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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 설익은 미국 IPO 발언…현지 투자자 간보기? 주관사·로펌 등 파트너와 조율 없어…'현실성 없다' 중론

이경주 기자공개 2021-04-15 13:25:21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4일 07: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 대표가 미국 IPO(기업공개) 가능성을 내비치자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주관사와 로펌(법무법인) 등은 깜짝 놀랐다. 준비하고 있는 바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사전에 협의하던 내용이 아니다.

업계에선 이 대표가 현지(미국) 투자자들 반응을 떠보기 위해 미끼를 던진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 IPO는 쿠팡 정도의 기업규모나 투자자 관심이 없으면 실익이 적을 수 있다. 투자은행(IB) 업계도 현 시점에선 국내 상장이 낫다고 본다. 미국 상장은 법적 리스크와 유지비용이 너무 크다.

◇실무 파트너들 뉴스로 소식 접해…극초기 아니면 개인구상

13일 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 국내외 주관사단과 담당로펌 등 IPO 실무 파트너들은 발행사로부터 미국 증시 상장에 대한 계획을 공유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를 통해 미국행 검토여부를 알게 됐다.

이 대표는 전일(12일) 미국 언론사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카카오엔터의 한국과 미국 상장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며 “쿠팡의 상장은 글로벌 잠재력을 가진 한국 기업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고 밝혔다.

중장기 비전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엔터의 목표는 모든 언어로 모든 나라에 웹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올해에만 1조 원을 들여 국내외 자산을 사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황으로보면 미국 IPO 검토는 극초기 단계이거나 이 대표의 개인적 구상이라고 볼 수 있다.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카카오그룹이 검토 했다면 실무 파트너들이 이미 관련 작업을 시작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미국행을 검토했다면 최소 해외주관사나 로펌에게는 시장 조사를 시키거나 의견을 물었을 텐데 이들도 뉴스로 검토소식을 접했다”며 “진위 여부에 대해 그룹이나 발행사에게 뒤늦게 묻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행, 쿠팡이니까 가능…규모 안되면 손해

사실 카카오엔터는 2019년 4월 IPO 주관사를 선정(KB·NH증권)한 이후 국내 상장과 국내와 미국 동시상장에 대한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실익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국내 상장으로 노선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하자 발행사측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올 3월 11일 쿠팡은 공모가기준 580억달러(약 66조원)에 상장하고 한 달여가 지난 현재는 몸값이 87조원대로 치솟아 있다.

다만 업계는 미국 투자자 관심을 끌만한 공모규모나 실적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미국상장이 되레 손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쿠팡'이니까 가능했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쿠팡은 애초 미국 상장을 목표로 오랜 기간 준비 했다. 사업은 한국에서 하고 있지만 미국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이다. 더불어 한국판 아마존으로 평가받으면서 투자자 관심도 충분히 끌 수 있었다. 글로벌 투자업계 큰손인 소프트뱅크그룹이 최대주주로 있는 것도 딜 인지도와 기업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카카오엔터는 유망한 콘텐츠 사업을 하고 있고 성장성도 뛰어나다. 하지만 쿠팡 수준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카카오엔터는 웹툰·웹소설 콘텐츠기업 카카오페이지가 올 3월 영상·음악콘텐츠 기업 카카오엠(카카오M)을 흡수합병하면서 출범했다. 카카오그룹을 대표하는 콘텐츠 계열사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8237억원으로 전년(6100억원)에 비해 35%, 영업이익은 567억원으로 전년(517억원) 대비 9.7%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50억원에서 165억원으로 10% 증가했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 연간실적을 합한 수치다.


현재 실적만보면 미국 증시에서 통할만한 체급으로 보기 어렵다. 수익성도 아직은 크지 않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6.9%, 순이익률은 2%에 그친다. 다만 카카오엔터는 공격적 M&A로 몸집불리기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4000억원에 인수하는 딜을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이 대표 인터뷰는 미국 투자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실제 미국행을 택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장은 결국 국내 증시보다 더 높은 몸값(밸류)을 바라고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관심이 저조해 밸류가 기대 이하로 나올 경우 국내 상장을 택했을 때 보다 손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계와 법무관련 비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고, 공시 위반을 했을 경우 경영진이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로 규제가 강하기 때문”이라며 "카카오엔터가 국내에선 국민 플랫폼인 카카오와 연계된 덕에 관심이 크지만 미국 투자자들도 똑같이 바라볼지 불확실하다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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