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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한솔제지, 이사 보수한도 '30억' 늘리는 까닭조동길 회장 사내이사 선임 추진, 지주사 전환 이후 '처음'…작년 연봉 31억

유수진 기자공개 2021-03-22 11:31:13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8일 14: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제지가 이사 보수한도를 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이사회가 기존 '7인 체제'에서 '8인 체제'로 확대 개편되는 데 따른 조치다. 이사를 1명 늘리면서 보수 상한을 30억원 증액하는 셈이다. 이사회에 합류하는 '새 얼굴'은 바로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다.

조 회장이 계열사 사내이사로 나서는 건 2015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솔제지 뿐 아니라 한솔테크닉스 이사회에도 합류한다. 주요 계열사에 적을 두고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연말 배당금과 연봉을 재원삼아 지배력 확대에도 나설지 주목된다.

한솔제지는 오는 24일 서울시 중구 서울로얄호텔에서 '제6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사내·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의 건 등을 표결에 부친다. 작년 말 개정된 상법에 따라 1명의 감사위원을 기존 이사들과 분리선출하는 의안도 상정했다.

눈에 띄는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이다. 작년 50억원에서 올해 80억원으로 지급가능 상한을 30억원 높이기로 했다. 이사회 구성원이 7명에서 8명으로 늘어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솔제지는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3인 등 '7인 이사회'에 사내이사 1명을 추가해 8인 체제로 개편한다.

그래도 여전히 의아함이 남는다. 지난해 실제 지급된 보수총액은 11억원으로 1명이 추가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기존 50억원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그런데도 추가적으로 한도를 늘리기로 한 것이다.


이는 이번에 사내이사 선임안에 이름을 올린 조동길 회장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조 회장 말고 신규 선임되는 인물이 한 명 더 있다. 고정희 사외이사가 물러나는 자리를 '새 얼굴' 조영제 사외이사가 채운다. 하지만 조 이사 역시 기존 이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의 보수가 책정될 거란 예상이 가능하다.

최근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한솔제지에서 급여 22억900만원과 상여 9억1500만원 등 모두 31억2400만원을 수령했다. 한솔제지는 이 같은 사실을 감안해 한도를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이사들이 지난해 수준의 보수를 받는다면 조 회장은 최대 69억원까지 수령 가능하다. 다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한도를 꽉 채우지 않는다.

조 회장이 계열사 이사회에 몸을 담는 건 2015년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전환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한솔그룹 회장으로서 미등기임원을 지내왔다. 이번에 한솔제지 외 한솔테크닉스 사내이사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솔테크닉스 역시 이사 보수한도를 작년 25억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15억원 높인다.

한솔제지는 최대주주인 한솔홀딩스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30.59%로 이사선임의 건과 보수한도 승인의 건 처리가 무리없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솔테크닉스는 한솔홀딩스 지분율이 20.26%로 통상 주총 출석률(70~80%)을 고려할 때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조 회장이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이사회에 합류하는 만큼 우리사주조합(3.74%)과 소액주주(73.19%) 등이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조 회장이 지분율 확대를 통한 지배력 강화에 나설지 여부도 관심사다. 조 회장은 지주사인 한솔홀딩스 최대주주로서 한솔제지와 한솔페이퍼텍, 한솔테크닉스 등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보유지분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 늘 부담을 느껴왔다. 가장 최근 공시인 작년 9월 말 기준 17.23%다. 한솔케미칼(4.31%)과 한솔문화재단(7.93%) 등 특수관계자 몫을 모두 합하면 30.28%다.


그나마 이는 취약한 지배구조에 문제의식을 느껴 최근 2년간 수차례 추가 매입에 나선 결과다. 2018년 말엔 8.93%(특수관계자 포함 20.40%), 2019년 말엔 10.28%로 특수관계자 주식을 모두 합쳐 21.82%였다. 특히 한솔홀딩스는 소액주주들이 단순한 의결권 행사를 넘어 주주제안 등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서 온 기업이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지분율을 좀 더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최소한 이사 해임이나 자본 감소, 정관 변경 등 적대적 주주제안을 막아낼 수 있는 33.34% 이상으로 만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최대주주로 있는 한솔홀딩스가 모처럼 배당을 결정하며 유리한 분위기도 조성됐다. 한솔홀딩스는 3년 만에 보통주 1주당 120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지난해 무상감자로 2000억원 가까이 되는 감자차익이 발생했고 배당 재원인 당기순이익(별도 기준)도 전년 72억에서 362억원으로 다섯배 이상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주식 723만6218주를 보유한 조 회장 몫의 배당금은 단순 계산으로 8억7000만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미등기임원이던 조 회장이 등기임원이 되면 정해진 한도 내에서 보수를 집행해야 해 증액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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