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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Q '유도 감독' 사외이사가 불러올 변화 thebell note

최필우 기자공개 2021-03-23 08:04:1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2일 07: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월 상장사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새로운 사외이사 면면을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곳은 얼마 전 삼본전자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iHQ다. iHQ는 지난달 정훈 용인대학교 유도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정 교수는 남자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정통 체육인이다.

정 교수의 약력을 처음 확인했을 땐 참신하다기보다 의아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사외이사 직군이 다양해지고는 있으나 체육인 기용 사례는 본 적이 없어서다. 사업적 연관성을 떠올리기도 어려웠다. iHQ는 연예인 매니지먼트와 방송 프로그램 제작 사업을 한다. 차라리 업계 경험이 풍부한 연예인이 사외이사로 힘을 보탤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삼본전자 컨소시엄에 취재한 정 교수 선임 경위는 이렇다. 컨소시엄이 속한 필룩스그룹은 필룩스유도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가 아닌 사기업 지원을 받는 유일한 유도 실업팀이다. 배상윤 필룩스그룹 회장은 소속 선수들의 경기를 모두 챙겨볼 정도로 유도 사랑이 남다르다. 정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선수 지원을 총괄하는 구심점으로 삼으려 했다.

정 교수는 미디어 산업의 특성까지 고려해 iHQ 이사회에 합류했다. iHQ는 프로그램 제작과 채널 운영을 통해 비주류 체육인들의 스토리를 조명할 수 있다. 추후 유도 뿐만 아니라 비인기종목 운동 선수로 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실업팀 운영으로 시작한 사회적 공헌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발전했다.

영업 적자를 면치 못하는 기업이 무슨 사회적 공헌이냐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딜라이브 자회사 시절부터 iHQ에 근무하고 있는 임원의 전언에 따르면 내부에서도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방송 제작업 특성상 실적 만큼이나 사내 문화가 중시되기 때문이다.

방송 10개를 제작하면 8~9개가 흥행에 실패하는 건 기정 사실이다. 이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은 프로그램도 '내 자식'으로 여기고 과감히 투자하는 문화가 필수다. 그래야 제작진 사기가 오르고 회사를 먹여 살리는 1~2개 프로그램 탄생이 가능하다. 비주류에 대한 지원을 마다하지 않는 통 큰 회장의 존재는 제작 환경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HQ는 god, 전지현 등 거물급 연예인을 거느렸던 싸이더스 시절을 뒤로하고 언더독이 됐다. 익히 알려진 스타들을 활용하는 정공법보단 강한 개성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 이사진 교체 만으로 판세를 뒤집을 순 없으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제시된 듯하다. iHQ의 체육인 사외이사 기용이 회사 안팎에 불러 일으킬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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