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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동행리그' 더 나와야 [thebell note]

양용비 기자공개 2021-05-07 08:09:44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6일 07:0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중국 바이오 기업에 투자한 국내 벤처캐피탈의 심사역을 만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해외 투자 동향, 해외 바이오 기업 트렌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물론 최근 투자한 해외 기업에 대한 에피소드도 풀어놨다.

해당 심사역이 투자한 중국 바이오 기업은 수많은 글로벌 벤처캐피탈이 주목한 곳이었다. 그만큼 투자사는 쟁쟁했다. 한국 벤처캐피탈 1곳 빼곤 모두 타국의 글로벌 벤처캐피탈이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글로벌 벤처캐피탈의 펀드 만기에 관한 내용이었다. 글로벌 벤처캐피탈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 펀드는 모두 10년 만기였다. 만기 8년의 펀드를 재원으로 활용한 한국의 벤처캐피탈보다 2년이나 길다. 바이오 기업은 ‘기다림’이라는 공식에 맞게 해외에선 이미 10년 만기 펀드가 트렌드가 된 듯 했다.

10년 만기 펀드는 8년 만기 펀드에 비해 장점이 뚜렷하다. 투자사의 입장에선 피투자 기업 성장 주기에 맞는 장기 지원 전략을 짤 수 있다. 기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때까지 러닝메이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셈이다.

투자를 받은 기업의 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장기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펀드다. 장기 만기 펀드는 바이오 기업에게 특히 활용가치가 크다. 핵심 기술이 빛을 보기 위해선 여러 단계의 임상 과정을 거쳐 최소 10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간 “드디어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펀드 청산 시기가 가까워져 어쩔 수 없이 지분을 매도했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운용역들의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다. 짧은 펀드 만기와 기업의 성장 시기가 일치하지 않아 발생하는 사례들이다.

심사역이 들려준 해외 펀드 만기 이야기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이 기획한 모펀드 ‘은행권일자리펀드 동행리그’가 오버랩 됐다. 은행권일자리펀드 2차년도(2020년)부터 도입한 동행리그의 운용기간은 최대 13년이다. 통상 8년인 국내 벤처펀드의 운용 기간보다 약 5년이나 길다. 국내에서 유일하다.

성장금융이 동행리그를 구상한 이유는 간단하다. 벤처기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기반을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다. 만기가 최대 13년인 만큼 운용사가 벤처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회수를 급하게 진행하지 않아도 되기에 가능한 일이다. 투자 기간도 8년으로 기존 펀드보다 길어 성장의 확신이 큰 기업은 지속적으로 팔로우온(후속투자)할 수 있다.

‘눈 떠보니 스타가 됐다’는 기업, 8년 내 시장에 안착하는 기업은 드물다. 벤처기업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오랜 기간 동행할 벤처캐피탈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 측면에서 최대 13년 만기의 은행권일자리펀드 동행리그는 벤처펀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내 벤처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이끌 또 다른 동행리그가 출범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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