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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모니터]우리은행, 리스크·여신심사 관리 체계 새롭게 꾸린다사후관리 등에도 ESG 요소 평가, 녹색금융 감독체계 대비

김현정 기자공개 2021-05-07 07:21:21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6일 08: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ESG 리스크관리 및 여신심사 체계 구축에 돌입했다. 현재 여신심사 시 영업이익·현금흐름 등 재무적 리스크만 고려하는데 앞으로는 ESG 관련 비재무적 리스크까지 모두 평가해 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ESG 활동을 글로벌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한편 금융당국의 녹색금융 감독체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ESG 리스크관리 및 심사 체계 구축을 위한 컨설팅 업체를 선정하고 은행 내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릴 예정이다. TFT 인력은 리스크관리부, 여신심사부, ESG기획부 등에서 차출하기로 했다.

ESG 리스크관리 및 심사 체계 구축은 3월 말 지주 ESG경영위원회가 세운 'ESG금융 원칙'의 세부 목표 중 하나다. ESG 리스크관리 및 심사 체계란 여신심사를 하거나 사후관리를 할 때 재무적 요소 뿐 아니라 대상 회사에 내재된 환경・사회 리스크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그룹 여신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이 해당 체계 구축을 주도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여신을 심사하고, 사후관리할 때 기준은 재무적 요인이었다. 매출이 잘 일어나고 영업이익이 많이 발생하며 현금흐름이 좋은 회사들에는 대출을 해주고 금리를 낮게 책정했다.

여신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으로 나눠 관리하는 기준도 재무리스크에 맞춰져 있었다. 신용리스크·시장리스크·금리리스크·유동성리스크 등 재무적 이슈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측정해 여신들을 관리해왔다.

하지만 현재 트렌드에 입각해 봤을 때는 재무적 요인만을 갖고 여신을 심사·관리해서는 안 된다는 게 우리은행 측 생각이다. 기후변화, 환경영향, 사회 이슈 등 ESG 요소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까지 고려해야 해당 여신 리스크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ESG 리스크를 식별해 투자・대출 활동을 제한하기로 했다. 여신이 나간 다음이라도 ESG 리스크가 높은 경우 해당 거래를 중단하는 방향성을 세웠다.

일례로 환경오염 유발 기업이나 석탄 발전 기업 등이 지금까지는 잘 운영돼 왔다 해도 머지않은 미래에 부실화될 위험이 크다는 점을 고려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이나 사행성 업체 등이 혹여 매출이 좋다 하더라도 사회적 요소(Social Responsibility)를 반영해 여신 심사에서 탈락시키는 게 은행 건전성을 위한 일이라고 봤다.

반대로 ESG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기업에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키로 했다. 환경 우수 인증을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는 금리 할인을 제공하는 등 방식이다. 당장은 매출이 크지 않더라도 추후 지속가능성장성이 높은 곳은 여신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와닿진 않지만 영국 해수면 상승으로 미래에 일부 해안가 지역 침수 가능성 얘기가 나오는데, 기후변화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고 주택·빌딩 대출이 나가면 은행이 담보가치 하락을 떠안아야 한다”며 “ESG리스크는 사실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ESG 리스크관리 및 심사 체계를 서둘러 구축하려는 건 금융당국의 방침과도 맞닿아있다. 금융감독원은 녹색금융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의 기후리스크를 관리, 감독하는 ‘2021년 녹색금융 추진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연내 기후금융 등 환경·사회적 리스크를 고려한 관리 감독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 세계 중앙은행 및 감독당국 모임인 녹색금융협의체(NGFS)가 지난해 기후환경 리스크 관리 가이드를 발표했고 금감원도 이에 발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뒤에 그에 맞춰 준비하는 것은 때가 늦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유럽 사례 등을 검토해 선제적으로 체계를 만들고 이후 당국 가이드라인에 맞춰 조정하는 쪽으로 가기로 했다.

앞서 관계자는 “새로운 리스크 체계나 여신심사 체계는 갑자기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ESG 활동이 한 발 앞서 있는 EU는 이런 관리감독 체계가 이미 나와있는 만큼 컨설팅사와 함께 해외 사례를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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