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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기대감 점증 한온시스템, 성사 예단 "쉽지않다" 마켓캡 10조 대어…진성 원매자 확보 관건 중론

박시은 기자공개 2021-03-23 08:11:3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2일 14: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포트폴리오기업 한온시스템 매각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인수 7년 차에 들어선 상황에서 이제는 엑시트 할 시기가 됐다는 분석이 PE업계를 중심으로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다만 거래가가 1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사이즈가 큰 반면 이를 감당할 만한 원매자 수는 제한적이어서 딜 성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IB업계에서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매각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는 배경에는 공동 인수자이자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한국타이어그룹의 의중 때문이다. 한앤컴퍼니는 2015년 6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손잡고 한온시스템(옛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9%를 약 3조940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공동 인수를 통해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지분 50.5%, 한국타이어는 19.49%를 각각 확보했다.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에 대한 우선매수권(Right of First Refusal)을 보장받았던 한국타이어그룹에 보유주식을 주당 1만7000원에 매입할지 의사를 물었고, 한국타이어가 재무 사정 등을 이유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제3자 매각에 대한 심증이 더욱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인수 당시 기업가치를 약 5조6300억원으로 평가했다.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가 매입한 주당 가격은 5만1030원(액면분할 전 기준)이었다. 인수 직후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주가를 5대1로 액면분할하고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을 인수한 지 올해로 7년차에 접어들면서 투자업계에선 올초부터 한앤컴퍼니의 지분매각을 점쳐왔었다. 아직 특정 자문사에 매각주관사 지위를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그간 수많은 자문사들이 잠재 원매자를 물색해왔다. 예상 거래가가 최대 10조원에 달하는 만큼 글로벌 펀드 및 해외 기업들을 초청하기에 용이한 대형 IB를 주관사로 낙점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1년간 한온시스템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

한온시스템 주가는 지난 1월 20200원까지 올랐다가 17000원대로 조정된 후 경영권 매각 기대감에 다시 19000원대까지 치솟고 있다. 한앤컴퍼니의 매입 당시 주당 가격이 1만200원(액면분할 이후 기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뛴 수치다. 매해 배당성향 50%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두 차례의 인수금융 자본재구조화(리캡)를 통해 투자금을 일부 회수하기도 했지만 투자한지 만 6년이 넘은 만큼 한앤컴퍼니로선 엑시트를 고려할 시점이 됐다.

시장에서는 한온시스템의 성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온시스템이 보유한 자동차 열 관리 기술은 전기차 등 미래자동차의 구동 방식에 필수요건으로 꼽힌다. 현대자동차의 E-GMP, 폭스바겐의 MEB 등 주요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수주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어 꾸준한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 회사는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제품라인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판로 확대 등을 통해 2025년까지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럼에도 이번 거래가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상장사인 한온시스템의 시가총액(3월22일 기준)은 10조원이 넘는다. 시장에서는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 지분 69.99%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매각가가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만한 물량을 감당할 만한 원매자는 현실적으로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나 해외 대기업 밖에 없다. 이들에게도 M&A 한 건에 10조원을 쏟아붓는다는 건 결코 쉽지않은 결정이다. 물론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가 일부 지분을 남겨놓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거래가는 다소 낮아질 여지도 있다.

투자업계에선 한온시스템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나 최근 모빌리티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국내 LG그룹과 SK그룹 등을 잠재투자자로 보고 있다. 한 펀드당 수십조원을 굴리는 대형 글로벌 펀드 역시 관심을 가질 만 하다. 다만 높은 예상거래가로 인해 원매자 군이 한정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공개매각 절차를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구체적으로 진성 원매자 확보에 성공한 IB에 자문사 지위를 부여한 후 배타적 협상에 돌입하는 수의계약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인수 후 꾸준한 R&D 투자와 볼트온(Bolt-on)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려왔다. 지난 2018년엔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유압제어 사업부문을 약 1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이수 후 6년간 R&D 비용으로 1조5000억원을 투입하며 친환경 분야 기술개발에도 주력했다.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연매출은 6조8000억원 수준으로 잠정 집계된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올해 매출은 7조4000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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