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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KB국민은행 리브엠 연장해준 까닭 부수업무 인정 시 다른 시중은행도 알뜰폰 사업 가능

김민영 기자공개 2021-04-15 08:14:5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4일 16: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알뜰폰(MVNO) 사업인 리브엠(Liiv M)을 2년 더 할 수 있게 됐다. 노사 갈등으로까지 치달았던 이 사업을 금융위원회가 연장 승인하면서다. 앞으로 법령 개정을 통해 은행업의 정식 부수업무로 인정되면 국민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들도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날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심의와 정례회의를 잇달아 열어 국민은행의 리브엠 사업 특례 기간을 2년 연장해주기로 의결했다. 국민은행의 리브엠 지정 기간은 오는 16일까지였다. 이번 연장으로 2023년 4월 16일까지 리브엠 사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구체적인 부가조건을 달아 연장을 승인해줬다. 금융위는 지역그룹 대표 역량평가 반영 금지, 음성적인 실적표(순위) 게시 행위 금지, 직원별 가입 여부 공개 행위 금지, 지점장의 구두 압박에 따른 강매 행위 금지 등의 부가조건을 언급했다.

또 알뜰폰을 온라인, 콜센터 등 비대면 채널에서 판매하는 걸 기본으로 하고 노인 등 디지털 취약 계층에 한해서만 대면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라고 권고했다.

리브엠은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따라 2019년 10월 ‘국내 1호’ 혁신금융서비스로 출시됐다. 은행이 알뜰폰 사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금융과 통신의 만남으로 이목을 끌었다.

현재 가입자는 약 10만명으로 출시 당시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저렴한 요금제, 각종 포인트 혜택, 국민은행 적금 연계 상품 등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리브엠은 노사 갈등의 씨앗이 됐다. 국민은행 노조는 리브엠이 “은행 고유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압박이 심했다”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취지에 어긋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 측은 직원 성과평가(KPI)에 리브엠 실적을 반영하지 않았고, 오프라인 영업점에선 리브엠 가입이 현저히 저조했다며 실적 압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결과적으로 금융위가 연장 결정을 하면서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금융위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금융권 1호 혁신금융서비스라는 상징성이 한 몫 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위는 리브엠 등을 혁신금융의 우수 사례로 꾸준히 소개해 왔다.

다른 정부 부처에서도 리브엠을 칭찬했다. 지난 1일 김남철 과학기술정통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알뜰폰 사업자의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 확대를 설명하는 정책 브리핑에서 리브엠을 모범사례로 언급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총 139건의 혁신금융서비스가 지정돼 이중 78건이 시장에 출시돼 테스트 중이다. 139건 중 리브엠이 1호 사업인데 이를 노사 갈등 때문에 혁신금융서비스에서 취소한다면 다른 사업들도 노사 갈등, 개인정보 침해 등 갖가지 사유로 언제든 취소될 수 있어 사업의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 금융위가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정보기술(IT) 기업이 대주주인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권에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대출을 내주고, 예금만 받아서는 생존하기 어려운 은행들의 호소를 외면할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은행업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으로 ‘라이선스’를 주는 대신 각종 규제로 은행의 손발을 묶어 여러 신사업에 뛰어들지 못하게 하는 형국이다.

대신 은행법에 부수업무를 인정하는 조항을 둬 경영안정성이나 소비자 보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여·수신 외 다른 사업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은행법 제27조2에는 은행이 할 수 있는 부수업무가 명시돼 있다. 채무의 보증 또는 어음의 인수, 상호부금, 팩토링(기업의 판매대금 채권의 매수·회수 및 이와 관련된 업무), 보호예수, 수납 및 지급대행, 지방자치단체의 금고대행, 전자상거래와 관련한 지급대행, 은행업과 관련된 전산시스템 및 소프트웨어의 판매 및 대여, 금융 관련 연수, 도서 및 간행물 출판업무, 금융 관련 조사 및 연구업무 등이다.

금융위의 이번 연장으로 알뜰폰이 은행업의 부수업무로 인정되는 것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기 위해 금융 관련 법령을 정비하기로 결정할 경우 서비스 특례기간을 최대 1년 6개월 연장해주고 법령 정비가 완료, 시행될 때까지 서비스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 주기로 최근 의결했다.

국민은행이 리브엠을 앞으로 최대 3년 6개월 간 더 할 수 있게 되고, 법령 정비 시 다른 시중은행들도 알뜰폰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노조의 우려가 이해되는 측면도 있지만 은행업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은행들이 혁신금융서비스를 계속해서 선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이라며 “서비스에 대한 평가는 소비자들에게 맞겨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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