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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때 이른 매각설 왜? 산은 측 "논의 중인 사항 없다" 일축…실적 반등·수주레코드 매력 요인

고진영 기자공개 2021-03-12 11:11:4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1일 14: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 매각설이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부인했지만 시장에선 ‘굴뚝에 연기가 괜히 나겠느냐’는 의심섞인 눈초리가 여전하다. 어찌됐든 해외사업 부실로 거래가 코앞에서 엎어졌던 3년 전보다 대우건설이 괜찮은 매물이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잘 팔릴 수 있을까. 매각 시점을 떠나 대우건설은 최근 체질개선에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당장의 실적 못지 않게 과거부터 쌓아온 수주 트랙레코드, 브랜드 경쟁력 등도 투자자로서 탐날 법하다. 다만 낮은 주가와 코로나시국 등은 쉽지 않은 허들로 지적된다.

◇PEF 매각설 '솔솔'…실현 가능성은

대우건설 최대주주이자 산업은행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는 10일 해명자료를 통해 현재로선 매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안을 받거나 진행중인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국내 PEF 운용사가 한 건설사와 손잡고 산은과 대우건설 지분 매입을 협의하고 있다는 설이 제기되자 이에 반박한 것이다.

내부 관계자는 “대우건설에 대해 PEF들이 여럿 문의를 한 것은 맞지만 이는 통상적으로 있는 일”이라며 “그렇지만 실제로 가격을 제시 등 의미있는 수준으로 논의가 진척된 적은 없다”고 전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PEF로의 매각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가 강성인 데다 상당한 내부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도 이상적이지 않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들의 운신 폭이 좁은 상황에서 대우건설이라는 대형 매물을 대뜸 삼키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평가다.

주가 역시 회복이 더디다. 올들어 5000~60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2200원선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쳤던 작년 초와 비교하면 많이 나아지긴 했으나 매각 적기라고 하기에는 시기상조인 상황이다.

다만 최근 대우건설의 반등을 감안하면 매각설은 끊이지 않고 등장할 것으로 여겨진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3.3% 오르며 어닝 써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규 수주액은 14조원에 육박해 추후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산은 측의 입장은 아직 조심스럽다. 목표 매각시기를 특정하기 보다는 기업가치를 올리면서 적당한 조건을 제시할 원매자를 기다리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해외 인수? 중견사? 대우건설의 셀링포인트

시장에서 예상하는 매각 시기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상반기 정도다. 매각이 본격화할 경우 산은 측은 EPC회사로서 대우건설이 보유한 수주 경쟁력을 투자 하이라이트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탈석유,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이 반가운 이유다.

코로나 탓에 시계가 잠시 느려졌으나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전통 산유국들은 석유고갈을 대비해 국가사업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사우디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경기부양책으로 133억달러를 인프라에 투입하기로 했으며 천연가스 증산도 계획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입장에선 방대한 먹거리인 셈이다.

특히 대우건설의 경우 천연가스인 LNG 관련 기술력이 뛰어난 편이다. 작년에는 국내 최초로 LNG 액화 플랜트의 EPC 원청계약을 따냈다. 대우건설은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와의 인수합병 바람을 공공연히 밝혀오기도 했다.


대우건설로서는 반기지 않는 시나리오지만 국내 중견 건설사들도 잠재적 인수후보로 꼽힌다. 대형 건설사들이야 위험을 무릅쓰고 대우건설을 사들여 덩치를 키울 이유가 딱히 없지만 도약에 목마른 중견사들은 입장이 다르다. 지방건설사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대우건설의 규모와 이름값은 매력적이다.

실제로 정찬선 중흥그룹 회장은 작년 1월 기자간담회에서 “3년 내 대기업을 인수해 재계서열 20위 안에 진입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당시 시장에선 대우건설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파다했는데 그 기간 매물로 나올 만한 건설사 중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대기업은 대우건설 뿐이기 때문이다.

앞서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했던 호반과 중흥의 공통점은 사업다각화와 전국구 브랜드에 대한 갈증이다. 그간 공공택지를 사들여 주택사업을 하며 컸지만 이제는 땅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처지다. 재건축, 재개발에 뛰어들자니 대형사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독식 중인 데다 포트폴리오를 넓혀야 할 필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분할·분리 매각, 선택지에 있을까

산업은행의 매각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후 나타날 인수자 측은 가격 협상에서 꽤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들을 추려봐도 조단위 자금이 필요한 대우건설 인수를 소화할 곳은 쉽게 찾기 힘들다. 분할·분리 매각 가능성이 유력하게 나오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실제 산은은 호반건설과 대우건설 매각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로 했을 때 지분 분할 매각까지 받아들이며 한 수 접어주는 태도를 보였다.

당시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중 40%만 먼저 매입하고 나머지 지분 10.75%는 2년 뒤 인수할 수 있는 조건부 계약에 합의했다. 전체 지분으로 계산한 인수 가격은 1조6200억원가량이었지만 지분 40%만 따진 인수대금은 1조2800억원 수준이었다.

이밖에 대우건설의 주택사업부와 토목·건축 등 나머지 사업부를 분리해 별도로 매각하는 선택지도 오래 전부터 거론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쪼개서 팔면 그만큼 인수 후보자가 많아지고 성사 가능성도 올라간다"며 "다만 이 경우 산업은행이 팔기 어려운 사업부를 계속 떠안고 가야한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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