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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 엿보기]코로나19 '어닝쇼크' 유영산업의 악재 극복기VIG, 베트남 투자·재무 전략 변화로 턴어라운드 모색

한희연 기자공개 2021-04-16 10:39:09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5일 12: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VIG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 중 유영산업은 지난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운동화 갑피(겉가죽)와 내피 소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의 납품처였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이들 브랜드의 판매량이 줄면서 주요 벤더인 유영산업의 사정도 덩달아 어려워졌다.

외부 충격에 의한 원인이 컸기 때문에 VIG파트너스는 악재 속에서도 회사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주력했다. 경쟁력 있는 벤더로 거듭나기 위해 단행했던 베트남 투자건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기업구조혁신펀드를 활용해 차입금 구조 재조정을 시도하며 성장에만 주력할 수 있는 재무적 여건을 마련했다. 그 결과 유영산업은 지난해부터 반등을 시작, 올해 1분기에는 2018년 수준의 실적을 되찾았다.

1991년 문을 연 유영산업은 일체형 갑피(Upper)용 섬유소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1월 지분 100%를 2200억원에 인수했다. 창업자인 정호태 대표가 재투자, 유영산업을 인수하는 특수목적회사(SPC)의 지분을 일부 가져가는 구조로 진행됐다. VIG파트너스는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3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투자했고 1000억원 가량은 인수금융으로, 나머지는 정 회장이 후순위 출자 형태로 딜이 이뤄졌다.

유영산업은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 뉴발란스, 퓨마 등 글로벌 스포츠 용품 업체를 주 고객으로 하는 강소기업이었다. 본사는 부산에, 베트남 등에는 공장을 두고 있다. 운동화 외피용 소재와 내피용 소재 등을 생산해 글로벌 브랜드에 납품하는 식이다.

특히 나이키는 유영산업의 중요한 고객사였다. 유영산업이 나이키의 밴더에 등록된 것은 1993년이다. 2000년대 들어 경쟁이 심화되고 나이키의 납품업체 선정방식 또한 깐깐해지면서 유영산업은 2015년 유영IST(옛 기영가공)를 인수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유영IST가 보유한 CKJ(Circular Knit Jacquard) 특수기계를 활용해 신발섬유 제작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기술력에 힘입어 유영산업의 매출액은 연결기준으로 2015년 584억원에서 2017년 802억원으로 성장했다.

유영산업은 매출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VIG파트너스는 파트너로 결정하고 투자를 받았다. VIG파트너스 인수후 유영산업은 베트남 공장 확대 등 신규 투자작업을 다수 진행했다.

나이키의 경우 현재 납품업체들을 통합, 정리하는 과정을 진행중이다. 납품업체의 옥석 가리기를 통해 생산공장을 일원화하고 벤더수를 줄이는 과정에서 베트남 지역으로 납품업체를 집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유영산업도 고객사의 정책 변화에 맞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의 공장 비중을 늘리며 대비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몰아닥친 코로아19의 영향으로 나이키 등의 매출이 30~40% 정도 떨어지면서 유영산업 또한 영향을 받게 됐다. 고객사의 매출 감소에 비례해 유영산업의 실적도 감소한 센이다. 지난해 개별기준 유영산업의 매출액은 358억원을 기록했으며 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실적이 갑작스레 악화될 경우 기업 내 차입금 커버넌트 조항은 이슈가 되기도 한다. 통상 매출액이나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달성 하한선을 정해두는데 마지노선에 임박하게 되면 회사로서는 심리적 부담이 큰 상황이 도래한다.

이에 VIG파트너스는 차입금 구조에 변화를 줘 경영진들이 위기 타개를 위한 전략 마련에 집중하도록 유도했다. 차입금을 모두 에쿼티로 전환하는 작업을 통해서다. 기존에 활용했던 인수금융은 약 500억원 정도 잔액이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VIG파트너스는 비슷한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이를 대체해 이자비용 등 재무적 부담을 덜기로 했다.

한국성장금융이 지원하는 구조혁신펀드는 때마침 든든한 파트너가 됐다. 구조혁신펀드는 지난해부터 지원대상에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기업을 포함시키고 출자건을 검토해 왔는데 유영산업이 대표적 사례로 낙점됐다. 회사의 펀더멘털은 견고하지만 코로나19발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기술력 등이 뒷받침 돼 턴어라운드 여지가 충분한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성장금융을 앵커LP로 확보한 VIG파트너스는 현재 프로젝트펀드 조성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펀드 결성이 마무리되는 즉시 차입금을 대체,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유영산업은 최근 몇년간 진행한 기술력 확보와 베트남 공장 증설 등의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나이키의 PP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나이키는 최근 베트남에 메인 공장이 있는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원재료를 공급하는 업체를 정리하는 작업인 PP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일종의 납품업체 옥석가리기 작업이다. 유영산업의 경우 이를 대비한 그간의 투자에 힘입어 반사효과를 거둔 셈이다.

나이키는 코로나19의 타격에 온라인 매출 증대전략으로 발 빠르게 전환, 지난해 하반기 놀라운 턴어라운드를 보여주는 브랜드 중 하나다. 나이키의 PP프로그램 선정으로 유영산업에도 지난해 말부터 주문이 다수 들어오면서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실적은 2018년 수준을 되찾으며 턴어라운드가 예고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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