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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시대' 막을 수 없다 [thebell note]

양정우 기자공개 2021-04-20 13:12:31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6일 07:3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할퀴고 간 자리에 상흔이 여전하다. 전문 사모펀드(헤지펀드) 판매사(증권사)와 수탁사(은행)는 징계 후 손해배상을 둘러싼 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환매 중단 사태 '쇼크'가 치유되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애꿎게 피해를 입은 건 헤지펀드업계도 마찬가지다. 판매사와 수탁사가 손사래를 치니 신규 펀드를 만들 수 없다. 정도를 걸어온 운용사도 야심차게 새 펀드를 설계하고 기대감에 부풀어 출자자와 만난 지 오래다. 불황의 시기를 버틸 여력이 없는 하우스는 생사의 기로에 다가서고 있다.

그럼에도 토종 헤지펀드 시장의 종언을 섣불리 예단해서는 안 된다. 2015년 규제 완화로 400조원 대 시장으로 팽창했으나 아직 전성기는 다가오지 않았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헤지펀드의 막강한 존재감을 고려할 때 성장 잠재력은 막대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키워드는 의외로 '기관'과 '리스크 분산'이다. 액티브(시장 초과 수익) 전략으로 리스크에 베팅하는 헤지펀드가 고액 자산가에게 맞춤형 상품인 건 분명하다. 리테일 고객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하우스가 적지 않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헤지펀드 시대를 뒷받침하는 건 단연 기관 투자자다.

투자 기관이 헤지펀드를 찾는 건 무엇보다 분산 효과 때문이다. 미국 금융권에서는 전통 자산만 담은 펀드(주식 60%, 채권 40%)에 헤지펀드를 20% 추가(주식 48%, 채권 32%)할 때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실증 데이터가 풍부하다. 결국 포트폴리오의 평가 잣대인 위험조정수익률(sharp ratio)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런 결과는 헤지펀드 특유의 다양성에 비롯된다. 기본 에쿼티 전략(Long/Short)뿐 아니라 관계(Fixed Income Arbitrage), 기회(Global Macro Strategy), 이벤트(Event Driven)에 맞춘 각양각색 전략이 즐비하다. 물론 이들 전략을 모두 구사(Multi Strategy)할 수도 있다. 이 광범위한 다양성이 전통 자산에 더해질 때 분산 효과 극대화라는 결실을 맺는다.

국제컨설팅기관(CEM Benchmarking)이 미국(CapPERs, CalSTARs), 중국(CIC), 캐나다(CDPQ) 등 글로벌 대표 연기금(28개)을 조사한 결과 전체 자산에서 헤지펀드, 사모투자펀드 등 대체 투자가 차지 비중이 17%까지 상승했다. 헤지펀드는 글로벌 자산배분의 트렌드로 입지를 굳혔다. 국민연금(자산 855조원)의 경우 지난 1월 말 대체 투자 비중이 아직 10% 수준이다.

환매 중단 사태로 헤지펀드업계는 힘이 빠져 있다. 하지만 헤지펀드 시대라는 거대한 흐름마저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범법자의 일탈에 따른 상흔도 어느새 옛 기억으로 흘러갈 것이다. 침체의 시기를 우울한 공백으로 메우기보다 훗날 수익률로 답할 채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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