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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앤장' 카드 꺼낸 이재용, 적격성 사수 올인 자본·외감법 실형시 오너십 차질…태평양·화우·세종 등 대형로펌 총출동

원충희 기자공개 2021-04-23 08:19:5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22일 16: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고인(이재용) 측 변호인 안정호·김유진·김현보 출석했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에서 22일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관련 첫 정식공판에서 변호인들의 이름이 차례로 불렸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이전 국정농단 재판에선 2위권 법무법인 태평양을 선임했지만 이번에는 로펌 1위 김·장 법률사무소(김앤장)를 방패로 내세웠다.

이번 재판에도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형기가 더해지는 것은 물론 자본시장법, 외부감사법 위반으로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자칫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그룹 소유구조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검찰 측은 이날 삼성그룹 총수인 이 부회장을 필두로 옛 미래전략실 관련자들이 오너의 지배력 강화 및 승계를 계획하고 합병을 실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총수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고평가하기 위해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분식회계를 단행, 기업가치를 조작했다는 게 공소의 요지다. 이를 2시간에 걸쳐 프레젠테이션으로 설명했다.

이번 재판이 국정농단 재판과 다른 점은 분식회계 및 공시위반 등 자본시장법, 외감법 등의 이슈가 걸려있다는 것이다. 국정농단 재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가법)상 뇌물·횡령 등. 특경가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으면 취업제한이 걸릴 수 있을지언정 오너십과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그러나 자본시장법과 외감법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금융관련법령'으로 금융사 대주주 적격심사에 적용되는 3개의 법령(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중 하나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서 대주주 적격심사 대상은 최대주주 가운데 최다출자자 1인이다. 그룹 금융계열사의 정점에 있는 삼성생명의 경우 이 부회장이 대상이다.

금고 1년 이상의 실형을 받는다면 금융당국은 최대 5년간 그가 보유한 의결권의 10% 이상을 행사할 수 없도록 명령할 수 있다. 최다출자자 1인이 법인일 경우 그 법인의 의결권이 제한된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 의결권에 제약이 생기면 삼성전자를 통솔하기가 어려워진다.

물론 금융당국이 소급입법금지 원칙에 따라 법 시행 전에 발생한 혐의에 대해선 책임을 묻지 않으면 넘어갈 수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2015년 9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2016년 8월에 시행됐다. 다만 이럴 경우 정치권, 시민단체 등 여론의 후폭풍을 감내해야 한다.

결국 최선의 방안은 금고 1년 이상의 실형을 받지 않는 것이다. 이번 재판에서 고전하면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은 형량추가와 총수부재 장기화, 금융사 적격성 문제 등이 겹칠 수 있다. 이번 재판에서 검찰은 특별팀 소속 11명의 검사들을 총동원했으며 피고인석에는 김앤장, 태평양, 화우, 세종 등 대형로펌 변호사들이 대거 출석해 만석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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