전기차 테슬라와 협력사들이 국내외 증시에서 큰 주목을 받으면서 SKIET 예상 밸류도 함께 뛰었다.

올 들어 IB업계는 최대 5조~6조원대로 밸류를 예상했다. 2차전지 소재업체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에코프로비엠이 현재 증시에서 80배 내외 주가수익비율(PER)로 높게 평가받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에코프로비엠 지난해 연결당기순이익은 426억원이다. 시가총액은 25일 종가(16만6000원) 기준 3조4918억원이다. PER이 최근 연간실적 기준 82배에 이른다.

덕분에 SK IET는 2019년 연간 순이익(636억원) 기준만으로도 5조2031억원(82배*636억원)에 이르는 밸류를 도출할 수 있다. 이것도 보수적 밸류다. 2019년 연간 순이익에 1분기 수치가 누락돼 있기 때문이다. SK IET가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분할로 신설된 탓이다.

더불어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SKIET 지난해 영업이익이 1252억원으로 2019년 805억원에 비해 55.5%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순이익을 900억원 정도로 추정하면 밸류는 7조3000억원대로 뛸 수 있다.

여기에 최근 화재사태로 인한 반사이익까지 밸류에 녹일 경우 최대 10조원으로까지 평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선 관계자는 “작년 연간실적이 집계돼 봐야 알겠지만 증시에서 전기차 사업이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데다 올해 실적까지 견고해 10조 밸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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