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파이낸스

[한국씨티은행 철수]직원 생산성 최하, 인수 매력도 '글쎄'1인당 충전이익·CIR 하락세, 강성 노조도 부담

손현지 기자공개 2021-04-20 07:41:4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9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의 직원 생산성이 국내 은행권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 감축 등 경영효율성에 방점을 둔 경영전략을 펼쳐왔으나 사실상 인력구조 개편 등의 작업을 단행하지 못한 영향으로 보인다.

씨티그룹이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발표한 가운데 향후 매물로서 가치를 평가받게 된다면 부담을 줄만한 요인이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2020년 결산일 기준 국내 주요 은행들의 생산성 지표인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충전이익) 규모를 비교해보면 한국씨티은행은 하위권에 랭크돼 있다. 이 기간 씨티은행의 1인당 충전이익은 1억4600만원으로 SC제일은행(1억1500만원) 다음으로 가장 적었다.

1인당 충전이익은 은행이 거둔 총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뺀 수치를 국내 직원 평균 규모로 나눈 값이다. 충당금이나 자산규모 변동 등이 반영되는 당기순이익에 비해 개별 은행의 영업 경쟁력을 더 잘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진다.

국내 은행 중 작년 말 기준 1인당 충전이익이 가장 많았던 곳은 하나은행(2억5000만원)이다. 그 뒤를 카카오뱅크(2억3400만원), 신한은행(2억1000만원), 국민은행(2억800만원)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작년 한해 동안 직원수를 136명이나 늘렸는데도 직원 1인당 충전이익(2억3400만원원)은 2019년(137억원)에 비해 8배에 달하는 1136억원을 기록했다. 그만큼 생산성이 좋아졌다는 뜻이다.

반면 씨티은행의 2020년 1인당 충전이익은 2019년(1억7800만원)에 비해 3200억원이나 줄어든 1억4600만원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국내 직원수를 3520명에서 3488명으로 대폭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바람에 1인당 충전이익이 감소했다.

씨티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1878억원으로 2018년말(3074억원) 대비 38.9% 줄었다. 해당 기간 개인·소비자금융 부문은 720억원에서 148억원으로 2년만에 5분의 1가량 위축됐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2019년 2.35%에서 지난해 2.05%로 0.3%포인트 하락했다.

영업이익이 줄다보니 경영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도 악화된 추세다. CIR은 충당금적립전이익과 판매관리비를 합한 금액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경영효율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씨티은행의 CIR은 2018년 50%대에서 작년 60%대로 올랐다. 주요 시중은행이 40~50% 수준인 것과 비교된다.


이러한 비생산적인 구조는 '인력 재배치' 전략에서 비롯된 문제라는 분석이다. 씨티은행은 점포수를 2014년 129개에서 작년 38개 수준으로 70% 가량 감축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직원수는 줄이지 않고 2014년 이후 줄곧 3500명 내외를 유지해왔다.

결국 근본적인 비용 구조를 개선하진 못했다는 평가다. 오히려 정규직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꾸준히 높아졌다. 임금피크제 실시에도 불구하고 총 종업원급여는 오히려 매년 증가했다. 매각을 하게 되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평이다.

'강성 노조'의 여파로 아직까지 효율경영을 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퇴직금 누진제다. 희망퇴직 때도 시중은행에 비해 2배 가깝게 높은 금액을 받은 직원들이 속출했던 이유다. 사실상 대부분의 은행들은 폐지한 제도다. 과거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의 결합 과정에서의 갈등과 경직된 고용 문화의 산실이란 평가도 나온다.

씨티은행 한 관계자는 "고연차 팀원 중 임금피크제로 연봉이 줄어든 경우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로인해 부서장이 곤혹을 치르는 경우가 많아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씨티은행이 지닌 매물로서의 장점도 있다. 바로 WM부문의 높은 경쟁력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수년간 비이자부문 확대에 집중해왔다. 지난해 한국씨티은행의 수수료수익은 2086억원으로 전년(1797억원) 16.08% 증가했다. 다만 대출 시장점유율(M/S)은 국내 14개 시중은행 가운데 1.61%에 불과하며 경직된 인사 문화 등이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질 전망이다.

현재 씨티그룹의 한국 철수 방법으론 크게 세가지 방법이 거론된다. 통매각, 분리매각, 단계적 업무 폐지 등이다.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 예금, 신용카드 등 소매금융 부문을 분리매각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