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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금지' 풀린 전 정부 금융관료 잇단 복귀 '서태종·임종룡·진웅섭' 금융권 취업, 사외이사 발판 '협회장' 등 정조준

김민영 기자공개 2021-04-09 08:09:29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8일 16: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최고위직을 지낸 금융관료들이 잇따라 금융회사 사외이사직을 맡으며 금융권에 복귀했다. 금융당국 수장을 지낸 이들이 금융권 재취업에 나선 건 더 큰 일을 도모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행정고시 29회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서태종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최근 KB국민은행 사외이사를 맡으며 금융권에 복귀했다.

그는 11일 은행연합회 산하 기관인 금융연수원장에 취임한다. 2017년 10월 금감원 퇴직 이후 3년 5개월가량 두문불출하다가 금융권에 화려하게 컴백했다.

비슷한 시기 금융당국에서 요직을 지낸 임종룡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장관급)과 진웅섭 전 금감원장(차관급)도 각각 삼성증권과 카카오뱅크 사외이사로 금융권에 돌아왔다.

임 전 위원장은 행시 24회로 전 정부인 박근혜정부에서 2년 넘게 금융위원장으로 일한 뒤 퇴직했다. 행시 28회인 진 전 금감원장도 2014년 11월 취임해 3년 임기 중 2년 10개월을 채운 뒤 퇴직했다.

이들 3명의 공통점은 모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직에서 물러났다는 점이다. 2017년 3월 갑작스러운 탄핵 사태와 정권 교체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몇 개월가량 임기를 이어갔지만 이내 물러났다. 임 전 위원장은 2017년 7월, 서 전 수석부원장과 진 전 금감원장은 각각 같은 해 9월과 10월 퇴직했다.

이들이 올해 들어 금융권에 돌아올 수 있었던 건 3년 간의 금융권 취업 제한 규정이 풀렸기 때문이다. 재취업이 가능해지면서 곧바로 주요 금융사 사외이사로 복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 전 수석부원장은 퇴직 이후 이렇다 할 직책을 맡은 적이 없다. 작년 1월부터 비영리단체인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위원장 정도를 맡고 있는 정도다. 회의가 있을 때만 나가는 비상근직이다.

임 전 위원장도 위원장에서 물러난 뒤 3년 간 재야에 있다가 취업 제한이 끝난 작년 7월 법무법인 율촌 고문과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를 맡으며 복귀 움직임을 보였다.

진 전 금감원장도 임 전 위원장과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퇴직 후 3년 간 숨죽여 지내다 작년 9월 취업 제한이 풀리자마자 법무법인 광장 고문을 맡았다.

이들이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아직 젊다는 점도 금융권에 돌아올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아직 현역으로 활동하기에 무리가 없고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요직을 거치며 금융권 전반에 폭넓은 인맥을 쌓았다는 점도 이들의 강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위직을 지내고 퇴직했지만 한창 일할 나이고, 돈을 벌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금융권에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외이사직은 일은 적지만 고액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금융사 사외이사는 1년에 20~30회 회의를 하고 8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가까운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도 이들의 금융권 복귀를 가능하게 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임 전 위원장과 서 전 수석부원장은 호남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오히려 복귀가 늦었다는 평가도 있다. 서 전 수석부원장은 전남 무안 출신으로 광주 대동고와 전남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차기 금감원장 또는 금융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동향이자 고등학교 동문이다. 임 전 위원장도 전남 보성 출신이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호남 출신으로 문재인정부에서 중용이 예상됐지만 전 정부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해 그동안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고위 관료 출신들이 주요 금융협회 회장에 포진해 있다는 점도 복귀 배경으로 설명된다. 사외이사직을 발판 삼아 금융협회 회장 등으로 나아가려 한다는 해석이다.

앞선 관계자는 “고위 관료들은 현직에 있을 때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사외이사만 하기 아까운 인물들로 향후 금융협회장 등 다른 일을 도모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주요 금융협회 4곳의 회장이 모두 관료 출신이다. 대표적으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행시 27회로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지낸 뒤 민간에서 NH농협금융지주 회장까지 맡은 경력이 있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행시 27회),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행시 25회),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장(행시 26회) 역시 행시 출신이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정치인 출신인데 전임 회장인 김용덕 전 회장(행시 15회)도 관 출신이다. 당장 내년 1월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여신금융협회장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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