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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ESG 대세된다, 비재무지표에 주목해야"김정남 삼정KPMG 상무 "자문도 전문성 필수, 차별화 자신"

김병윤 기자공개 2021-05-10 08:28:38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7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숫자로 기업을 평가하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반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포함한 비재무적지표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KPI(Key Performance Indicator·핵심성과지표)에서도 점차 이러한 비재무적 영역의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정남 삼정KPMG 상무(사진)는 7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자본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ESG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ESG가 한때 반짝하고 사그러지는 유행에 그치지 않고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상무는 정부와 기업에 지속경영과 ESG를 20년 넘게 자문한 전문가다. 일반 대기업부터 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기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ESG 컨설팅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

김 상무는 "ESG 개념은 '지속가능경영' 등 표현만 달랐을 뿐 오랜 시간동안 자본시장에 존재해왔다"며 "과거에는 여러 주체들이 이를 외면하고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하루라도 빨리 도입하려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굴뚝 산업이 주를 이루던 시기에는 환경·사회적 부분이 강조됐지만 점차 지배구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며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에서는 오너가 경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의지만 있다면 비교적 쉽게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삼정KPMG)

◇ESG 향한 달라진 인식 실감 "고민의 깊이, 달라졌다"

김 상무는 그가 속한 팀의 최근 자문 사례를 통해 ESG를 향한 시장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을 몸소 체감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삼정KPMG는 ESG 전담팀을 꾸려 전문적으로 관련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보여주기 식의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ESG를 어떻게 활용하고 접목할 지 고민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게 김 상무의 얘기다.

삼정KPMG의 전담팀은 국내 기업 가운데 ESG 경영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SK그룹과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의 업그레이드를 꾀하고 있는 네이버, 국내 유통 대기업 롯데그룹 등 여러 기업들을 돕고 있다. 모두 ESG에 적잖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성과도 여럿 도출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 상무는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부터 ESG를 강조하고 있고, 선제적으로 ESG에 대한 화두를 여럿 던진다"며 "이를 두고 임원급 회의에서 활발한 토의가 이뤄지고 그 결과물을 기업 활동에 적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실제 SK그룹은 ESG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의 제안으로 2019년 5월 출범한 국내 민간 사회적가치 플랫폼인 '소박(SOVAC·Social Value Connect)'은 이번달부터 사회적기업·소셜벤처를 투자자와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 정부와 함께 사회적가치 연구소인 'SV Lab'을 설립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경우 단기간 내 ESG 활동을 실무에 옮긴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김 상무는 "지난해 외국계 기관투자자가 ESG 개선을 요구하면서 네이버의 ESG 컨설팅이 본격화 됐다"며 "논의 끝에 나온 ESG 개선안을 빠른 의사 결정으로 경영에 접목시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네이버가 약 6개월 만에 도출한 ESG 개선안을 공개하자 외국계 기관투자자도 놀란 분위기였다"며 "투자자의 기대에 발빠르게 대응한 점을 높이 산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가 올초 선언한 '탄소 네거티브' 또한 삼정KPMG의 작품이다. 탄소 네거티브는 2040년까지 배출되는 탄소량보다 감축을 더 크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보다 더 진화된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처음 탄소 네거티브를 선언했다.

국내 1위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는 탄소 배출과는 무관한 듯 보이지만 데이터센터 가동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때 필요한 전력을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하는 게 네이버 탄소 네거티브의 핵심이다.

ESG에 대한 관심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그 중요성이 잘 드러난다. 우리나라가 2013년 인천 송도에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GCF) 본부를 유치한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GCF는 UN 산하의 국제기구로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당시 정부는 GCF 본부 유치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GCF 본부를 국내에 들일 경우 한국이 ESG에 적극적 스탠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걸 전세계에 알릴 수 있어서다. 무게감 있는 글로벌 본사를 유치한 적 없던 한국이 성공한다면 국가의 위상을 한층 드높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등 여러 파급효과도 고려됐다. 정부는 인천 송도를 유치 지역으로 낙점하고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 삼정KPMG 전담팀 또한 프로젝트에 참여, 조력자로 힘을 실었다.

삼정KPMG 전담팀은 한국 정부가 청정에너지 정책을 강조하고 있음을 부각하는 전략을 세웠다. 당시 정부는 청정에너지를 기반으로 에너지 자립과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성장 카드로 꺼내들었다. 이는 글로벌 기조에 부합하는 정책이 국내에서는 이미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조명하기 위해서였다. 정책에 ESG를 접목한 국가가 많지 않았기에 차별화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는 포인트에 집중했다.

최종 유치국은 이사회의 투표로 결정됐으며 저조한 득표율을 기록한 국가가 차례로 배제되는 식이었다. 그 결과 인천 송도는 △스위스 제네바 △독일 본 등을 제치고 GCF 본사 유치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자문사도 ESG 대비해야…차별화된 컨설팅 능력 필수"

김 상무는 ESG 확산세와 맞물려 고객사의 눈높이가 높아지는 만큼 자문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 또한 꾸준히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ESG가 정부·기업 활동의 한 축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자문 역시 ESG를 포함한 원스톱(one-stop) 형태로 발전할 수 밖에 없다"며 "컨설팅의 깊이는 물론 자문사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삼정KPMG 전담팀은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와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우수한 서비스를 만들어낼 걸로 자신한다"며 "국내 최고의 ESG 밸류 프로바이더(value provider) 자리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상무가 속한 전담팀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평가하는 9000여개의 ESG 관련 항목을 분석하고 KPMG 글로벌 전문가와 협력, 고객사에게 맞춤형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트랙레코드 또한 적잖이 보유하고 있다. 2008년 '기후변화·지속가능경영본부'로 출발한 전담팀은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기업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에도 여럿 참여했다. △배출권거래제(오염물질 배출 권한을 사고 파는 제도) △한국형 RE100(Renewable Energy 100%) △한국-개도국 탄소감축메커니즘(파리기후변화협약 제6조 2항 근거) 등 제도 설계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캠페인이다.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정책이다. 이에 전담팀은 올 초 탄소·회계·재무 전문가를 중심으로 'RE100 이행에 따른 기업의 재무영향 분석 모델'을 개발했다. 기업들의 탄소중립 전략 수립을 지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 발행시장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전담팀은 KDB산업은행의 첫 녹색채권 발행을 자문했으며, 환경부·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의 자문위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설립 14년차를 맞은 전담팀은 김정남 상무 포함 5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ESG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트랙레코드를 쌓은 인재들이 포진해 있다. 전담팀을 이끄는 이동석 전무는 현재 KPMG IMPACT(KPMG Global ESG Practice)의 핵심 멤버다. 그는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ESG 자문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가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자문한 건만 200회가 넘는다. 글로벌 포럼·세미나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또 다른 키맨으로는 문상원 이사가 꼽힌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ADL(Arthur D. Little, Inc.) 출신인 문 이사는 기업의 경영 계획부터 해외 진출·투자 전략까지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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